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중심의 내재동기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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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연도
2008년
작성언어
Korean
자료형태
한국연구재단(NRF)
학습에서 개인차를 설명하는 강력한 변인 중의 하나는 학습자의 흥미와 내재동기이다. 학습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 중 하나는 학습자로 하여금 학교를 벗어난 상황에서도 학습한 내용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고 스스로 탐색하는 자기조절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 기간 동안 학습자가 학습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기억하여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었는지의 인지능력에만 국한해서 학습 효과를 판단하는 것은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학습자가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자율적으로 학습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학습관련 행동을 지속하고자 하는지의 동기적 측면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학습동기와 관련된 우리의 현실을 둘러보면, 동기를 증진시키거나 유지하기보다 본래 가지고 있던 동기마저도 박탈하기 좋은 환경이다. 처음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모국어나 기초적인 수 개념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지만, 정규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호기심을 잃어 가고, 교과목에 대한 흥미가 점차 사라지며 결국 자율적으로 학습하려는 내재동기가 급격히 저하되는 것을 알 수 있다(예, 한국교육개발원, 2002; Harter. 1981).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교육형태가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성적, 칭찬, 상장, 피드백, 선발, 경쟁 등과 같은 수많은 외적 보상에만 철저히 의존하고 있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학습자가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호기심, 흥미, 적성, 관심, 몰입, 앎의 즐거움, 유능해지고 있다는 느낌, 자발적 의지 등은 교육기간에 비례하여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대한민국 학생의 과학 및 수학과목의 성취도는 세계 최정상급으로 나타난 반면 교과에 대한 흥미도는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OECD, 2001).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를 하지만 그 주된 이유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데 있다. 따라서 공부에는 항상 고통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며, 이에 따라 학습에 대한 흥미는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 이들에게 학습에 대한 자발적인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면, 오히려 이러한 선택 기회를 부담스러워하며 회피하려고 한다. 결국 우리 학생들로부터 즐겁게 공부하려는 동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면 된다’라는 강요된 목표가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라는 부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하여 학습동기를 저하시키게 되는 셈이 된 것이다(김성일, 2003a).
학습의 주도권은 학습자에게 있으므로 학습자의 흥미와 동기가 보장되지 않는 학습과정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평생학습을 강조하는 현대에서 학습에 대한 흥미는 제한된 기간의 강요된 성취 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을 알게 된다는 사실은 본래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학교를 통해 학습자가 배우고 느끼는 점이 ‘공부는 힘들고 고된 과정이므로 상당기간의 고통을 인내하여야만 성취가 가능하다’는 식의 공부에 대한 혐오조건화라면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모든 유형의 학습이 흥미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는 없겠지만, 현실의 학교환경은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저해하는 환경구조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흥미와 동기의 발생과 유지에 관한 기본적 기제를 밝혀 이를 학교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흥미는 내재동기의 정의적 특성을 실제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유용한 구인이다. 내재동기란 행위 자체의 즐거움과 내적 만족감의 획득을 위해 유발되는 동기인데, 내재동기에 의해 유발된 행동은 강한 흥미를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Nix, Ryan, Manly, & Deci, 1999). 이에 따라 동기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내재동기 척도 혹은 질문지를 보면 과제나 활동이 얼마나 흥미로운가에 대한 문항이 반드시 포함된다. 이러한 접근은 흥미를 내재동기의 결과로 파악하는 경향성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재동기의 부산물로써만 흥미를 보는 시각은 흥미의 역할이나 중요성을 축소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내재동기의 발생 및 유지, 발달과 관련하여 아직까지 흥미의 모든 본질적 측면들이 잘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즉, 흥미 연구들은 주로 특정 주제 흥미를 반영하는 내용 관련 흥미와, 과제 특성에 의한 상황적 흥미를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개념이 내재동기와 어떠한 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학생들의 동기를 발전시켜 나가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학습환경에서 흥미라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개념에 관한 발생 및 유지 과정을 통합하는 체계적인 내재동기 학습모형이 절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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