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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프 키르스텐의 ‘풍경시 Landschaftslyrik’ 연구 = Zur kulturokologischen Funktion der Landschaft in Wulf Kirstens Lyr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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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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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204(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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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독일 현대 작가 불프 키르스텐(Wulf Kirsten 1934-)의 시와 산문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그의 작품 초·중기에 나타난 ‘풍경 Landschaft’의 문화생태학적 의미와 기능을 고찰하고자 한다. 연구의 목적은 미진했던 독일 시문학의 연구영역을 문화학으로 확대하고 동시에 생태문학의 연구가능성을 확장하려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동독 시절 마이젠 근처의 작은 시골 마을 클립하우젠에서 석공의 아들로 출생한 키르스텐은 상인, 농부, 회계사, 교사, 편집자 등의 다양한 직업적 체험을 거쳐 문인으로 탄생한다. 그의 시적 재능은 처녀시집 『문장의 시작』(1970)을 통해 이른바 ‘풍경시 Landschaftslyrik’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그 역량을 발휘한다. 시집의 에필로그 「풍경의 초안 Entwurf einer Landschaft」에서 그는 자신의 시어를 한적한 시골의 일상을 묘사하는 “거친 언어 kornige Sprache”(Kirsten 1970, 95)에 비유한다. 고향에서의 체험을 통해 ‘농부’, ‘들판 ’, ‘강’, ‘마을’, ‘숲’, ‘경작지’ 등의 자연풍경을 소재로 삼고 들판을 배경으로 곡식의 낱알 같은 언어를 구사한다. 이러한 그의 ‘거친 시어’는 작센지역의 방언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는데, 이는 키르스텐 시의 주된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예전의 자연풍경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기억 속 언어를 찾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그의 풍경시는 단순히 “쓰레기더미시 Mullhaldenpoesie”(Heukenkamp 1983, 92)라 정의된 생태시, 즉 주제상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인해 전원이 파괴되고 인간과 자연의 친밀감의 소실을 비판하는 범주를 넘어서서 ‘역사 속 자연, 정치적/사회적 틀 안에서 구조화된 자연의 모습을 어떻게 묘사할 것인가?’ 혹은 ‘생태적 소재 및 주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문학의 기능적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이러한 키르스텐의 풍경시는 70년대 브라운, 비어만, 쿤체, 쿠네르트의 공격적 성향의 정치적 자연시와는 달리 단순히 시인의 주관적 공간으로서의 풍경을 넘어선다. 그것은 역사와 정치, 사회적 상상력이 교착된 문화의 영역으로 확대되며, 자연풍경(Kulturlandschaft)와 문화풍경(Kulturlandschaft), 자연사(Naturgeschichte)와 문화사(Kulturgeschichte)의 엄격한 분리를 배제하고 인류의 기존 문화적 가치체계와 생태문제를 함께 재고하려는 문화생태학적 기능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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