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선의 산문시집 『꿈꾸는 아이』를 통해 본 시인의 시세계 = A Study on Lee, Sung-Sun's poems-Centering around poetical Works of "The young dreaming of becoming a poet"
저자
김인섭 (숭실대)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03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KDC
700.00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93-114(22쪽)
제공처
이용악은 1930년대 후반 우리 시단에서 서정주, 오장환과 더불어 '시삼재(詩三才)'로 꼽힌 시인이다. 일제 강점기의 민족적 현실에서 불굴의 시혼으로 모국어를 지키고, 또 이를 더없이 정갈하고 따뜻한 자신의 시어로 육화하여 우리 시사에 뚜렷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다가 6.25전쟁 중 월북함으로써 그의 시세계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마침, 1957년 북한에서 '이용악시선집'이 간행되어 월북 이후 전쟁기간과 전후 복구시기, 즉 1960년경까지 그의 시작활동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본고는 이 시기의 작품 30여 편을 대상으로 하여, 그의 시가 북한의 시대상황 및 문예정책과 관련된 이른바 '체제문학' 속에서 어떤 변모를 보이고 있고, 그 의의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를 남북문학의 이질성 극복이라는 관점에서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검토결과, 이용악은 월북 후에도 그의 시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서정성은 크게 굴절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한 시인의 상상력의 뿌리가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는 문학적인 기본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럴 수 있었던 데에는 나름대로 요인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광복 이전 우리의 근대시가 터잡는 일제강점기에 이념을 앞세워 사회적 운동에 경도되기보다 자신의 시세계를 지켜온 그의 시정신이 밑바탕이 된 결과라 여겨진다. 비극적인 민족현실에 남다른 분노를 보이면서도 연민의 정을 바탕으로 시적 서정성을 충분히 드러냈던 그의 시적 성향은 체제문학의 부자유 속에서도 충분히 발휘되어, 이념과 정서가 괴리되지 않고 시적 정서로 표출되었다. 이 점은 카프 출신의 대다수 월북시인의 작품들이 내용의 관념 과잉과 직설적인 표현으로 시가 거친 어조를 띤 것과 대조적인 측면으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는 것은, 1960년대 이후 김일성 주체사상이 확립된 시기에 문학적인 입지가 더욱 좁혀지는 상황에서 그의 시가 어떤 양상을 보여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오늘날 남북 문학의 이질성을 이야기할 때, 그 주된 요인을 북한체제를 구조화하는 유일한 이념인 주체사상이 확립되고부터 창조의 자유나 문학의 자율적 존재성을 완전히 부정해버리는 데서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악 시인의 그 다음 변모는 남북 문학 이질성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용악 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남북한 문학의 총체성 회복에 중요한 출발점이 되며, 앞으로의 과제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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