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병신과 머저리」에 나타난 심리적 외상의 양상과 외상후 과정에 대한 문학상담학적 고찰
저자
발행사항
청주 : 청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2023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청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 초등상담교육 2023. 2
발행연도
2023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충청북도
형태사항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이재용
UCI식별코드
I804:43006-200000670966
소장기관
우리의 삶 속에서 심리적 상처는 필연적이라는 말은 어른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가정, 학교, 사회라는 공간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어쩌면 더 심각한 심리적 외상을 겪으며 더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어른들의 속박과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한국 사회의 아동․청소년들은 더더욱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리적 외상은 개인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이 되는 사건을 경험한 이후 부정적인 정신적 문제를 유발하는 심리적 상처를 의미한다. 포괄적인 관점의 심리적 외상은 죽음, 심각한 상해와 같은 사건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일어나는 의례적인 사건으로 인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도 포함한다. 상담은 일상생활에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건설적인 사고체계를 가지고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이끄는 것에 목적을 둠으로, 이 연구에서는 포괄적인 관점의 심리적 외상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부정적인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는 외상 경험을 한 아이들의 외상 상담에서 가장 힘든 점은 이 아이들이 자기를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이 아이들은 이미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이 탁월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아이들에 대한 상담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이 연구의 연구자는 문학의 효능을 활용하고자 하는 문학상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문학상담은 자기의 내면을 드러내기 어려워하는 내담자나 왜곡된 자기방어를 하는 내담자를 상담하기 위해 잘 활용될 수 있다. 문학 작품이 매개가 되는 문학상담에서는 내담자가 자신을 노출시켜야 하는 부담감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게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깊이 감추어둔 상처와 수치심 등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상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문학 작품에는 심리적 외상을 다루는 작품이 많이 있다. 특히 소설은 문학 작품 중에서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구체적이고 긴밀하게 다루고 있는 장르로,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부정적인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내담자를 상담할 때 많이 활용될 수 있다. 그 중 이 연구의 연구자는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를 통해 심리적 외상에 대한 문학상담학적 의미를 연구해보고자 하였다. 이 소설에 나타난 심리적 외상에 대한 다양한 양상과 외상 후 변화 과정은 문학상담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지닌다. 또한 이 소설의 독특한 액자소설 형식은 문학을 수용하고 표현하는 문학상담에서 중요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소설「병신과 머저리」속 인물들이 경험한 심리적 외상과 외상 후 변화 과정을 통해 심리적 외상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일상생활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부정적인 심리적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문학상담학적 토대가 되는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이 연구에서는 소설「병신과 머저리」속 인물들이 경험하는 외상과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분석하고 나아가 이러한 이야기를 외상 후 스트레스 과정과 외상 후 성장 과정, ‘소설 읽기’를 통한 동생의 문학상담학적 경험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이 소설의 형은 어린 시절 노루 사냥에서 겪은 충격적인 일회적 외상과 6.25전쟁 중 경험하게 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부정적 사건들로 인한 복합외상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또한 동생은 전쟁의 후유증과 자유과 억압된 군사독재의 암울한 시대적 상황에서 일상에서 겪는 의례적인 사건들로 원인 모를 무기력함과 자아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인물이다. 이러한 두 인물은 ‘소설 속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문학상담의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심각한 외상을 경험한 형은 ‘소설 쓰기’를 통해 자신의 부정적인 심리적 문제를 의도적으로 반추하고 자신의 진정한 내러티브를 완성함으로써 일상의 복귀라는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보여준다. 또한 의례적인 사건들로 인해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동생은 형의 ‘소설 읽기’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알아차리’고, 이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즉 동생은 ‘소설 읽기’라는 문학 수용 과정을 통해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통찰하는 문학상담학적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연구는 소설「병신과 머저리」를 통해 심리적 외상의 양상과 외상 후 변화 과정에 대해 분석하고, 문학의 수용과 표현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문학상담학적 의미를 고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연구에서는 소설「병신과 머저리」에 내재된 문학상담학적 가치에 바탕을 두어 연구함으로써 문학상담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문학을 활용한 문학상담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문학이라는 분야가 가지는 다양성만큼 문학상담에 대한 연구가 폭넓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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