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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와 토니 모리슨 함께 읽기: 『빌러비드』에 나타난 거주의 문제 = Toni Morrison along with Heidegger: The Measure of Dwelling in Bel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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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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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310(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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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집(짓기) 거주하기 사고하기”(""Building Dwelling Thinking"")에서 건축물로서의 “집”(building)과 “집짓기”에 관련된 문제나 주택 부족 등을 생각하기 이전에, “집 없음”(homelessness)의 상태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하는 존재론적 사고(thinking)를 선행할 때 진정한 의미의 거주(dwelling) 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거주”를 좋은 사고를 하는 것과 “모으기”(gathering)로 정의한다. 이 “모으기”로서의 집의 기능은 첫째, 사람과 사물을 모으는 것이요, 둘째, 네 가지의 요소, 즉 땅, 하늘, 신, 인간(earth, sky, divinities, mortals)을 모으는 것이다. 이러한 모으기가 성립될 때, 하나의 빈 “공간”(space)이 집이라는 “장소”(location)로 태어난다. 그에 있어 “거주”란, 집이라는 장소에서 머물러 사는 것(being)일 뿐 아니라 존재(Being)자체이다.
본 논문은 작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이 소설 『빌러비드』(Beloved)에서 노예제도라는 그릇된 사고의 산물을 비판하기 위하여 “집”과 “주거”의 문제를 준거 틀로 삼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소설 속의 집은 “124” 라는 숫자 이름이 부여되고 의인화되어 특정의 성격을 가진 하나의 ‘등장인물’로 부각 되는데, 소설 전체의 구조는 이 집 124의 흥망성쇠를 추적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주거 공간으로서의 124 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조화로운 “모으기”는 불가능하다. 노예제도의 희생물인 가족들은 죽거나 살해되거나 도망가, 흩어지고 떠돌며, 집 건물 자체도 살해된 딸의 원혼의 출현으로 망가지고 흔들린다. 또한 이 집은 사람들의 “모이기”인 사회에서 완전히 절연되어, 사회의 외곽에 트로마의 흔적으로 존재한다.
역사의 트로마를 딛고 가족은 다시 모이고, 부서진 집은 복원되며, 진정한 거주는 다시 이루어 질 수 있는가? 본 소설은 묻는다. 과거의 상처의 시간에서 방문하여 124에 모이는 두 손님, 사람의 살을 입고 어렵게 찾아오는 유령의 딸과 노예제도에 ?기고 떠돌다 찾아오는 옛 친구는 과거의 시간에 묶여 있는 124의 주인들과 함께 “모이고” 갈등을 일으키는 가운데 애도와 증언을 통한 “치유”와, 현재에서 새로 시작하는 진정한 “거주”를 시도한다. 기존의 가정소설의 비판이기도 한 본 소설은, 노예제도로 부서진 집과 거주의 치유의 공간으로 “흑인들의 목요일”(Colored Thursday) 이라는 카니발과 “클리어링”(Clearing)이라는 야외 집회를 대안 공간으로 제시하며, 집을 찾지 못하고 떠도는 역사의 원혼들에 대한 계속되는 애도와 증언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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