한국적 서정시를 태동시킨 김영랑의 시와 박용철의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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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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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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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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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90(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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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상당수의 한국시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시쓰기의 양태인 이른바 ‘한국적 서정시’는 1930년대 김영랑과 박용철에게서 발원하였다는 게 이 글의 전제이다. 필자는 김영랑의 시와 박용철의 시론을 통해서 그들에 의해서 ‘기다림’의 시학이 형성되었음을 밝히고, 이어서 그러한 태도의 역사적 맥락과 그 의미를 찾았다.
김영랑의 대표작인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모란’은 피었다 지는 걸 반복한다. 그리고 시의 화자는 모란이 피었을 때 이미 꽃이 질 걸 예상하고 “비로소 꽃을 여흰 설움”에 잠기겠다고 말한다. 이런 ‘꽃 지는 때’의 예상 때문에 그가 기다리는 모란이 꽃피는 때는 “찬란한 슬픔의 봄”이 된다. 그리고 시인이 기다리는 것은 바로 이 찬란한 슬픔의 봄이다.
이러한 시적 진술을 꼼꼼히 살피면 ‘모란’을 조국 광복으로 이해하는 종래의 해석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시에서 중요한 것은 ‘모란’의 정체가 아니라 ‘기다림’의 태도 자체를 삶의 원리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그 태도는 기다림의 자세를 가다듬으며 오실 이를 맞이할 자세를 닦는 데서 의의를 얻는다. 이와 비슷이 박용철은 그의 시론 「시적 변용을 위하여」에서 ‘절차탁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는 그것이 시적 성취를 얻으려면 시의 정령이 가브리엘이 ‘수태고지’를 하듯 시의 완성을 ‘염화시중의 미소’로 점지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시론 역시 김영랑의 시적 태도와 근본적으로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태도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무엇보다도 3.1운동의 좌절이 핵심적인 진원이다. 이로 인해 자주적 근대화의 불가능성에 직면한 조선 지식인들의 상당수는 근대에 대한 추구를 포기하고 ‘조선심’, ‘조선적인 것’ 등 상상의 모국으로 회귀하였다. 그러나 근대에 대한 추구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 추구의 방법은 폐색된 채로 있었다. 그렇다면 불가능성 앞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한국의 근대시는 바로 그 문제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대답을 하면서 형성되었다. 김소월과 한용운은 먼저 그러한 추구와 불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안고 어느 것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면서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형성하였다. 그들에게는 ‘시간의식’이 부재했기 때문에 그 긴장을 최고도로 유지하는 데서 시적 형상을 얻었다. 다음 세대인 김영랑과 박용철은 거기에 시간을 넣은 방법을 고안하였다. 즉 불가능성이 하염없이 지속되는 부동의 시간에 ‘기다림’의 자세를 집어 넣어 그들이 소망하는 이상이 ‘도래할 것’에 대한 믿음을 유지시킬 힘을 얻는 것이었다. 다만 그 이상이 도래할 때, 도래하실 ‘임’에 합당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다림의 자세를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일제에 굴하지도 않고 허망한 과거에 매달리지도 않으면서 현실을 의연히 견디어내면서 자신의 내실을 다지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공덕 쌓으며 기다리는 의연한 기다림’의 시학이 이때 만들어졌으며 그것은 훗날 한국시의 가장 중요한 흐름을 이루게 된다.
I suppose that the poems of KIM Yeongrang and the poetic theory of Park Yongcheol formed the beginning of the ‘Korean Lyric Poetry’ that have been produced by the large majority of the Korean Poets after them. I had clarified at first that two companions made a ‘poetry of waiting’ as a great foundation of Korean Poetry, and subsequently I traced the historical context of this poetic tendency and its meaning.
In “Till the peony comes into bloom”, a major work of Kim Yeongrang, the flower repeats the circle of the inflorescence and fall-off and the Poetic narrator, anticipating in advance its fall-off in the moment of the bloom of a peony, says that he will be in the sorrow due to the its loss. By these anticipations, the spring in the florescence of the peony becomes that of the “glittering mourning.” The narrator waits the spring of this nature, not the spring itself.
On these poetic dictions, we can judge that the conventional interpretation about this poem that the peony is the metaphor of the homeland, is irrelative. Because it is illogical that the poet would hope the circle of the loss - recovery of his country. The important thing in this poem is not the identity of the peony but the fact that the poet established the consistent attitude of full-hearted waiting in the cycle of the flower as the principle of the life. Similarly, his friend Park Yongcheol claims in his essay, “On the Poetic Transformation” that the poet should wait the instant of the poetic perfection in the endless refinement of the language and this moment arrives as the Annunciation. The poem of Kim and the theory of Park share the same literary perspective. From where this view has been originated?
Above all, the failure of march.1st 1919 movement for independency is the first seismic center. By it, most of Korean intellectuals (including the men of letters) under the colonial subordination were frustrated deeply. Many of them abandoned the pursuit of the modernity that had incited them to fight for the ‘independency of the state’ and the ‘autonomy of the Korean People’ and sank into the possessed indulgence in the Chosun’s proper qualities which were supposed imaginarily. While the Korean intellectuals who did not the pursuit of the modernity should have faced with the impossibility of the achievement of their hope. Kim Sowol and Han Yong-un, poets of the previous generation of Kim Young rang composed the tragic vision maintaining exhaustively the tension between hope and despair. In their poems, the Time was absent. Kim Yeongrang and Park Yongcheol have opened the time of endurance and have modified the feeling of despair into the willing for the hope by the patient and devoting waiting. This attitude formed a so influential poetics, which so many poets of their post-generation have follo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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