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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희의 정치관과 문예 운동론 연구 = Hong, Myoung-Hee's View-point of Politics and Literary Art Movement
저자
채진홍 (고려대학교 강사)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00
작성언어
Korean
KDC
340.000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01-122(22쪽)
제공처
일제 강점기에서 광복기에 이르기까지, 당대 많은 지식인들이 우리 민족의 독립과 통합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그 문제에 대처한 홍명희의 관점은 특수했다. 그는 필요한 것보다는 저해되는 일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지적한 사람이었다. 그 결과가 그의 신간회 운동과 통일정부수립운동으로 드러났다. 일제와 미ㆍ소를 다 같은 점령국의 맥락으로 파악한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은 당대 제국주의 이념의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개량주의 지식인들의 허위의식과 카프 문인들의 이념투쟁과 8ㆍ15 이후 정치인들의 국제정세에 대한 소매함과 독선과 탐닉에 직결되는 문제였다. 그들이 모두 민족 독립과 통합에 저해되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홍명화가 간파한 것이었다.
그래서, 홍명희가 자신의 그런 역동적인 지성의 힘으로 강조한 게 바로 민중의 힘이었다. 그는 그러한 민중의 힘을 민족 운동의 원천으로 삼아야한다는 논리를 폈다. 거기엔 정치인과 지식인의 비판정신과 실천운동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는 그 원천을 조선시대의 실학운동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끌어냈다. 조선시대의 이용후생 정신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정신과 광복기 민족통일정부수립운동 정신이 그런 뿌리 차원에서 같은 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었다. 홍명희의 그러한 반봉건·민족민중을 중심으로 한 정치관의 중요성이 실제 역사에서 역으로 입증된 셈이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문인으로서든 정치인으로서든 지식인의 비열한 허위의식이 경술국치나 6·25 전쟁과 같은 비극적인 역사를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에 대한 입증이 그것이다.
홍명희는 신흥문예 운동의 필연성을 이념이나 이론 투쟁을 강화할 조직 운동에서가 아니라 문예 본연의 흐름 차원에서 찾았다. 그는 일제 강점기뿐만 아니라 8ㆍ15 이후에도 그러한 흐름을 선도해야 할 것이 바로 창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점은 그의 문예 운동론의 핵심인 유산계급에 대항한 문학과 생활의 문학과 신흥계급의 사회변혁 문학의 공통 원리였다. 유산계급에 대항한 문학의 실현을 위해 예술 혼에 충실한 작품 창작이 우선되어야한다는 점과, 생활의 문학을 실현하기 위해 실재와 생활과 예술이 혼연일체가 된 작품 창작이 우선되어야 하고, 신흥계급의 사회변혁의 문학을 실현하기 위해 당대의 민족 통합과 독립에 절실한 작품 창작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독립투쟁운동에 정면으로 나섰을 뿐만 아니라, 〈임꺽정〉을 창작함으로써 그런 차원의 문예 운동을 당대에 몸소 실천했다. 그러한 그의 문예 운동론이 특정한 시대에 국한되지 않았던 점과 반봉건ㆍ민족ㆍ민중의 입장에서 실천했던 사실은 위에서 제시한 정치관의 경우와 같은 맥이었다.
홍명희의 문학 사상적 기반은 바로 그러한 반봉건·민족·민중의 관점에서 예술 혼을 실현하는 데에 서 있었다. 그것은 일제 강점기에서 8ㆍ15를 거쳐 분단의 현실이 지속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기되었던 모든 문학 논쟁을 종합하는 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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