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허브를 향하여, 한국인문학의 새로운 구상
본 연구는 문명의 다양성과 통합성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이해·전망하기 위하여 문명별 근간조직과 주제별 가변조직을 동시에 운영한다. 근간조직에서는 연구원별로 텍스트의 주해 작업이 이루어지며, 가변조직에서는 문명에 대한 담론 등 이론적 기초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거나, 문명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주제로 하는 공동연구가 수행된다.
(1) 동양고중세 분과, (2) 동양근현대 분과, (3) 한국문화 분과, (4) 서양고중세 분과, (5) 서양근현대 분과 등 다섯 개의 근간 조직에서는 연구의 초점이 서구 문명과 동아시아 문명, 그리고 한국에 맞춰지나,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향후 2-30년의 틀 속에서는 그 이외의 문명에 대해서도 연구범위를 확대해갈 것이다. 제1기 10년 동안 이루어질 근간조직의 세 단계의 중점 주제는 다음과 같다. 각 문명의 형성과 정체성 파악(1단계), 각 문명들 간의 관계 파악(2단계), 분과 내 문명들의 통합성과 다양성(3 단계.) 이는 각 단계마다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주제이며, 주제들이 서로 배타적인 것은 절대 아니며, 오히려 각 단계마다 세 가지 주제는 중점 주제를 중심으로 중층적으로 다루어질 것이다. 세부적으로 각 분과마다 제1단계에서 다루게 될 연구주제는 다음과 같다. (1) 동아시아 고·중세 문명의 형성과 사상적 교류, (2) 동아시아 전통의 자기 혁신과 근대화, (3) 교계지로서의 한국문화의 정체성, (4) 서구문명의 원형 인자 :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5) 서양근대문명의 기원과 정체성. 이와 같은 주제로 진행될 근간조직의 연구 성과는 고전·텍스트의 번역, 주해, 해설서가 된다. 이 작업에서는 각 문명의 형성과 정체성, 교류와 갈등, 충돌과 융합, 통합의 양상을 잘 반영하는 공인된 텍스트를 선정하거나, 아직은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요한 텍스트를 발굴하여 소개할 것이다. 선정된 고전·텍스트는 텍스트 자체에 대한 내재적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문명사라는 콘텍스트의 지평 안에서 검토될 것이며, 텍스트의 해석틀로 적용되는 컨텍스트 자체에 대한 메타적 반성이 중층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메타 컨텍스트적 반성은 문명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이해의 틀을 창출할 수 있는 기본이 될 것이며, 이는 근간조직 내에서도 이루어지겠지만, 보다 포괄적인 검토가 필요할 경우 주제별 가변조직의 연구 주제로 상정될 것이다.
근간조직의 지역별 및 시대별 구분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의 관점에서 문명을 바라보는 우리의 문제의식들을 주제화하고 이를 연구하는 가변조직을 운영한다. 근간조직이 각 문명의 정체성을 설명해줄 수 있는 주요 텍스트에 대한 이해에 중점을 둔다면, 주제별 가변조직은 텍스트 연구에 기초해 현대 문명의 콘텍스트를 구성하는데 중점을 둔다. 가변조직의 연구팀은 문명별 근간조직 분과들에서 이루어지는 시대별·지역별 연구로부터 확장된 다양한 주제를 다룰 것이며, 나아가 문명사 전체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데 유용한 주제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가변조직에서는 더욱 활발한 학제·지역·시대 간 융합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다. 예를 들면, (1단계) 문명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물질문명과 일상생활, 번역과 근대한국의 탄생, 지도로 본 문명사, 동서양 아카데미의 변천: 문명 재생산의 역사(제도 시리즈 1), (2단계) 문명의 외연으로서 사멸한 문명과 거대문명 사이의 상호관계, 전쟁을 통한 문명의 확산과 정체성의 변형, 현대 문명과 종교 : 새로운 형태의 충돌, 사전으로 보는 문명의 역사, 경제제도와 문화의 교류(제도 시리즈 2), (3단계) 과학기술과 인문학적 반성, 기술과 미래의 인간형에 대한 전망, 생태와 인문학의 역할, 자본주의와 양극화의 문제, 정치제도와 문명의 통합(제도 시리즈 3) 등이 주제가 될 수 있다. 이는 현재 계획 단계에서 설정된 주제일 뿐이며,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주제가 채택될 수 있다. 가변조직의 연구 성과물은 논문을 비롯해, 모노그라프나 공동연구논문집, 기타 다양한 형태(필름, 전시, 강연 등)로 수렴될 것이다. 가변조직의 운영기간 또한 연구의 완결여부에 따라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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