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계몽기『독립신문』의 <독자투고> 연구 : <서사적 논설>과의 관련 양상을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contributions of The Independent in enlightenment period : focused on the relationship with narrative editorial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연세대학교 대학원, 2004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 --- 연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04.8
발행연도
2004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서울
형태사항
v, 86장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김영민
소장기관
근대계몽기 신문에 실린 단형서사문학은 전통적인 서사 양식을 신문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담아낸 문학적 글쓰기이다. 이 시기 단형서사문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신문이라는 매체 안의 다양한 형식적 실험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근대계몽기 ꡔ독립신문ꡕ을 주 텍스트로 삼고, ꡔ독립신문ꡕ이 갖고 있던 매체적 특성이 이 시기 글쓰기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지 살피고자 했다. 특히 <독자투고>라는 글쓰기 방식을 통해, 신문이라는 매체가 ‘소문’을 ‘정보’로 유통시키는 과정을 좀더 세밀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독자투고>와 근대계몽기 단형서사문학의 한 양식인 <서사적 논설>과의 관련 양상을 서술 방식을 통해 다루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은 근대계몽기 <서사적 논설>을 이해하는데 또 하나의 시각을 제시할 수 있었다.ꡔ독립신문ꡕ은 한글전용을 실시하여 상하귀천이 없는 ‘조선 전국의 인민’을 독자로 삼고 있으며, 수평적 의사소통구조 사이에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ꡔ독립신문ꡕ은 사실을 전달한다는 매체적 신뢰를 확보하고 다양한 방식의 계몽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 때 ꡔ독립신문ꡕ의 계몽적 언표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단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주의에 기반 한다.ꡔ독립신문ꡕ은 당시 기사취재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독자투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자투고>는 사회 각 부문의 다양한 사건과 소식들을 다루는 데 크게 기여하였고, 여론을 수렴하는 공공영역의 기능을 강화시켰다. 또한 <독자투고>는 이 시기 독자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뿐 아니라, 독자에게 구체적인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계몽적 글쓰기였다.ꡔ독립신문ꡕ의 기사는 주로 ‘소문(所聞)’의 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었다. ꡔ독립신문ꡕ이 다루는 이야기가 단지 ‘소문’의 차원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바로 <독자투고>이다. 당시의 기사 취재 여건에서 <독자투고>는 진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단지 ‘들은 바’ 그대로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실만을 이야기 한다는 ꡔ독립신문ꡕ의 주의는 서술자의 태도를 통해 유지될 수 있었다. <독자투고>의 서술자는 ‘소문’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전언’의 사실성 부각시킴으로써 ‘소문’을 ‘칭찬’ 또는 ‘징계’가 되는 유용한 ‘정보’로 전달할 수 있었다. <독자투고>의 서술자는 ‘전언’의 사실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반적인 논설․잡보란의 기사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부각시키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해준다는 태도를 취한다.이러한 과정은 근대계몽기 단형서사문학의 한 양식인 <서사적 논설>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ꡔ독립신문ꡕ의 <독자투고>와 <서사적 논설>과의 관련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첫째, ꡔ독립신문ꡕ의 <서사적 논설>은 주로 외부의 서술자와 내부의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액자식 구성은 <독자투고>와 마찬가지로 ‘서술자의 발화-내부의 이야기’, ‘내부의 이야기-서술자의 발화’, ‘서술자의 발화-내부의 이야기-서술자의 발화’의 세 가지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 구조는 서술자가 내부의 이야기와 일정한 거리를 확보하고 자신의 의도를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 방식이다. 서술자는 이야기의 외부에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며, 내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전언(傳言)’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점은 매체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이야기의 허구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서사적 논설>의 중요한 특징이다.둘째, ꡔ독립신문ꡕ의 <서사적 논설>은 ‘전언’이라는 서술자의 태도를 통해 ‘소문’의 자질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독자투고>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칭찬’ 또는 ‘징계’가 되는 하나의 유용한 ‘정보’로서 유통시키고 있다. <서사적 논설> 역시 허구적인 이야기들을 유용한 ‘정보’로 재단하여 전달하고 있는데, 이것은 서술자의 태도와 서술 방식을 통해 가능할 수 있었다. 서술자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이야기를 서술하며, 다른 사람의 말 또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해 준다는 것을 부각시킴으로써 매체적 사실성을 유지하고 있었다.셋째, ꡔ독립신문ꡕ의 <서사적 논설>은 당면한 구체적인 현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문답․토론식 구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답․토론식 구성의 <서사적 논설>은 서술자가 의도하는 바를 등장인물들의 발화를 통해 대신 제시하는 서술 방식이다. 이러한 특성은 <독자투고>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독자투고> 역시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사건이나 발화를 통해 교육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를 통해 사건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식이었다는 점,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전달을 위해 ‘전언’의 방식은 물론 서술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등장인물의 발화를 그대로 인용하는 등의 효과적인 서술 방식을 고려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문답․토론식 구성의 <서사적 논설>과 유사한 측면이 있었다. ꡔ독립신문ꡕ의 <서사적 논설>은 편집자의 일방적인 발화로 이루어져 있는 대부분의 논설과는 달리 서사․문학적 특성을 가진 글이다. 또한 일반적인 논설과는 달리 하나의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고자 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신문 매체의 논설란에서 서사․문학적 글쓰기가 쓰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서술자의 역할이 컸다. <서사적 논설>의 서술자는 서사적 이야기의 작가이기 이전에 신문 매체의 특성을 갖는 편집자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서술자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사실만을 이야기하고자 했고, ‘전언’의 방식은 <서사적 논설>의 허구적인 요소까지도 논설란 안에 포섭하는 중요한 형식적 장치가 되었다. <독자투고>는 ‘전언’의 방식을 가장 잘 드러내는 글쓰기 방식이며, <서사적 논설>의 양식적 특성을 밝히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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