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죽음의례 연구 = (A) Study on the ritual of death in Korea
저자
발행사항
城南 : 韓國學中央硏究院, 2006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韓國學中央硏究院 韓國學大學院 , 宗敎學專攻 , 2006. 2
발행연도
2006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393 판사항(21)
발행국(도시)
경기도
형태사항
viii, 214 p. : 삽도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강돈구
참고문헌 : p.195-211
소장기관
최근 한국의 죽음의례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전통사회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째, 지난 십 여 년 사이에 죽은 자의 시신처리 방식이 매장에서 화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조선조 이후 지난 500여 년 동안 유지되어온 매장 위주의 장례문화가 화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장례장소가 집에서 전문장례식장, 특히 병원장례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의례장소의 이동은 단순한 장소이동을 넘어서 의례변화를 수반하며, 장례가 가족과 친지, 그리고 지역공동체 차원에서 집행되던 관행에서 상업화된 전문장례업체에게 위임 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한국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죽음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정치사회적인 죽음의례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죽음의례는 국가의례를 통해 통치이데올로기 강화와 사회 통합을 위한 수단으로 수행되며, 역으로 사회변동을 위한 저항의례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본 논문은 이처럼 전통방식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현대 한국의 죽음의례를 전통의 그것과 비교 고찰하고, 이를 통해 죽음의례가 지니고 있는 종교적, 정치적, 사회문화적인 함의를 고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본 논문은 다학문적인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죽음의례는 인간의 궁극적 관심사인 사후 문제를 처리한다는 측면에서 ‘종교의례’인 동시에, 사회문화적인 전통과 맥락을 배경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세속의례’에 해당된다. 죽음의례의 이러한 독특성 때문에 죽음의례에 대한 연구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본 논문의 Ⅱ장에서는 유교식 상제례가 한국 죽음의례의 전형적인 모델이 되는 과정을 고찰하였다. 고려조 사회는 화장을 중심으로 무속·불교 방식이 혼합된 죽음의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죽은 자의 위패를 사찰이나 무가의 신당에 안치하였고, 이곳에서 제사를 지냈다. 이러한 죽음의례 유형은 조선조가 성립되면서 유교식으로 수렴하게 되는 데, 유교식의 죽음의례 전환은 당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 죽음관의 변화에 의한 자연스런 과정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국가의 강력한 규제 조치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전통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유교식 죽음의례는 한국종교사를 통해서 볼 때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니며, 조선조 성립 이후 국가의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 16∼17세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것이다.
Ⅲ장에서는 조선조 사회를 겪으면서 형성되었던 유교식 ‘죽음의 경관’(landscapes of death)이 일제시대와 해방, 그리고 1990년대 이후 급변하게 되는 원인을 다루었다. 일제시대는 조선조를 거치면서 형성되었던 유교식 죽음의례가 해체되는 시기이다. 일제는 「묘지 화장장 매장 및 화장 취체 규칙」을 제정하여 공동묘지 제도를 도입하고, 화장을 유도하였으며, 「의례준칙」제정을 통해 조선의 상제례 문화를 인위적으로 변화하려고 하였다. 해방이후 5·16으로 등장한 박정희 정권은 「가정의례준칙」과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조선조, 일제시대처럼 인위적인 관혼상제 변화를 추구하였다. 이렇듯 새롭게 등장한 집권세력은 이전의 정권과 차별성을 보이기 위해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상제례는 항상 변화와 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국가는 사람들의 생활의식을 변화시키는 핵심적인 요인을 상제례의 변화로 여겼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죽음문화는 화장의 증가, 장례장소의 변화, 비정상적으로 죽은 자에 대한 죽음의례 강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화장이 급증한 것은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사회변동과 국가의 지속적인 상장례 문화의 변화 노력, 그리고 죽음에 대한 당대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여 이룩된 결과이다. 여기에 장례의 상업화는 전통 장례문화의 주요한 변화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장례식장 등장은 급격한 사회 변동과 의료기술의 발달, 그리고 객사로 인해 발생되는 객귀에 대한 전통적인 죽음에 대한 태도 변화에서 기인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조선조 사회를 통해 형성되었던 유교식 죽음경관이 1990년대 이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기원은 일제시대부터 시작되었지만,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1990년대이다. 화장을 중심으로 한 납골당이 확산되었고, 이러한 영향으로 문중·가족 묘지들도 가족 납골묘로 대체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국토개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이 분리되어 죽음의 공간이 도시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즉 죽음의 공간과 삶의 공간이 분리되어 삶의 공간은 도시에 죽음의 공간은 도심주변에 배치되고 있다.
Ⅳ장에서는 현대 한국 죽음의례의 구체적인 양상들을 전통의례와 비교분석하고, 죽음의례가 갖고 있는 종교적, 정치적, 사회문화적인 함의들을 고찰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현대 한국 장례는 전통의 모습을 급속하게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시신의 처리는 매장에서 화장으로 급변하고 있으며, 장례장소의 이동은 단순한 장소이동의 차원을 넘어서 의례변화를 수반하게 했다. 지역·집안에 따라 다양했던 장례문화가 획일화 간소화 되고 있고, 장례의 공동체적 성격이 약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장례가 상업화된 공간에서 치러지면서 장례의 전반적인 절차와 이에 필요한 일련이 일들이 장례식장에 위임되어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족들은 죽은 자를 위한 의례 과정에 관심을 갖기보다 문상 오는 사람들을 접대하는 일에 치중하게 되었다. 또한 장례의 상업화는 한국사회의 금기 대상이었던 죽음의 문제를 광고를 통해 공공연하게 등장시켰다.
현대 한국의 죽음의례 양상을 전통의 모습과 비교해 보았을 때,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비정상적인 죽음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종교적, 세속적인 죽음의례가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사실이다. 무속의 죽음관이 반영된 원혼을 위한 죽음의례가 현대 한국 사회에서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의학의 발달과 생활 문화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70세 이상인 상황에서 40∼50대의 죽음은 상대적인 요절에 해당되고, 특히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사고사, 질병에 의해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한을 남기는 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둘째, 비정상적인 죽음을 당한 자에 대한 정치·사회적인 죽음의례가 현대 한국사회에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죽임을 당한 자에 대한 죽음의례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당한 전사자, 순직자들에 대한 기념뿐만 아니라, 한때 국가권력에 의해 반란자, 폭도로 낙인 찍혔던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정치·사회적인 평가가 달라지면서 국가권력 정당화의 기제장치로 이용되고 있다. 이와는 다르게 비정상적인 죽임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죽음의례가
정치의례의 성격을 띠면서 국가권력에 대항하는 저항의례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그리고 5·18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 및 매년 치러지는 추모제 등이 있다. 이들에 대한 죽음의례는 의례의 사회문화적 변동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저항의례에 대한 분석은 지금까지의 의례 연구 대부분이 사회통합이라는 기능적인 측면에 경도되어 왔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의례의 사회변동 기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셋째, 한국 사회는 죽음의례를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김영삼 문민정부, 김대중 국민의 정부, 노무현 참여정부의 등장은 죽음이 정치사회화 되는 과정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전형이다. 문민정부를 시작으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는 문민정부 이전의 정부가 체제에 도전하는 폭도, 반란자의 죽음으로 규정했던 사람들에게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이들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묘지와 추모공원을 조성하였다. 이로 인해 폭도들을 진압한 공로를 인정받았던 사람들, 이 당시 폭도들에 의해 희생되었던 사람들의 죽음이 가치 있는 죽음에서 의미 없는 죽음으로 전락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문제는 동일한 사건에서 발생한 죽은 자에 대한 기억과 평가가 이전의 그것과 달라졌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제주 4·3과 광주 5·18의 추모제는 새로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죽음의례를 둘러싼 갈등은 가족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고에서는 종교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다루었다. 가족 내에서 죽음의례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갈등은 주로 제사문제로 촉발되었으나, 이제는 장례까지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갈등의 원인은 도시화, 산업화, 핵가족화 등 사회변동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 내의 다양한 종교인구 구성비율의 증가와 개인 주의가 확산되면서 신앙의 자유문제는 더 이상 공동체를 위해서 포기할 수 없는 대상으로 자리 잡은 것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넷째, 한국 사회는 장례의 사사화(privatiz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종교는 죽음의례의 형식과 내용을 구성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장법은 종교적인 내세관, 죽음관 등 교의적인 체계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 맥락에서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회의 화장담론에 대한 종교계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1990년대 이후 종교계는 매장이 국토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산림을 훼손하고, 좁은 국토를 가진 나라에서 산 자의 땅도 부족한데 죽은 자의 땅이 산자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회적 담론에 동조하면서 화장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논문은 기독교의 경우 교의적인 해석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측면을 주목하였다. 종교계는 화장의 찬반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보다는 교인들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 사회는 장례의 사사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종교적인 이유와 무관하게 화장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장례 방식은 본인 스스로가 생전에 미리 설계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전통과 종교방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장례 방식을 직접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들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장례로 대표되는 죽음의례는 분명 한 사람의 죽음을 처리하는 사적 영역이지만, 그 사람은 한 사회의 구성원인 까닭에 사회적으로 처리되며,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의 양식과 의식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문화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러한 죽음의례가 변화하고 새롭게 형성되는 데에는 한 개인과 그들 둘러싸고 있는 사회, 그리고 당대 문화들의 상관관계 속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죽음의례는 한국의 사회문화를 읽어내는 코드가 될 수있다고 본다.
This dissertation is to compare to the traditional ritual of death in Korea, the modern ritual of death which reveals different aspects from the traditional ways. And through this, I treat with the religious, political and socio-cultural implications of death ritual. Recently, the ritual of death in Korea shows aspects of the change of funeral way and funeral site and the reinforcement of ritual of abnormal deaths. I studied in this dissertation, the process of Confucious funeral-sacrificial rites' becoming a typical model in Korean death ritual, and then treated the cause and process of swift changes of Confucious landscape of death through Japanese imperialism and liberation period, particularly after 1990s.
I concluded through this kind of discussion as follows.
First, contemporary funeral ritual in Korea loses rapidly the traditional features. Funeral ways changes rapidly from burial to cremation and funeral site moves from home to funeral parlor. This results from combination of continuous efforts of Korean government, rapid social change and conversion of peoples consciousness. Particularly moving of funeral site is beyond the level of simple space movement and caused ritual change. Funeral cultures which were diversified according to regions and lineages reduce to be stereotyped and simplified and the communal features of funeral ritual is diminished. Above all according as funeral ceremony is settled in the commercialized space of funeral parlor, the process of funeral ceremony is entitled to the funeral company. Commercialization of funeral ceremony provided the source of raising discourse of death, putting through advertizement in the front, the issue of death which traditional society have tabooed.
Second, the political and social ritual of death for the abnormally died is reinforced in contemporary Korean society. This kind of death ritual is processed, putting on the characteristics of social change and at the same time social integration. In particular, the death ritual as anti-ritual well represented an aspect as socio-cultural changes of ritual. This kind of study is very significant in overcoming the limit of ritual studies centered so far on functional aspects.
Third, conflicts over ritual of death are occurred in Korean society. The conflicts around death ritual in the public area represents the process of politico-socialization. The politico-socialization of death is realized, in the process of valuable deaths being deteriorated to invaluable one and invaluable deaths being transmitted to valuable one. The conflicts around death ritual also happens in home. The conflicts caused by death ritual in Korean society is touched off at large by the issue of a sacrificial rite, but now inclined to enlarge to funeral ceremony. The source of conflicts is in the social changes such as urbanization, industrialization and nuclearization of family, but in the deep side, it is in that the issue of religious freedom get in the saddle as indispensible for community, brought about by the increase of diverse religious population within family and enlargement of individualism.
Fourth, privatization of funeral rites appears in Korean society. There are many causes in these phenomena. But among the causes, we can find a significant one in the inclination for the field of religion to ascribe the response to whether for or against cremation, to the free choice of individual believers without expressing their clear stances. Thus the increase of cremation have not to do with religious sources in Korean society
Religion is in close relation with death ritual. In particular, funeral way is a method for material realization of doctrinal system such as view of death and that of other world. In this context I researched the response of the field of religion over the change of funeral way from burial to cremation after mid-1990s in Korean society.
In sum, ritual of death stood for by funeral rites is clearly private area which is settling a person's death, but is a cultural action in that it is socially handled because he is a member in a certain society, and it reflects the life modes of contemporary people and their consciousness. Therefore the change and new formation of this kind of death ritual should reduce to be processed in close correlation between a person, society surrounding him and contemporary cultures. Thus the research on the change and formation of death ritual will become a code to interpret Korean socio-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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