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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문화의 여성성과 민속학의 여성주의적 문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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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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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민속은 두 가지 문제와 만난다. 하나는 민속문화의 전승주체 절반은 여성이라는 사실이며, 둘은 민속 연구주체의 여성주의적 시각이다. 일찍이 이능화가 여성 가운데도 기녀와 무녀에 관한 연구로 하층 여성민속 연구의 보기를 남겼다. 계급해방과 민족해방 등 인간해방의 관점에서 여성주의 민속학을 주목한다. 겉으로 드러난 여성민속에 머물지 않고 남성민속 속에 숨어 있는 이면의 여성민속을 밝히는 것이 과제이다.
여성민속을 부정하는 경향은 강강술래조차 여성놀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남성들도 참여했다는 것이 그 근거인데, 예외적인 참여주체보다 강강술래가 지닌 여성놀이로서 성격이 더 중요하다. 1) 보름날 달밤에 하는 여성들의 집단놀이, 2) 보름달은 여성의 잉태와 분만을 상징, 3) 달의 생생력 주기와 여성의 생리와 일치, 4) 놋다리밟기, 월월이청청 등 여성놀이와 같은 성격의 놀이, 5) 노래 부르며 춤추는 노래놀이, 6) 강강술래 여흥놀이들도 여성놀이, 7) 모성적 생산성을 갈무리한 여성놀이 등이 중요한 근거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양식인 의식주생활의 주체가 여성이다. 여성은 온 가족을 입히고 먹이고 화목하게 생활하도록 하는 주체이다. 따라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도 여성이 더 무겁게 진다. 무상급식은 단순히 빈부문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심을 책임져야 하는 어머니의 책임과 연관되어 있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점심만 온전하게 해결되면 주부들은 점심 끼니에서 해방되고 온종일 마음이 편하다. 그러므로 무상급식은 복지 문제를 넘어서 여성해방의 시각에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여성주의 전통은 서구와 견주어보면 상대적으로 잘 드러난다. 남녀를 일컫는 일상적 호칭에서 한국민속의 여성성이 더 건강하다. 여성을 남성의 종속적 존재로 일컫는 영어 호칭과 달리, 한국의 호칭은 남녀가 대등하거나 오히려 여성이 우위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남성문화 이면에 여성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혼례와 제례의 여성주의적 성격에서 드러난다. 굿을 비롯한 불교와 기독교 신도들 가운데 여성들이 많아서 한국종교문화를 여성들이 이끌어간다. 여성들이 한국 종교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체이기 때문에 다종교복합국가를 이루되 테러와 같은 종교간 분쟁이 발생되지 않는다.
전통문화의 이면을 분석적으로 보면 여성주의적 문화가 더 잘 드러난다. 가옥구조의 배치나 성별에 따른 이용을 보면, 여성들이 안채나 안방처럼 더 크고 안전하며 더 중요한 공간을 사용한다. 설화를 보면, 시어른이 며느리에게 또는 아버지가 딸에게 구박 받는 이야기가 있다. 가부장체제로 알려진 전통사회에서도 여성권력이 꿋꿋했다는 사실을 여러 모로 밝힘으로써, 전통사회에 대한 남성주의적 고정관념을 극복할 수 있다.
유교 전래 이전의 고려시대 문화는 여성주의 전통이 우세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한 전통이 유교 전래 이후의 남성주의 문화 속에서도 단절되지 않고 살아 있다. 따라서 여성주의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최근의 관습이 더 문제이다. 차례나 제사 준비를 전적으로 여성의 몫으로 맡겨버리거나, 집안의 호칭으로 여성의 친정지명인 택호를 쓰지 않고 남편의 지위명을 쓰는 것이다. 더군다나 여성의 자력적 출산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인간의 생명력이 상실되어가고 있는 증거이다. 인간해방의 상생적 여성주의는 여성의 모성을 회복하는 것이자 인류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여성은 공시적으로 보면 인류의 반쪽을 이루고 있지만, 통시적으로 보면 인류사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온전한 주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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