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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와 수직: 현대 프랑스 시에 나타나는 산의 모티프 = Sublime et verticalite: Le motif de La montagne dans La poesie francaise contempora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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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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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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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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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수록면
7-5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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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의 위(僞)-롱기누스pseudo-Longin가 그의 저서에서 숭고 sublime를 다룬 이후 서양의 사상적 전통에서 숭고sublime의 문제는 다양한 표현으로 거듭 제기되어 왔다. 위-롱기누스의 책『숭고에 대하여Peri hypsous』는 17세기에 부알로BoiLeau에 의해 번역되었으며, `숭고`는 18세기에는 막 태동하고 있던 미학의 주요 문제 중 하나로 부상하였다. 이후로는 낭만주의 예술과 문학이 숭고에 대한 문제의식을 상속 받는다. 숭고의 문제는 오랜 기간 잊혀져 오다가, 당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들이었던 들뢰즈, 데리다, 리오타르 등의 숭고 개념 재검토 작업을 통해, 1960년 이후로는 프랑스 철학의 전면에 부상하게 된다. 그들은 특히 칸트의 숭고 개념 분석을 다시 읽는 것으로써 낡은 미학적 범주였던 `숭고`를 현대의 사상적 쟁점, 그리고 현대의 문학적-예술적 쟁점을 염두에 두면서 재평가 하고자 하였다. 그들의 비판자들은, 이 철학자들이 현대적 문제의식 아래 숭고에 대한 (특히 칸트의) 고전적 명제들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숭고를 염두에 두지 않은 여러 예술적˙문학적 실천들에 억지로 숭고 개념을 덧씌운다고 비판하였다. 숭고의 문제가 현대에 부활하는데 가장 돋보이는 기여를 한 곳은 그 자신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미셸 드기Michel Deguy 가 주관하는 잡지 「포에지Po&sie」였다. 이 잡지에서는 1984년에서 1986년까지 `숭고 분석Analytique du sublime`을 연재하는데, 이 글들은 1988년에 한 데 묶여『숭고에 대하여Du sublime』라는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미셸 드기를 제외하면 이 책의 공동 저자들은 모두 철학자들이며, 그들은 현대시에서 단 한줄의 예도 빌려오지 않았다. 이런 동향을 철학에 대한 프랑스시의 종속으로 간주하며 `시철학poesophie`이란 이름으로 규탄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반면에 알랭 바디우ALain Badiou같은 경우는 같은 현상으로부터 거꾸로 시에 대한 프랑스 철학의 종속을 보았다. 숭고에 관계되어 과연 시와 철학 중 어느 쪽이 다른 어느쪽에 종속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현대 철학이 재정의한 숭고 개념과 20세기 후반기의 프랑스 시의 한 경향이 수렴되는 어떤 지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먼저 숭고개념의 재정의가 제기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숭고와 언어의 관계. 위-롱기누스부터 유래하는 전통적 숭고개념은 수사학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서, 훌륭하고 고상한 언어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칸트의 분석을 거쳐 숭고 개념이 미학적 범주로 넘어감에 따라, 숭고는 언어와 더욱 문제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숭고는 이미지의, 언어의 그리고 오성entendement의 힘을 넘어가는, 재현할 수도, 언급할수도, 나아가 형언할 수도 없는 경험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부정적으로만 정의될 수 있는 숭고는 이미 낭만주의 문학에 나타나고 있으며, 시를 언어의 한계 탐구로 삼는 프랑스 현대시의 몇몇 경향 역시 숭고 개념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시는 기존의 언어 규약을 위협하면서 언외언 言外言의 영역을 향해 나아간다. 이로부터 특히 1970년대의 에페메르Ephemere지와 텔켈Tel Quel지의 대립이 유명하게 만든두 상반된 경향인 현대 프랑스시의 해석학적hermeneutique경향과 신비주의적hermetique경향이 갈리게 된다. 2) 숭고로 인해 위협받는 예술 규칙. 특히 오랫동안 예술적?문학적 창조를 지배해온 `아름다움Le Beau`의 이상이 위협받는다. 칸트에 따르면 아름다움은 형상forme과 한계limite로부터 유래하며 숭고는 무형상informe과 한계 없음illimite으로부터 유래한다. 그에게 숭고의 전범은 인간의 손을 타지 않아 원상태로 그대로 남아있는 거친 자연이며, 위-롱기누스 역시 이미 숭고한 광경의 예로서 포효하는 바다나 분출되는 화산을 꼽은 바 있다. 버크 Burke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자신의 전능성을 자랑하며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연의 모습을, 공포가 뒤섞인 즐거움을 초래하는 숭고의 예로 들었다. 숭고에 대한 현대적 다시 읽기는, 이러한 전통으로부터 무엇보다도 어떤 이미지나 언어도 초과하는 숭고의 과도함exces에 대한 생각을 취했다. 이렇게 언어의 힘을 뛰어넘는 숭고는, 말할 수 없는 것, 형언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숭고의 부정적negatif 성격. 그러므로 칸트에 따르면 오성?상상력?언어의 실패를 초래하는 숭고는 부정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모든 가능한 재현을 벗어난다. 현대의 사상가들은 칸트의 사유에서는 결국 이성의 승리로 이어지는 부정적인 한 계기에 불과한 숭고를 따로 떼어내어 특수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4) 숭고로 인해 불안정하게 되는 주체. 현대 사상가들은 특히 칸트가 숭고의 경험을 이성의 고양으로 이어지기 위한 계기로 파악하여 안정적인 주체의 관념을 유지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들에 따르면 숭고의 경험은 주체의 자기 통제를 잃게 만들며, 그를 문자 그대로 그 자신의 바깥에 놓아 그의 힘을 초과하는 세상과 조우하게 한다. 재고된 숭고 개념과 부합하는 현대 프랑스시의 모티프의 예로 수평선/지평선horizon을 들 수 있다. 수평선/지평선 모티프의 반복은 낭만주의 시대 이래로 몇몇 대시인들의 주제일뿐만 아니라, 그들의 글쓰기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지평선은 작가적 욕망과 탐구의 포착할 수 없는 대상으로서 나타나는데, 그것은 땅과 하늘의 경계선에 위치하며, 이승과 저승,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끝과 무한,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다. 그 모티프를 풍부하게 해주는 것은 그것의 양가성인데, 수평선/지평선을 뜻하는 `horizon`자체가 어원적으로는 한계를 의미하다가, 18세기 이래로는 동시에 무한한 열림을 함축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장-뤽 낭시Jean-Luc Nancy에 의하면 `무한으로의 접근을 허락하는 한계와의 조우`를 뜻하는 것으로 재정의된 숭고 개념과의 친연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견 수평선/지평선의 모티프와 상반된 것으로 보이는 수직verticalite의 모티프 역시 숭고와 관련되어 있다. 숭고를 뜻하는 라틴어 Sublimis는 그리스어 Hupsos의 번역어이자, 도덕적인 고결함, 문체의 고상함 외에도 물리적인 `높음`을 포괄하고 있으며, 독일어의 숭고Erhaben는 데리다의 지적처럼`단지 높은 것, 아주 높은 것만이 아니라, 매우 높은, 절대적 으로 높은, 다른 높음과 비교되지 않게 더 높은 것을 가리킨다(...), 숭고란 높아지는 것 스스로를 넘는 더욱-높아지기`이다. 수직의 모티프의 예로 `산montagne`을 들 수 있으며, 올해로 사망 10주기를 맞는 시인 앙드레 뒤 부셰Andre du Bouchet 는 특히 산의 모티프를 애용한 작가이다. 앙드레 뒤 부셰의 시에 나타나는 산은 깎아지른듯한 경사면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봉우리에는 만년설이 얼어있다. 산을 오르는 것은 물리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며, 점점 희박해지는 산소 탓에 느려지는 걸음과 차오르는 숨은 접근을 거부하는 숭고, 말로 포착되지 않는 숭고의 증표이다. 마치 헐떡대는 숨 때문에 그런 것인 양 대부분의 구문은 명사구의 나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언어 규약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정확한 의미를 확정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지시하지 않는 지시사의 사용은 언어로 전달되지 않는 무엇의 존재를 상정한다. 봉우리에 얼어있는 만년설은, 채워지지 않는 백지처럼 새하얗고, 화자는 이내 `하얀 말더듬기`balbutiement bLanc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의 부재는 거꾸로 열린 의미를 보장하며, 깎아지른 듯한 `산` 이라는 자연 경관의 재현 불가능성은 칸트가 언급한대로 도덕적 숭고로의 개화를 향하는 정신 운동을 촉진한다. 그렇게 앙드레 뒤 부셰의 시에 나타나는 부정적 숭고는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나며, 언어의 실패를 상징하는 `흰 것들 Les bLancs`은 의미 없는 공백 지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드러나는 장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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