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변동과 조선족 농촌사회의 문학적 형상화 : 박선석『쓴웃음』과『재해』의 분석을 중심으로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2013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 동아시아학과 2013.8
발행연도
2013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950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Political change in China and the literary figuration of Korean-Chinese (Josunjok) rural society : focused on the analysis of Park Seonseok's Sseun-us-eum (A bitter smile) and Jaehae (Disaster)
형태사항
vi, 192 p. : 연보 ; 30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한기형
참고문헌: p.175-183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본 논문은 간도 문학 및 엘리트 문학으로 집중되는 조선족 문학에 대한 지금까지의 편향된 연구와 이해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혁 개방 이후 조선족 사회에서 대중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농민 작가―박선석에 주목하고 그의 대표작인 『쓴 웃음』, 『재해』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박선석은 이 소설들에서 토지 개혁으로부터 개혁 개방 전야까지 중국의 정치 변동에 따른 조선족 농촌 사회의 굴곡적인 변천 과정과 조선족 농민들의 지난한 삶을 훌륭하게 재현해 내면서 시대의 불구적인 모습을 폭로하는 데 주력했다. 박선석은 자신의 체험에 근거하여 직접 살아온 시대와 사회를 소설의 틀 속에 담아냈기에 그의 소설에는 그 시대 조선족 농촌 사회의 다양한 양상들과 농민들의 절박한 상황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때문에 많은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으면서 개혁 개방 이래 조선족 사회에서 가장 폭 넓은 독자층을 형성했다.
이 소설들이 발표된 시기는 개혁 개방이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음과 동시에 그 부작용도 함께 드러나던 시기였다. 이러한 특수한 시기에, 그 전 시기인 모택동 시대에 대한 신랄한 폭로와 비판을 담아낸 박석석의 소설이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이 소설들을 어떻게 읽고 평가를 내려야 하는지? 본 논문은 『쓴 웃음』, 『재해』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박선석의 소설이 대중들의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우선 그의 서사 풍격, 미학적 특징과 갈라놓을 수 없다. 『쓴 웃음』과 『재해』를 공통으로 꿰뚫는 서사 풍격은 바로 유머이다. 그는 농민 구어에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는 유머성과 그것을 잘 반영하고 있는 민간 문예의 전통을 흡수하고 발전시켜 소설에 적절히 체현했다. 때문에 상당한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박선석의 소설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비평적 시각, 정치사에 대한 대중들의 해석 욕망을 자극하고 텍스트를 통해 대리 만족을 추구하는 대중 독자의 지향을 충족시켰다. 이로 인해 박선석의 소설은 대중성을 더욱 짙게 드러내게 되었다.
박선석의 소설은 또 조선족 농민의 자기 역사 쓰기와 같은 문학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쓴 웃음』, 『재해』에서 조선족 농민이라는 집단 주인공을 등장시켜 방대한 편폭으로 중국 당대사에 대한 조선족 농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아냄으로써 다수자의 발언으로 이루어진 역사가, 소수자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약자였던 조선족 농민들에게는 무엇이었는지? 그들은 이 역사 과정 속에서 어떠한 경험 양상들을 치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었다. 이런 점에서 박선석의 소설 창작은 중국의 대문자역사에 묻혀버릴 번한 조선족 농촌 사회 민간 역사에 대한 복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또 체계적으로 발화될 수 없었던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그것은 박선석은 조선족 농민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면서 공적인 역사에 함몰되지 않고 스스로에게 발화의 기회를 제공하여 기존의 세계에 균열을 내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객관적인 것으로 믿어 왔던 역사에 문제 제기를 하게 했다.
박선석은 『쓴 웃음』과 『재해』에서 대약진, 문화대혁명과 같은 지난 역사를 부정함으로써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현재 진행 중인 현대화, 개혁 개방을 긍정하게 되었다. 이는 작가가 창작 당시 중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분위기에 편승하여 개혁 개방을 號導하는 새 시기 국가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게 되었으며 자신의 소설을 통해 이를 전파하는 역할을 자처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여 부의 축적이 능력으로 인정되는 시대를 맞아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하여 잘 살아보자고 하는 공통된 욕망에 당위성을 제공했다고 본다.
박선석의 소설은 개혁 개방 이후 중국 문단의 문혁 서사 경향과 비교해 볼 때 강한 민족적 특색을 노출하고 집단적 성격을 띠면서 조선족 농촌 사회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보여 준다.
박선석의 창작은 비록 중국 정부가 허락한 문화 정책의 자장 안에서 움직였으나 중국 주류 문학과는 구분되는 긴장 관계도 가지고 있었으며 인식의 한계를 지닌 채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문학 내적 몸부림이 있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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