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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에 내재된 사랑의 윤리 = The Ethics of Love in <Decision to Le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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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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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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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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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387(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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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2022)에 내재된 사랑의 윤리를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헤어질 결심>은 예외상태에 놓인 ‘서래’를 통해 ‘예외적 사건’으로서의 사랑의 윤리를 구현하고 있다. 이 영화는 사랑의 윤리가 연인의 타자성을 수용하고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면서 언어에 대한 자의식을 통해 윤리적 폭력에 저항하는 말걸기를 지속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세계에 대한 위반과 전복, 상징계의 균열이 불가피함을 암시한다.
<헤어질 결심>에서는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과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설정됨으로써 사랑의 윤리가 ‘언어’와도 밀접히 관련된다는 점도 부각된다. 언어는 이데올로기에 종속되어 있고 따라서 언어를 사용하는 한 윤리적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윤리의 시작이다. 자신이 한국어에 취약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서래는 윤리적 주체가 된다. 그녀는 폭력에 저항하는데, 폭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재맥락화 시키고 그 바탕 위에서 지속적인 ‘말걸기’를 시도한다. 이 말걸기는 비록 실패할 수밖에 없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서래는 자신을 해준의 ‘미결사건’으로 남김으로써 해준에게 말걸기를 지속한다. 해준은 서래가 사라진 후 비로소 ‘붕괴’된다. 그리고 이 붕괴를 통해 상징계적 환상을 가로지르며 구원에 다다르게 된다. 구원은 상징계적 대타자가 아니라 취약한 또 하나의 주체,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에 의해 가능하다는 역설을 <헤어질 결심>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역설은 대사 차원에 머물지 않고 데칼코마니적 프레임 구성과 편집, 실재계를 암시하는 장면 등을 통해 연출되고 있다.
이 논문은 타자를 소비하는 연애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헤어질 결심>의 해석을 통해 사랑의 윤리, 언어에 대한 자의식, 구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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