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I등재
유죄협상제도의 도입과 양형상 고려
저자
발행기관
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THE INSTITUTE FOR LEGAL STUDIES, INHA UNIVERSITY)
학술지명
권호사항
발행연도
2014
작성언어
Korean
주제어
등재정보
KCI등재
자료형태
학술저널
수록면
163-190(28쪽)
KCI 피인용횟수
4
제공처
유죄협상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자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원래의 범죄사실보다 가벼운 범죄로 처벌받는 것을 보장받는 제도이다. 영미법계에서는 사법자원의 효율화를 근거로 하여 형사사법절차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제도로 이용되고있다. 하지만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형사정의는 거래될 수 없다는 대전제로부터 명시적인 제도의 도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독일에서도 형사소송법에 유죄협상제도가 명문화되고, 우리 검찰도 2005년 이후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이후 제도의 도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죄협상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형사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책임주의에 근거한 형벌이 아니라 범죄자와 소추기관의 자의적인 협상에 따라 도출된 형벌에 따라 해결하더라도 형사정의가 실현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협상의 당사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공정한 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 검찰은 외국과 비교하여서도 매우 월등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정치권의 권력에 대해서도 독립성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수사기관은 형사사건의 신속한 처리와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오히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제도화된 유죄협상제도를 통해 수사의 편의성만을 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범죄자는 유죄협상제도에 들어감으로써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많은 권리들을 포기해야 하고, 수사기관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포기하더라도 별다른 대항수단이 없다. 또한 유죄협상의 결과물이 법원을 구속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이 유죄협상의 당사자로 참여하는 방안도 제시 되고 있으나 법관이 수사절차에 참여하게 되면 오히려 사법기관간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또한 피의자는 전문적인 법률지식이 없으므로 변호인에게 협상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변호인은 수사기관과의 적당한 타협안을 도출하고 이를 자신의 의뢰인에게 강요하는 형식을 취할 위험이 크다. 또한 유죄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양형에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도 불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정립해가고 있는 양형기준이 더욱 명확하게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법제도는 그 사회의 역사적 전통, 국민의식, 생활환경등을 종합하여 보여주는 거울이다. 외국의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와의 공통점과 다른 점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죄협상제도를 우리사회에 전반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유죄협상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범죄유형에 따른 수사의 어려움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것인지, 수사의 신속성을 요할 만큼의 수사현실인지,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피고인 또는 사법협조자와의 형량을 통한 협상으로 인해 법적용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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