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정구의 수양론에 관한 연구 = A Study on the Self-Cultivation Theory of Hangang Jeong Gu

국문 초록 (Abstract)

수양은 삶의 본질이고 삶과 죽음의 갈래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 중의 하나이다. 그 이유는 인간의 세계는 불완전하고 유한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심신을 갖고 있기에 생로병사와 욕심으로 인한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다. 유교에서는 성정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본래 인간의 성품은 하늘에서 부여받아서 선하면서도 완벽한데, 욕정으로 인하여 성이 가리어져서 희노애락의 괴로움이 생기기 때문에 정을 제거하고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 성인의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수양이라는 것은 불완전한 ‘나’에서 완전한 ‘나’로 가기 위한 실천적 도구이며 불완전한 ‘인간’의 영역에서 벗어나서 완전한 ‘신’의 영역에 도달하기 위한 현실적 행위이다. 따라서 인간은 수양을 통하여 고통과 불행, 불만족 등의 현실 세계를 벗어나서 행복하고 평안한 상태에 머무르게 되는 즐거움의 세계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양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가지고 한강의 수양론을 살펴보면, 16세기에서 17세기 조선조 중기에 살았던 한강은 한훤당의 외증손자로서 그의 도통을 이어받고, 그 당시 영남의 2대 유학자인 퇴계와 남명으로부터 학문을 배운 사람이다. 그는 성인을 지향하고, 주자를 흠모하였으며, 유교적인 방법으로 평생을 수양하였다. 구체적인 수양 방법은 경과 신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강은 단지 학문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깨어있는 선비정신과 실천으로 그를 조선조 중기 위대한 유학자 반열에 올려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 논문은 한훤당과 퇴계, 남명 3인이 수양론 차원에서 각각 어떤 식으로 한강에게 영향을 끼쳤는지, 한강의 수양론적 연원에 관한 연구이다. 한훤당과 퇴계, 남명에게 받은 영향을 각각 도학적 수양론, 거경궁리 수양론, 처사적 수용론으로 나누어서 분석하고 고전을 통하여 실증하였다
한훤당은 한강의 외증조부이다. 한강의 집안은 본래 서울이었으나, 조부 때부터 영남으로 이주하였고, 어머니 성주 이씨를 따라 성주에서 살게 되었다. 즉, 전통적인 영남 유림이라기보다는 서울에서 내려온 다소 근거가 미약한 상태였기에 한강은 한훤당의 후광과 도움이 필요했다. 따라서, 한강의 수양론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한훤당의 수양론을 빠뜨릴 수가 없다. 한훤당은 조선 도학의 핵심적인 학자로서 근세도학지종이라고 불린다. 일찍이 소학동자라고 불릴 정도로 생활 규범을 철저히 하였다. 한강 또한 소학적 삶을 실천하면서 살아왔는데, 이 논문은 한강의 이러한 소학적 삶의 실천이 한훤당의 영향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하였다.
퇴계와 남명은 영남에서 각각 유학의 꽃을 피웠지만, 학풍과 성격, 인품은 자못 달랐다. 기질과 학문의 양상이 다른 두 스승에게 배운 한강의 수양론 또한 융합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한강의 수양론은 퇴계의 수양론과 남명의 수양론에서 융합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며, 한강의 수양론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퇴계와 남명의 수양론을 살펴보아야 한다. 퇴계는 조선 유학의 정맥이다. 한강의 수양론적 특성을 퇴계의 수양론 체계, 『심경발휘』에 나타난 경의 요체 등과 비교하여 살펴보면서 한강의 수기적 실천이 퇴계에게서 영향을 받았음을 살펴본 것이다. 남명은 경의로 대표되는 실천적 정신으로 유명하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중에서 유독 그의 제자가 많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임금을 고아라고 하고 대비를 구중궁궐의 한 과부라고 말하는 그의 상소문은 서릿발 같은 선비정신을 느끼게 된다. 한강 또한 사회적 실천과정을 겪는데, 관직 생활, 서원 활동, 향약 및 지리지 편찬 등의 사회활동과 상소문 등을 통하여 유교의 실천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바로 남명의 실천적 선비정신을 계승하였음을 본 논문에서 밝혔다.
유교적 수양론은 불완전한 인간이 좀 더 완벽해지기 위한 자기 노력이라는 점에서 다른 종교보다 현대인이 접근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사로운 이익을 배척하고 공공의 이익이나 권선징악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상적 한계로 유교가 현대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사회는 산업화, 기술화의 길을 걸으면서 빈부격차 심화, 경쟁 강화, 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 가치 의식의 혼란 등으로 인하여 정신적으로 황폐한 삶을 살고 있다. 안회는 돈도 없고 명예도 없고 지위도 없는데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가? 그 이유는 바로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욕심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줄이는 것이 바로 유교 수양의 핵심이다. 이러한 욕심을 줄이는 유교의 수양법이 어떻게 현대인에게 도움이 되는가?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논의해 볼 수 있다. 첫째, 욕심을 줄이면 줄이는 만큼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설령 욕심을 부리더라도) 분수에 맞게 욕심을 부리면 행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양의 핵심인 경을 통하여 유교의 수양법은 현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양의 가치를 사회적 이익이나 공익적 측면에 두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 삶의 향상과 행복 추구에 둠으로써 현대인은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유교 수양법은 현대인에게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모든 학문의 궁극적 목적은 실천이다. 실천 없는 이론은 공허하다. 먼저 뜻을 세워서 성인이 되고자 하고, 성인이 되고자 한다면 성인에 이르는 그 실천과정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수양론이고, 한강은 선대 학자들의 수양론을 토대로 경과 신독의 체계적 습득을 통한 수양론을 강조하였다. 존덕성과 도문학의 균형을 중시한 경의 실천적 의지를 말하는 것이며, 경의 실천을 위한 지적 노력이 포함된 수양론인 것이다. 그리고 경을 수양하는 그 체계적 접근은 바로 예에 근거한다고 하여, 결국 그의 수양론은 심학과 예학을 열어서 조선 후기 심학과 예학의 번성을 가져온 계기가 된 것이다. 공자, 맹자, 주자, 한국에 와서 한훤당, 퇴계, 남명으로 내려오던 심학의 흐름이 한강에 이르러 완성되고, 이는 다시 허목과 장현광으로 각각 심학과 예학의 갈래가 시작된, 조선 유학사에서 하나의 응결점이 바로 한강이다. 이런 점에서 한강은 유교의 수양론적 관점에서 조선 유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Self-cultivation is the essence of life and is one of the best choices a person can make between life and death. The reason lies in the fact that the human world is imperfect and finite. As human beings have mind and body, they suffer from birth-aging-sickness-death and from greed. In Confucianism, this issue is dealt with in terms of Sung-Jung(nature and emotion). Originally, human nature was endowed from heaven which is good and perfect, but since greed blocks nature and causes the pain of happiness-anger-sorrow-pleasure, it is said that the sage's way is to remove emotion and restore nature. Therefore, self-cultivation is a practical tool to go from an imperfect 'self' to a perfect 'self', and it is a realistic action to get out of the imperfect 'human' domain and reach the perfect 'godly' domain. Therefore, through self-cultivation, human beings get out of the real world of pain, unhappiness, and dissatisfaction, and reach a world of pleasure in which they stay in a state of happiness and peace.
Looking at the theory of self-cultivation of Hangang with a basic understanding of such self-cultivation, Hangang, who lived in the mid Joseon period from the 16th to the 17th century, inherited his spiritual enlightenment from Hanhwondang, his maternal great-grandfather, and studied under Toegye and Nammyeong, the two greatest Confucian scholars in Yeongnam region at that time. He aimed at becoming a sage, admired Chu-tzu, and cultivated himself through his whole life in a Confucian way. Specific methods of self-cultivation can be summarized as Gyeong (piety) and Shindok (perseverance). With the spirit of enlightened scholars and practice in daily life as well as academic achievements, Hangang was sufficient to be placed in the ranks of great Confucian scholars in the mid-Joseon period. This dissertation is a study on how Hanhwondang, Toegye, and Nammyung influenced Hangang in terms of self-cultivation; this is a study on the origins of Hangang’s self-cultivation. Influences from Hanhwondang, Toegye, and Nammyung were analyzed separately and verified through the classics.
Hanhwondang is Hangang's great-grandfather on the maternal side. Hangang's family originated in Seoul, but his grandfather with all the family moved to Yeongnam region, and thereafter his family lived in Seongju where his mother originated. In other words, Hangang needed the halo and help of Hanhwondang because he had a rather weak basis in the region due to the fact that he was from Seoul instead of being a Confucian scholar rooted in Yeongnam region. Therefore, in order to explain the theory of self-cultivation of Hangang, the theory of self-cultivation of Hanhwondang cannot be left out. Hanhwondang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scholars of Joseon's Taoism and is called the founder of the Modern Taoism in Korea. He adhered to the standard of living so thoroughly that he was once called an exemplary pupil in elementary learning. Hangang also lived such a life as his great-grandfather, and this dissertation tried to reveal that Hangang's practice of such a life was the influence of Hanhwondang.
Toegye and Nammyung contributed to the prosperity of Confusionism in Yeongnam, but their academic styles, personalities, and characters were very different. Therefore, the self-cultivation of Hangang, taught by the two teachers with different temperaments and academic views, shows the fusion of elements from the two scholars. That is, the theory of self-cultivation by Hangang appeared as a fusion between Toegye's and Nammyung's self-cultivation theories. Toegye is one of the most famous orthodox scholars of Joseon Confucianism. By compar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self-cultivation of Hangang with the essence of Gyeong (piety) in 『Shim Kyung Bal Hwi』 which is Toegye's system of self-cultivation, this study confirmed the influence of Toegye on the practice of Sugi (self-discipline) of Hangang. Nammyung is famous for the practical spirit represented by Gyung-Ui (piety and justice). This is evidenced by the fact that there were many of his disciples among the volunteer army commanders during the Imjin War or the Japanese invasions of Korea. His petition to the king saying that the king is an orphan and that his grandmother is just a widow in a deep palace room makes us feel that his spirit of scholar was true to the principles. Hangang also underwent a social practice process, where he confirmed the practicality of Confucianism through social activities such as civil service life, private school activities, and compiling hyangyak and geography, petitioning to the king, etc. This study revealed that he inherited these characteristics from Nammyung's practical scholarly spirit.
Self-cultivation of Confucianism has the advantage that it is easier for modern people to approach than other religions in that it is self-help by imperfect humans to become more perfect. In reality, however, Confucianism is not playing its role properly in modern society due to the ideological limitations of excluding private interests and overly emphasizing public interests or promotion of virtue and reproval of vice. Modern society is going through a spiritually devastated life due to the widening gap between rich and poor, intensified competition, materialism, hedonism, and confusion of values on the way to industrialization and technological revolutions. How did Anhui manage to live happily even when he had no money, no honor, or no position? The reason is that he reduced his greed. Not living according to greed, but reducing greed is the core of Confucian self-cultivation. How can the Confucian self-cultivation method of reducing greed help modern people? The reason can mainly be discussed in three ways. First, it is because the more you reduce your greed, the happier you will be. Second, (even if you are greedy) you could be happy if your greed is not out of proportion to your situation. Lastly, the Confucian self-cultivation method could be helpful to modern people through Gyeong (piety), which is the core of self-cultivation. By placing the value of self-cultivation on the improvement of individual life and pursuit of happiness, not just on the social or public interest, modern people could maintain a comfortable and happy state. In this regard, I would emphasize that the Confucian self-cultivation method is very effective for modern people.
The ultimate goal of all disciplines is putting it into practice. A theory without practice sounds empty. Once you are determined to become a sage, the process of reaching the goal is important. This is the very theory of self-cultivation, and Hangang emphasized the theory of self-cultivation through systematic acquisition of Gyeong (piety) and Shindok (perseverance) based on the self-cultivation theories of the scholars of the previous generations. It refers to the practical will of Gyeong (piety) that emphasizes the balance between Honoring the Moral Nature and Following the Path of Study, and it is a self-cultivation theory that includes intellectual effort for the practice of Gyeong (piety). And it is said that the systematic approach to cultivating Gyeong (piety) is based on Ritual Propriety, and in the end, his self-cultivation theory opened Simhak (mind studies) and Yehak (ritual propriety studies), which led to the flourishing of the two disciplines in the late Joseon period. The stream of Simhak (mind studies) that came from Confucius, Mencius, and Chu-tzu to Hanhwondang, Toegye, and Nammyeong in Korea reached Hangang to come to its completion; Hangang was the very point of unity in the history of Confucianism in Joseon, from which it was divided into Simhak (mind studies) and Yehak (ritual propriety studies) by Huh Mok and Jang Hyeon-gwang respectively. In this respect, it was confirmed that Hangang occupies a very important position in the history of Confucianism in Joseon from the point of view of Confucian self-cultivation.

목차 (Table of Contents)

• Ⅰ. 서론 1
• 1. 연구 동기와 목적 1
• 2. 연구의 범위와 방법 7
• 3. 논문의 구성 10
• Ⅱ. 한강 수양론의 배경 12
• 1. 한강의 생애와 수양 과정 12
• 1) 초년시절 성인의 길 추구 12
• 2) 중년의 엄격한 자기절제 과정 14
• 3) 저술과 제자 양성의 노년기 활동 17
• 2. 한강의 학문관 23
• 1) 위기지학(爲己之學) 성인의 학문 추구 23
• 2) 하학(下學)과 박학(博學) 중시 28
• 3) 쇄소응대(灑掃應對) 『소학』의 강조 37
• 3. 한강의 심학 체계와 경(敬)에 대한 인식 42
• 1) 『심경발휘』 편찬 경위와 의의 42
• 2) 「경이직내장」에 제시된 경(敬)의 요체 47
• 3) 한강의 경(敬)에 대한 인식과 실천 51
• Ⅲ. 한강 수양론의 형성과정 57
• 1. 한훤당의 도학적 수양론 수용 57
• 1) 한훤당의 도통적 위상 57
• 2) 『소학』의 수양론적 체계 60
• 3) 한훤당 수양론의 요체 66
• 2. 퇴계의 거경궁리 수양론 수용 81
• 1) 퇴계 수양론의 체계 81
• 2) 거경으로서 존양・성찰의 의미 83
• 3) 이(理)의 체현과 실천으로서의 궁리 92
• 3. 남명의 처사(處士)적 수양론 수용 98
• 1) 『학기류편』 편찬 체계와 의의 98
• 2) 경의(敬義)의 의미와 실체 101
• 3) 남명의 선비정신과 상소를 통한 실천 107
• Ⅳ. 한강 수양론의 실천과 전승 113
• 1. 한강 수양론의 수기적(修己的) 실천 113
• 1) 신독(愼獨)의 체화 113
• 2) 존덕성과 도문학의 균형 118
• 3) 존심불구(存心不苟)와 안빈낙도 추구 123
• 2. 한강 수양론의 사회적 실천 132
• 1) 관직을 통한 수양적 삶의 전개 132
• 2) 실천적 사회활동 전개 134
• 3) 전란 대응과 의병 활동 139
• 3. 한강 수양론의 전승 142
• 1) 영남학파의 근기(近畿) 지방 전승 142
• 2) 왕사부동례(王士不同禮)의 개척 145
• 3) 선비정신 계승 및 전승 148
• . 한강 수양론의 현대적 가치 156
• 1. 과욕(寡欲) 156
• 2. 지천명(知天命) 160
• 3. 경(敬) 163
• Ⅵ. 결론 166
• 참고문헌 174
• 국문 초록 184
• Abstract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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