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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기이(企齋記異)』 환상계 진입(進入) 과정 묘사와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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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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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268(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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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기재기이』의 환상계 진입 과정에 대한 묘사가 치밀하다는 점에 주목해 그 특징과 기법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그것이 담지하는 소설사적 의미를 규명하고자 했다. 분석결과, 묘사기법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빛의 활용이다. <서재야회록>에서는 달빛을 적절하게 활용해 서재를 환상계가 들어설 만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선비로 하여금 환상계를 자연스럽게 목도하게 했다. <하생기우전>에서는 어둠과 빛을 교차시키는 전략이 활용되어 하생을 낮 시간대의 현실에서 밤의 환상계로 자연스럽게 이행케했다. 두 번째는 이동 과정의 세분화다. <안빙몽유록>에서는 인도자를, <최생우진기>에서는 매개적 공간을 단계별로 설정했다. 그리하여 이들 인도자와 매개적 공간을 통해 주인공으로 하여금 점진적으로 환상계에 진입하게 했다.
이렇듯 『기재기이』에서는 묘사 기법을 다채롭게 활용함으로써 환상계로의 진입 과정을 개연성 있게 풀어내는바, 이는 『기재기이』가 일궈낸 분명한 소설적 성취라 평할 수있다. 이러한 성취를 가능케 했던 요인으로는 작자의 문예적 능력도 꼽을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환상계와 작중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환상계를 포함한 작중 세계가 실체감과 물리적 지형을 지닌 독자적인 세계로 구축되면서, 환상계로의 진입 과정 또한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즉 『기재기이』와 이를 산출한 16세기는 표현과 작중 세계의 구축에 있어 유의미한 발전을 거둔 중요한 시기로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Noting that the description of the process of entering the fantasy world in Kijaekiyi was meticulous, this thesis tried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and techniques in detail and identify the historical meaning of the novel it contains. As a result of the analysis, the description technique was largely divided into two. The first is the way of using light. In Seojaeyahoerok the moonlight served as a spotlight, reborn the library as a space for the fantasy world, and let the main character naturally witness it. In Hasaengkiwoojeon, a strategy to cross darkness and light was used to naturally transition the main character from the day-time reality to the moon-night illusion. The second is the segmentation of the entering process. In Anbingmongyurok guides were introduced step by step and in Choisaengwoojinki scaffoldings were established. Thus, these guides and scaffolding gradually led the main character to enter the fantasy world.
As such, it can be said that it is a clear novel achievement achieved by Kijaekiyi by probability of entering the fantasy world by using various descriptive techniques. One of the factors that made this achievement possible was the author"s literary ability, but above all, the shift in views of the fantasy world and the entire story world was supporting this. The story world, including the fantasy world, was built into an independent world with a sense of substance and physical terrain, the process of entering the fantasy world could also be established. Therefore Kijaekiyi and the 16th century needs to be re-evaluated as a significant period of development in representation and the construction of the stor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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