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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성의 『고개를 넘으면』, 『내일의 태양』 원작소설과 영화의 비교 연구 = A Comparative Study on the Original Novels and Films of ‘When you cross the hill’ and ‘The sun of tomorrow’ of Park Hwa-sung
저자
남은혜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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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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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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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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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단편 소설만 발표했던 박화성은 1955년 한국일보에 장편 『고개를 넘으면』을 연재하였고 문단과 신문 독자층 모두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고개를 넘으면』(1955)과 이후 발표된 『내일의 태양』(1958)은 각각 1959, 1962년에 영화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함께 주목할 만하다.
박화성은 젊은 세대의 연애와 결혼을 중심으로 한 서사에서 여성, 가족, 세대 간의 문제 등을 다양하게 다루면서 전후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부정적인 과거와 계승해야 할 전통을 선별하고 새롭게 꾸려지는 가정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소설 『고개를 넘으면』의 친부 찾기 테마와, 『내일의 태양』의 총각과 이혼녀의 커플 결합기는 표면적으로는 출생의 비밀과 통속적인 연애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문소설로서 소비되고 영화화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화되면서, 작가의 계몽적 의도가 투영된 현실 인식과 여성 인물의 특성이 상이한 방향으로 변이되면서 신파성과 가족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소설 『고개를 넘으면』에서는 ‘부모 찾기’보다 ‘부부 되기’가 더 중요한 주제가 됨으로써 혈연주의를 기반으로 한 일의적 가족주의에 균열을 낸다. 또한 횡적으로는 설희를 비롯한 새로운 젊은 세대의 결합을 이루면서 종적으로는 장훈의 대를 건너 젊은 세대가 독립운동가였던 조부 혁암선생과 직접 결합되도록 결말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국가주의에 포섭되지 않을 수 있는 역사적 주체를 상상한 것으로 새롭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새로운 세대와 가정에 대한 작가의 기대가 축소되고 설희의 친부 찾기에 집중하여 신파성을 높이고, 아버지를 수용하고 원가족이 결합되는 결말로 각색하면서 가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각색 과정에서, 자신과 가족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통해 성장하는 여성 주체의 모습이 누락되었다.
박화성의 소설 『내일의 태양』은 초혼에 실패 후 ‘헌계집’이라는 낙인의 자리에서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여 전통적인 관습을 깨고 재혼에 이르는 남희라의 투쟁기로, 연재 도중에 영화사와 계약하고 1962년 영화가 개봉하였다. 소설에는 결혼이 전(前) 세대로부터의 인정과 자유를 가능케하는 주권을 획득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으나, 영화에서는 결혼이 남성을 보조하며 훌륭한 자식을 낳기 위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소설 속에서 새로운 가정을 지향하게 하는 근본적 조건인 전후 현실과 관련된 서사적 요소와 캐릭터가 사라지는 한 편 새로운 연애와 결혼을 지향하며 슈퍼우먼과 같이 그려졌던 희라와 희숙 자매의 모습이 고부갈등의 피해자와 부박한 아프레걸로 각색되어 큰 낙차를 보인다.
주제어: 문학의 영화화, 전후, 세대 담론, 결혼, 혈연주의, 국가주의, 슈퍼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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