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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시의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성’과 초월적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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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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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시의 중요한 원천이 되는 종교성, 내지 종교에 대한 사유는 그리스도교에 입각한 정통적 해석만으로는 규명이 어려운 복합적이고 이질적인 성격으로 나타난다. 표면적으로는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김종삼 스스로도 자신을 무신론자라고 했으며 신을 말하는 시편들에서조차 반그리스도교적인 세계관이 빈번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에 김종삼 시의 종교성을 ‘무종교적 종교성’이라고 특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종삼 시에서 신의 자리는 ‘비어 있음’, 즉 공백의 형태로 존재한다. 공백은 공백 그 자체로서 존재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시에 드러난 ‘없음’의 연쇄는 김종삼 시의 주체성이 발현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 신의 공백은 주체의 극한 육체적 고통과 결부된 상황에서 더욱 강조된다. 주체가 신에게 바란 것은 지상에서 고통받는 인간과 함께 하는 신의 매우 소박한 공감과 위로였다. 인간의 고통은 인간 스스로가 해결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신의 공백은 단순한 비어 있음이 아니라 신의 방치 내지 외면과 같은 것이다.
신의 공백 앞에서 주체는 신이 해야 할 역할을 인간에게서 구하고자 한다. 즉 신이 죽은 자리에 신적인 권위를 가진 또 다른 인간 주체를 등장시킨 것이다. 이러한 인간 주체는 신의 힘이 아니라 인간 자신의 의지로 현실을 극복하고 초월하려는 위버멘시적 주체성의 발현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체는 실제로 신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종종 환상 체험의 형태로 대리 표출되는 양상을 보인다. 시 「외출」은 주체가 스스로를 ‘초능력의 괴물체’로 인식하며 죽은 신들의 권위에 대한 회의적 태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이다.
김종삼 시의 종교적 주체는 탈인간적, 혹은 초인적 주체를 지향하지만 지상과 천상, 인간과 신의 ‘사이’에 존재하는 자이다. 김종삼 시에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인간 예수에 대한 관심은 그리스도교의 교의과 관계없이 김종삼이 예수를 ‘사이’의 존재로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에서 신의 죽음이 인간과 신을 동시에 소외시키는 ‘이중적 케노시스’라고 할 때, 김종삼 시의 주체 역시 죽음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벗고 초월성을 획득하려는 욕망의 추동 속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신이 될 수 없는 인간 주체는 신과 인간의 ‘사이’에서 회의하는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김종삼은 이러한 회의에 대한 확신의 표징을 신에게서가 아니라 ‘죽은 인간들’에게서 찾고자 했다. 여기에 결부되는 것이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성’이다. 종교적인 메시아주의를 초월하는 곳에서 메시아성이 성립하며, 이는 곧 미래 혹은 정의의 도래와 같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종삼 시에 공백으로서 존재성을 드러내는 신, 내용 없는 아름다움으로 점철된 세계, 그리고 회의하는 주체의 구조는 결국 도래할 정의에 대한 명령으로 향한다. 시공을 초월해 죽은 자들과의 연대감을 드러내고, 신을 부르는 대신 죽은 인간들을 부르며 그들에게 구원을 청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의의 도래와 결부되어 있다. 결국 김종삼 시의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성이 향하는 궁극의 연대성은 죽음으로만 도달 가능한 인간 공동체에 있었으며, 종교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초월적 정의의 도래를 의미했던 것이다.
The thought of religion is an important source of Kim Jong-sam’s poetry. It has complex and heterogeneous characteristics that are difficult to identify from an orthodox Christian perspective. Therefore, Kim’s poetry can be defined as a poem of ‘religiousness without religion’. In Kim Jong-sam’s poem, the position of God exists in the form of ‘empty’, that is, void. The void reveals its existence as the void itself. The chain of ‘nothing’ revealed in his poetry is an important trigger for the expression of subjectivity.
The void of God is further emphasized in situations associated with the subject’s extreme physical pain. He hopes that God can empathize with and comfort the suffering of human beings while being with them. Because the sufferings cannot be solved by human beings themselves, God’s void is like God’s neglect of humans. He seeks to obtain from humans the role that God should play. In other words, in the place where God died, another human subject with divine authority appeared. Such a human subject is a ubermensch that seeks to overcome and transcend reality through the will of man, not the power of God.
However, since these subjects cannot actually act as God, they often express their desires in the form of fantasy experiences. The religious subject of Kim Jong-sam’s poems aims for a superhuman subject, but exists between humans and God. The interest in the human Jesus, which is often revealed in Kim Jong-sam’s poems, is because he identified Jesus as a being of ‘between’. In Christianity, the death of God is a ‘double kenosis’ that alienates humans and God at the same time. The subject of Kim Jong-sam’s poetry also lies in the desire to overcome human limitations and attain transcendence through death. However, he cannot be a god and he has no choice but to become a subject of doubt between God and humans.
Kim Jong-sam sought to find a sign of his confidence in this skepticism, not in God, but in ‘dead humans’. This is connected to ‘Messianicity without messianism’. Messianicity is established where it transcends religious messianism, which means the arrival of justice. In this context, in Kim Jong-sam’s poetry, the God who reveals his existence as a void, the world filled with beauty without content, and the structure of the skeptical subject are ultimately directed towards the command of justice to come. Exhibiting solidarity with the dead across time and space, and calling on the dead instead of calling on god to ask for their salvation is tied to the arrival of this justice.
In the end, the ultimate form of solidarity pursued by ‘Messianicity without messianism’ expressed in Kim Jong-sam’s poem is a human community that can only be reached through death, and it means the arrival of transcendent justice beyond reli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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