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인의 산수화 연구 - 주문자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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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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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19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KDC
609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79-11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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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唐寅)(1470-1523)은 명대 중기 직업화가로 개성적이고 자유분방한 필법으로 산수(山水), 인물(人物), 화조(花鳥) 등 다양한 화목을 화폭에 담은 화가이다. 그는 천부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하여 저명한 화가로서 명성을 펼쳤으며, 문장을 통달하여 서예가이자 시인의 역할을 겸비하였다. 그는 명망이 높은 소주의 문인들과 교유하며 작품세계를 넓혀나갔으며, 특히 산수화에 있어 오파, 절파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었다. 이 논문은 당인의 생애에서 소주 문인들과의 교유관계를 분석하여 당인의 위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 기념화(記念畵) 및 축수도(祝壽圖), 별호도(別號圖)에서 보이는 주문자와 당인의 관계를 살펴보고 작품세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공공연하게 거론되었던 당인과 주신의 대필화 논쟁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당인의 생애와 소주 문인들과의 교유관계는 축윤명이 작성한 「당백호묘지명(唐伯虎墓誌銘)」과 당대 문사(文士)들의 문헌자료를 토대로 행적이 확인된다. 특히 당인과 각별하였던 문징명, 축윤명은 문집(文集)과 발문(跋文)에서 앞선 대가들의 회화에 대한 논의, 당인의 성품 등을 언급하였다. 이외에도 당대 문사들의 시문(詩文) 및 서신(書信)은 당인과 소주 문인과의 관련성을 추정할 수 있다.
당인의 산수화는 화가로서 명성을 알린 주요 화목이었다. 직업화가 신분으로서 그는 주문 제작된 산수화를 주로 그렸는데, 상업화 목적으로 그린 산수화 외에도 소주의 지식인들과 관련된 산수화를 그렸다. 이는 문인들과의 만남을 기념하는 기념화 및 축수도와 주문자의 아호(雅號)를 시각화한 별호도로 분류할 수 있다. 기념화와 축수도는 당인과 문인 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보여준다. 그는 문회가 잦았던 소주 문인사회의 모습을 화폭에 나타냈는데, 문인관료의 노모 생일을 기념하는 그림을 그리거나, 문인과 함께 유람을 떠났던 곳을 추억하며 화폭에 담아냈다.
원대부터 주문자의 아호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별호도는 당인만의 양식으로 그려진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500년 이후 당인은 직업화가로서 많은 별호도를 그렸는데,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교유하였던 문인 혹은 문인(士人)이 대상이었다. 이 시기 소주 화단에서의 별호도 장르는 주요 화목으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당인은 짙고 분방한 필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별호도 양식을 형성하였다. 그는 주요 경물들에 둘러싸인 가옥 안에 주문자를 배치하여 은자의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별호도와 함께 쓰인 제시 혹은 기문(記文)을 통해 당인은 주문자에 대한 존중의 뜻을 나타냈다.
당인의 회화는 많은 서화가와 연구자들에게 높은 평을 받아왔지만, 작품의 진위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제기되어왔다. 흥미로운 점은 당인의 스승으로 일컬어지는 주신이 그를 대신하여 대필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동시기 활동했던 문인과 후대의 수장가 혹은 서화가들의 문헌자료를 통해 오래 전부터 거론되어왔음을 보여준다. 당인과 동시기에 활동하였던 하량준(何良後)을 기점으로 강소서(姜紹書), 왕세정(王世貞) 등은 당인과 주신의 대필 및 연관성에 대해 언급하였고, 이후 많은 화론가 사이에서 연장선으로 대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특히 당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계산어은도(溪山漁隱圖)〉는 현재까지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작품이다. 전체적인 경물의 묘사는 당인과 주신 화풍의 유사성을 띠지만, 세부적인 표현법에서 차이가 있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 미술사학계에서 당인에 관한 연구는 오파 혹은 명대 중기 직업화가 그룹에 포함되어 단편적으로 연구되어왔다. 이는 당인의 사회적 지위를 문인화가 혹은 직업화가로,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논문에서는 당인의 사회적 지위와 교류관계를 작품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어떠한 과정을 통해 당인이 소주 사회에서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는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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