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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현의 현실 인식 및 외교 논리 검토 -『익재난고』의 「사찬」과 상서(上書)를 중심으로- = Goryeo Yi Je-hyeon’s Perception of the world and Diplomatic Arguments
저자
한누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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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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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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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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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38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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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gure examined here is Yi Je-hyeon(李齊賢, 1287~1367), who was a renowned scholar and a governmental official from the 14th century. Many of his accomplishments are known to have been rooted in his Neo-Confucian expertise, but the focus of this article is to examine his view of the world as a politician and a diplomat. He was, as his colleagues also were, forced in a situation where he must be aware of the international order and Goryeo’s position in it, while not forgetting his own identity as a traditional Goryeo citizen. Understanding that dilemma is the primary objective of this work.
In his letters to the Yuan Imperial government, Yi Je-hyeon always emphasized the fact that Goryeo and Yuan had enjoyed a long and close relationship. He did so to daringly urge Yuan to be aware of how Yuan as an Empire was supposed to treat Goryeo, a much smaller entity on the Korean peninsula. But he was also careful not to offend Yuan unnecessarily, and that shows in his treatment of past Goryeo records. He downsized and toned down certain remarks left by his ancestors, who believed in Goryeo’s own regional-centric nature.
At the same time, Yi Je-hyeon also not hesitated to make some radical demands to Yuan, as shown in his communiques to the Imperial court. In order to make sure Yuan would grant Goryeo’s requests and allow Goryeo traditions remain intact, he not only cited past Emperor Qubilai’s ‘Old promises,’ with which the late Emperor expressed his will not to alter Goryeo’s past conventions, but employed other political notions as well. For example, he quoted the legacy of former Mongol leaders who preceded Qubilai, and even recalled the traditional Chinese way (from the Dang period) of regulating Northeast Asian regions (“Gimi”), to persuade Yuan authorities.
Yi Je-hyeon’s efforts to respond to situations developing on the international stage, and to protect Goryeo traditions, interests and agendas, reveal the complicated nature of the position Goryeo was put in at the time, and Yi’s dilemma to navigate through it. Hopefully by further exploring Yi Je-hyeon’s mind, we would gain understanding of how things were for the Goryeo people in the 13th and 14th centuries.
본 논문은 고려후기의 대표적인 관료이자 문인이었던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의 현실인식과 외교논리를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제현의 여러 업적은 그의 성리학적 면모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본 논문에서는 현실정치인이자 외교관으로서 그의 인식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통해 당시 원제국 중심의 국제질서 및 고려의 위치를 인지하되 고려의 정체성도 잊지 말아야 했던 지식인의 고뇌가 현실 및 외교 현장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현은 양국의 관계가 시간에 흐름에 따라 돈독해져 갔음을 강조하는 가운데, 특히 그가 제후국 고려의 입장에서 고려의 이전 역사 기술들을 인용하며 일부 표현을 조정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는 일종의 ‘자기검열’로써 천자-제후의 수직적 관계를 인정 및 유지하는 한편으로 그를 넘어서는 위협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현실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반면 이제현은 고려의 요구사항 관철 및 토속 보전 등을 위해 매우 과감한 외교 논리를 설파하기도 했는데, 기존의 ‘세조구제론’ 인용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전통적 ‘기미지배’ 방식을 환기하거나 몽골 선황제들의 유훈을 언급하는 등 쿠빌라이를 넘어서는 권위까지 호출·소환했음이 흥미롭다.
국제 정세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그 속에서 고려의 입지를 보장, 국속을 보전하려는 이제현의 노력은 13~14세기 특수상황에서 빚어진 고려인들의 중층적이고도 양가적인 인식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이제현을 비롯해 고려후기 인물들을 검토하는 것은 당대인들의 인식 일반에 더욱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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