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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번역할 수 있는가 = 1960년대 전혜린의 죽음을 둘러싼 대중적 애도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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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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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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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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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1960년대 전혜린에 대한 대중적 반향에 주목하며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의 독서 열기를 분석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간,‘전혜린’연구는 두 권의 수필집을 근거로 전혜린의 의식세계를 사사화했으며 그 결과 전혜린을 ‘수필가’로 자연스럽게 호명해왔다. 이러한 호명방식은 결과적으로 한국문화사 속에서 문화적 표상이었던 ‘전혜린이라는 기호’를 축소, 외면하는 방식으로 이어져 1960년대 ‘전혜린이라는 기호’가 야기했던 대중정서를 감정과잉의 소녀취향으로 저평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본고에서는 ‘전혜린’이라는 기호가 개별적 인간의 이름이기 이전에 1960년대 주체의 실존적 선택에 대한 시대적 기호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밝힐 것이다.
우선, 전혜린의 의식세계를 사사화하며 히스테리적인 기질과 심리로 설명하는 방식은 ‘전혜린이라는 기호’를 외면하는 한 방식일 뿐만 아니라 1960년대 대중들의 감정과 정서를 외면하는 해석이다. 전혜린의 죽음에 대한 열광적 독서 열기 이면에는 실존적 죽음에 대한 애도가 있었다는 것, 이러한 지향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머무르지 않은 채 1970년대까지 이어지며 시대적 기호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전혜린에 대한 당대의 문화적 반향은 주체의 문화적 위치에 대한 연동과 맥을 같이한다. 전혜린은 텍스트에서 발화자의 위치를 설정하는 데 있어 반복적으로 ‘번역자’의 위치에서 주체화한다. 이는 전혜린의 번역 텍스트에서도 그대로 나타나서 원서로서의 세계와 번역된 세계 간의 차이와 대립되는 것뿐만 아니라 두 세계가 병존하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이는 원서의 세계가 번역되지 못한 결과일 뿐만 아니라 의미의 차이를 번역하지 못한 불능의 상태를 노정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바 전혜린에게 번역은 주체의 불능/무능상태를 노출하는 글쓰기 방식으로 이는 결과적으로 주체의 문화적 위치를 상상하는 중요한 징후인 동시에, 의미의 불안정성이 실존의 알레고리로 읽힐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된다. 요컨대, 1960년대 ‘전혜린’이 시대적 기호이자 표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번역자라는 주체의 양가적 위치에 대한 공명 때문이다. 이는 번역하고자 했으나 번역하지 못한 ‘번역불가능성’의 시대적 양상으로 1960년대 청년문화의 실존적 경험 속에 습합된다.
This article regards the public sensation towards Jeon Hyerin in the 1960’s as the ‘mourning’ to existential death and analyzes her essay 「And Never Said a Word」. Researches on ‘Jeon Hyerin’ have only dealt with 10 or so books she translated and about two essays of hers but never discussed that public sensation towards her. In fact, this is the result of considering a person as the name of an individual not paying attention to the fact that the symbol of ‘Jeon Hyerin’ was the very representation that showed the direction of the 1960’s sensitivity. This is also seen in the process of interpreting Jeon Hyerin’s death as they never analyzed the public sensation to her death.
In the books that Jeon Hyerin translated, we can not only capture the difference or conflict between the world of the original and the world translated by her chiefly but also see the aspects of the two worlds’ coexistence or confrontation. This is the phenomenon that shows the result of the world of the original not properly translated and is a way to visualize the difference of the meaning as it is. To Jeon Hyerin, translation was the existential choice, and it is the part where we can see the fact that the translator herself is at the position of a subject given as the result of it. The reason why Jeon Hyerin could be ‘the 1960’s’ cultural symbol is that the instability of meaning coming from that position of a subject could be read as the allegory of existence. To wit, ‘Jeon Hyerin’ could become the representation or symbol of the time in the 1960’s, and it is the resonance of the ambivalent position that the subject of a translator has. This became absorbed into the existential experience of youth culture in the 1960’s as an aspect of ‘the impossibility of translation’ though it was attemp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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