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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남 남인 삼산<SUB>三山</SUB> 류정원<SUB>柳正源</SUB>의 한시 창작과 내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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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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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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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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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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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9(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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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18세기 영남 남인이 처한 정치적‧사회적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당시 영남을 대표하는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삼산 류정원의 한시 창작경향을 포착한 것이다. 더불어 마음을 다스리며 불평의 기운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했던 당시 지식인들에게 한시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내면을 토로할 수 있는 수단이었음을 염두에 두고, 이에 기반해 그의 내면 의식이 한시에 어떤 형상으로 함축되어 있는지 살펴보려 하였다.
정주학을 공부하며 도학자로 자처했던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도본문말道本文末’의 입장을 표방하며 때때로 ‘작문해도作文害道’의 견해까지 내세웠다. 류정원은 특히 주희의 글을 탐독하여 연구하였기에 한시 창작에 있어 주희의 생각에 적극 동조하였고, 이에 따라 학문에 방해가 될 정도로 시 창작에 골몰하는 것을 깊이 경계했다. 작문 그 자체에 지나치게 탐닉해 인위적인 조탁으로 형식적 아름다움에만 치중하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류정원은 평소 시를 즐겨 짓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창작하는 중에도 작문에만 몰두해 혹시나 성정이 흐트러질까 두려워했다. 류정원의 한시가 많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에는 일상에서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스스로 바로잡으려는 의지와 함께 불평한 내면 의식이 함축되어 있었다. 현실에서의 책임과 역할 속에서 스스로 겪는 내적 갈등이 시를 통해 표출된 것이다. 이러한 내적 갈등은 급제를 위해 과거 공부할 때와 관직에 진출했을 때 고조된다. 본인이 지향하는 올바른 학문의 길을 걷지 못하기 때문에, 관직자로서의 책임감과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적 충돌 때문에,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복잡한 상황에 내몰린 현실 때문에 류정원은 시를 통해 현실 수용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 또는 자조 등의 심정을 노출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면적 갈등이 궁극에는 귀거래 의지와 은일적 지향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당시 주어진 사회적 현실을 기반으로 외부로 드러나고 읽혀지는 류정원과 달리 개인 류정원은 어떤 심정과 어떤 삶을 추구했는지 알 수 있었다. 표면적으로 정제되거나 집단화된 정체성과 달리 개인적 성향에 따른 내면 심리가 외부와의 연결성 속에서 지속적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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