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 Ästhetik der kälte in Die Klavierspielerinvon Elfriede Jelin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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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07
작성언어
German
주제어
등재정보
구)KCI등재(통합)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285-31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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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업적인 봉건사회에서 결혼이 경제적, 신분적 가치에 의해 맺어졌다면, 시민사회에서는 사랑에 기초한 결혼을 시민적 이상으로 내세우게 된다. 이를 통해 가치 절상된 사랑개념은 오늘날까지도 중요한 시민적 가치로 간주된다. 그러나 옐리네크는 사랑을 단순히 열정적인 감정과 동일사하거나 진정한 김정으로 간주 하는 관점을 의문시한다. 그녀는 『피아니스트』에서 사랑이 전략적인 행동일 수 있고 섹스도 일종의 노동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경우 남자는 상대방을 대상화 하고 자신을 계산적인 사랑의 주체로 격상시킴으로써 사랑의 관계를 권력관계로 변화시킨다. 여성 역시 단순히 시랑의 감정에 몰입하지 않고 철저한 계산에 따라 사랑함으로써 자본주의사회의 사랑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냉혹함은 사냥꾼 모티브에 의해서도 잘 드러난다. 사냥꾼이 사냥할 때 보여주는 관찰하는 시선은 통시에 그 대상인 사냥감을 죽이는 시선이 기도 한데, 이러한 시선이 현대의 냉혹한 관찰하는 시선과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는 남자가 사냥꾼, 여자가 사냥감으로 간주되지만, 이 작품에서 주인공연 에리카는 포르노그래피를 보며 남성적 시선을 소유하려 하고 예술이라는 문화적 가치를 이용해 소시민들과 자신을 차별하며 그들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즉 그녀는 사냥감에서 사냥꾼의 주체적 위치로 올라서려는 것이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사회질서에서 그녀의 시도는 결국 실패하며 폭력과 강간을 당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한 페미니즘적 시각을 넘어서 자본주의 사회 일반의 비인간적 냉혹성을 고발한다. 클레머의 공학도 정신과 에리카의 예술가 정신은 모두 자연을 지매하려 하는 인간의 태도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시도는 결국은 역설적으로 다시 자연으로 환원된다. 그러나 이 경우 이러한 자연으로의 귀환은 루소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야수성과 비인간성의 의미에서 이루어진다.
흔히 이 작품은 주인공의 시각과 관련해 많이 분석되었지만, 작품제목에서 암시되듯이 청각의 문제 역시 중요하다. 이 작품은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고양시키고 순수한 천상의 세계로 이끈다는 시민적 이데올로기를 환상으로 폭로하며, 정작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이 얼마나 기계적으로 훈련되며 비인간적인 모습이 되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고전음악과 일상의 소음은 계급적 차이를 보여주는 표시이기도 하다. 에리카는 물질적인 차원에서는 빈곤층에 속하면서도 음악을 통해 상류층으로 상승하려는 가운데 현실과 아상 간의 괴리를 겪는다. 그녀가 일상의 소음을 무시하고 그러한 환경 속에 사는 사람과 연대감을 느끼지 않을 때, 그녀는 고립된 존재가 되며 더욱더 비인간적인 모습을 띠게 된다. 그녀에게 음악은 신분 상승과 생존을 위한 도구일 뿐이며 결코 정서 함양의 기능을 갖지 못한다.
이 작품에서는 또한 후각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시민사회에 들어와서 청결과 위생관념이 강조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띠기도 하였다. 이 작품에서 에리카와 클레머는 불결과 악취에 심한 불쾌감을 느끼는데, 이것은 신분하락에 대한 불안감이나 하층민이나 여성에 대한 멸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들이 성적관계를 맺는 곳이 화장실이나 청소도구보관실이라는 사실은 그들의 청결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작품 마지막에 클레머가 에리카를 폭행, 강간한 후 지저분한 쓰레기를 남기고 가는 모습에서 시민계급의 청결과 건강의 이데올로기가 지닌 냉혹성과 야만성이 폭로된다.
옐리네크는 이 작품에서 자본주의 경쟁사회가 인간을 얼마나 냉혹하고 차갑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그 때문에 주인공 에리카는 가정과 사랑을 통해 삶의 온기를 느끼고 보호를 받으려 하지만, 가정이나 애인 역사 그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따스한 온기를 갖고 있다고 추정되는 곳은 사실은 냉기를 품고 있는 곳으로 밝혀진다. 옐리네크는 개성을 지난 인물 대신 특정 계급이나 성을 대변하는 전형들을 만들어내면서, 독자가 이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대신 거리를 두고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러한 차가움의 미학은 냉기와 온기의 이분법을 시민사회가 만들어낸 허구적 구성물로 폭로하며 독자에게 현실에 대한 진정한 인식을 전달하려고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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