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시 해녀 <노 젓는 노래>와 생애력 조사 = A Fieldwork on the Women Divers' Nojeonneun Norae (boat rowing song) and their Life History in Sokcho-si, Gangwon-do, Korea
저자
이성훈 (숭실대)
발행기관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03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KDC
700.000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459-507(49쪽)
제공처
필자가 2001년 12월 23일 강원도 속초시에서 채록한 제주도 출신 해녀인 이기순(李基順)의 생애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보자 이기순은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면 북촌리에서 1924년 4월 11일에 태어났다. 40년간 부장을 했던 제보자의 아버지가 바깥 물질을 못나가게 해서 북촌리에서만 살았는데, 미역만 채취했다고 한다. 당시 북촌리에는 테우와 거룻배를 포함해서 한 집에 두세 척씩은 다 있었다고 한다. 15살 무렵 5월경에 동갑나기 4∼5명과 '똥싼짐이'라는 바위로 물질을 나갔다가 상어를 만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미역 許採가 있는 날은 해녀배를 일렬로 정렬시키고 순경이 총을 쏴서 출발 신호를 알렸다고 한다. 이웃에 사는 할머니는 아이를 낳은 지 3일만에 미역을 채취하러 물질 나갔다고도 한다.
남편이 죽고, 9살 난 딸도 교통사고로 죽자, 반쯤은 미쳐서 제주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바다에 빠져 죽으려고 여객선을 타고 27살에 초용으로 부산에 왔다가 거제도에서 3년을 살았다. 거제도에서는 주로 미역을 채취했는데, 바다 주인인 선주와 제보자는 6 대 4의 비율로 수익을 나눴다고 한다. 이 때 버드네[거제시 장목면 유호리]가 고향인 남편을 만나 명태잡이 하러 주문진으로 이주했는데 파도에 배를 3척이나 잃고 많은 빚을 졌다.
32세 무렵에 세 살배기 딸을 데리고 속초로 이주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별명이 '머구리 상군'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대상군이었다. 이주할 당시의 속초는 10리에 집이 한 채 정도 있었고, 부월리와 영금정 해녀는 50명 정도였는데 해녀회장을 10년 정도 했다. 주로 미역만 채취하다가 성게, 전복, 해삼도 해취했는데, 한 달에 2만원을 어촌계비로 내고 나머지는 모두 제보자의 수익이었다고 한다. 가끔씩 난바르를 갔는데 1∼2만원 정도 일당을 받았다고 한다. 속초 원주민들은 해녀들의 두렁박을 부수고 심지어 해녀를 거지로 취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 출신 해녀의 아들인 마라톤 선수 황영조가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로는 제주 출신 해녀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속초로 이주해서 동명동 영금정 부근에 있는 집을 14만 원에 사서 살았는데, 딸이 중학교 1학년 다닐 때 파도에 유실되자 다시 6만 5천원을 주고 산 초가집을 기와집으로 개조하여 살았다. 그러다가 집이 좁아서 36만원을 주고 40평짜리 집으로 이사갔는데 도시계획에 묶여 현재 거주하는 영금정 아파트를 보상받았다고 한다.
櫓는 제주도와 거제도에서만 저어 봤는데, 노는 3개나 5개가 있는 배였다고 한다. 노가 5개인 배에는 해녀들이 30명 정도 탔다고 한다. 〈노 젓는 노래〉는 제주도 북촌리에서 처음 배웠고, 주로 경남 거제도에서 노를 저어 뱃물질 나갈 때 불렀는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많이 불렀다고 한다. 거제도에서 뱃물질 나갈 때, 교통사고로 죽은 딸자식을 생각하는 사설[8∼9번 자료]의 노래를 지어서 부르니 해녀들이 모두 울었다고 한다.
강원도는 제주도나 전라도처럼 물때가 없기 때문에 아무 때나 물질나가고 쉬는 날이 없다고 한다. 또한 탄 배의 노를 저어서 가는 '뱃물질'은 안하고, 헤엄쳐서 가는 '??물질'만 한다고 한다. 따라서 강원도에서는 물질 나갈 때 〈노 젓는 노래〉를 부르는 일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혼자서 헤엄치고 물질 나갈 때는 〈노 젓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는데, 요즘은 밤에 누워 있다가 고향 생각이 나면 부를 때도 있다고 한다.
현재 속초시 동명동 영금정에 거주하는 제주 출신 해녀는 10명 내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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