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征服者(정복자)와 守護者(수호자) -5-7세기 한국사의 왕립 금석문과 王權(왕권)의 修辭(수사)- = Conquerors and Protectors: The Rhetoric of Royal Power in Korean Inscriptions from the Fifth to Seventh Centu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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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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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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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388(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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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5세기에서 7세기까지의 한국사 공간에 세워진 세 종류의 왕립 금석문들을 수사학적으로 비교하여 논한다. 첫째 자료는 414년에 세워진 고구려 광개토왕릉 비문이며, 둘째 자료는 550년에서 568년 사이에 세워진 진흥왕 巡狩碑들, 셋째 자료는 682년에 건립된 문무왕릉 비문이다. 이 중에서 무엇보다 주목되는 사실은 세 왕들이 모두 대외적 전쟁과 영토확장에서 탁월한 공적을 성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광개토왕릉 비문만이 정복자의 장중한 어법과 수사를 구사했다는 점이다. 반면에 진흥왕 순수비는 王者가 갖추어야 할 도리 앞에 겸허하며 백성에게 자애로운 평화의 수사를 취했으며, 문무왕릉비 또한 이러한 수호자적 화법을 이어받았다. 본고는 이 비문들을 특정 상황 속에서의 담화 행동(situated speech act)들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아, 그것들의 성립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의 맥락 속에서 수사적 특징과 그 의미를 해명하고자 했다. 광개토왕릉 비문은 5세기 동북아시아의 양대 패권 세력 중 하나가 된 고구려의 위상을 정복자의 언어로 과시한다. 그 수사는 주변에 넓은 변방을 가졌거나 이웃의 타자들을 변방화시킬 만한 군사적 우월성의 중심에서 만들어지고, 그 중심의 권위를 정당화하고자 한 것이었다. 반면에 진흥왕 순수비는 삼국의 영역국가 체제 사이에 빈 자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영토와 인민들을 포용적 질서 안으로 흡수하기 위해 ‘至高한덕’ 앞에 겸손하며 백성들에게 자애로운 賢人 왕의 자세를 보여 준다. 이러한 수호자의 수사는 문무왕릉비에도 상속되었고, 그가 스스로 선택한 불교식 화장과 이에 관련된 민간전승을 통해서도 그에게 자기희생을 통한 왕국의 수호 자라는 숭고한 이미지를 부여했다.
더보기This article compares the rhetoric of three inscriptions from the Three Kingdoms period of Korea: the Gwanggaeto inscription, which was carved in 414 on the tomb stele of King Gwanggaeto of Goguryeo; the inscriptions on the monument stones raised between 550 and 568 to record the tours of King Jinheung of Silla; and the King Munmu inscription on the funerary stele of King Munmu of Silla, which was completed in 682. Notably, although all three monarchs were successful warriors, only the Gwanggaeto inscription is characterized by the martial rhetoric of conquest, while the two Silla examples employ the cautious rhetoric of peacemaking. The author analyzes this difference by understanding the inscriptions as situated speech acts, and he suggests that these inscriptions should be understood within the particular political circumstances in which they were situated. Whereas the Gwanggaeto inscription was produced by a powerful Goguryeo acting within a Northeast Asia in which no one state could claim dominance, the Silla inscriptions were produced by a Silla Kingdom that had to struggle first against established Korean rivals and then against an enormously powerful Tang emp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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