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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의 메타서사로서 김숨 소설 읽기 -『한 명』에서 『듣기 시간』까지- = Reading Kim Soom’s Novels as the Meta Narrative of Testimony - To 『<Listening Time>』 after 『<One P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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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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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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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85(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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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숨의 『한 명』 이후 『듣기 시간』까지 일본군‘위안부’를 다룬 일련의 소설들을 대상으로, 증언을 매개로 한 재현 양상과 방식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증언은 역사적 사실이나 정치적 발화의 성격을 지닌 한편, 증언자의 기억을 구술하고 기록하는 서사적 행위이다. 서사(narrative)로서의 증언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건·실체(전달내용)가 증언자(발신자)로부터 그것을 듣는 수신자에게 이전되는 서술행위에 의해 성립된다. 구술된 일본군‘위안부’ 증언은 ‘위안부’의 역사적 실체를 핵심으로 한 증언자의 경험과 기억을 발화한 것인데, 이러한 구술 증언은 그것을 정리 기록하는 서사화의 과정을 거쳐 녹취록, 증언집 혹은 인터뷰 기사 등의 증언자료, 말하자면 1차 증언 서사 텍스트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1차 텍스트를 질료로 삼아 소설이나 영화 등 서사 장르의 재현방식을 통해 서사화된 것은 2차 증언 서사 텍스트이다. 증언 서사 텍스트는 구술 증언을 포함한 다층적인 증언 텍스트들을 읽고 본 독자 등에 의해 또 다른 서사 텍스트로 생성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증언은 증언자의 직접적인 발화(구술 증언)뿐 아니라 그것을 내용과 표현의 측면에서 서사화한 다차원의 서사 텍스트로 확장되는데, 이때 증언 서사 텍스트는 각 층위 간에 구획된 것이 아니라 서로 겹쳐지거나 넘나들기도 한다.
이러한 증언 서사의 다층적 구조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2016년 이후 김숨이 발표한 일련의 소설들이다. 『한 명』(2016)에서 『듣기 시간』(2021)까지 이들 소설은 일본군 ‘위안부’ 증언 자료집의 독자, ‘위안부’ 서사를 다룬 소설의 작가, 증언의 청자로서 증언이 서사화되는 방식을 다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 명』은 정대협 증언 자료집 등을 읽는 과정에서 증언 내용을 소설의 내용으로 구성하는 한편 증언의 발화 자체를 소설 표면에 배치하는 등의 서사 방식으로 서사를 이끌며, 이후 『흐르는 편지』(2018)는 『한 명』에서 다룬 내용을 겹쳐 쓰는 방식으로 서사화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발표한 두 편의 증언소설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2018),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있는가』(2018)는 생존자의 증언을 직접 듣고 서사화한 것이며, 최근에 발표된 『듣기 시간』은 증언자와 면담자와의 인터뷰와 그것을 서술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다섯 편의 소설들은 각각 1차와 2차 증언 서사 텍스트에 위치하는 동시에, 그 경계를 넘어서는 다층적 서사 텍스트의 양상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김숨의 소설들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건과 함께 증언의 과정들을 재현함으로써 증언 자체에 대한 서사 텍스트, 즉 증언의 메타서사로서 기능한다.
이와 같은 김숨의 소설들은 증언이 지닌 공감의 효과를 다양한 서사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증언의 그것을 읽고 쓰는 서사 주체에게 역동적으로 작동하며, 그 결과 증언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 정대협의 증언집을 읽으며 수많은 증언의 발화 자체를 소설의 내용과 담론의 차원에 배치한 『한 명』의 발표 이후, 작가 김숨은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를 만나 그들의 증언을 직접 듣는 과정에서 ‘읽기를 통해 지각하고 있었던 증언’을 체화한다. 『흐르는 편지』 이후의 소설들은 그(증언의 체화) 산물이며, 특히 김복동과 길원옥의 증언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두 소설에서 증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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