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의 설득 수단 연구 : 「고려사」소재 외교 표문을 중심으로 = (A)study on the means to persuasion in Poymun(表文) : focused on a diplomatic Poymun in 『Koryo history(高麗史)』
본고의 목적은 고려사 소재 외교 표문의 설득 수단에 대하여 고찰하는 것이다. 본고에서 표문을 분석의 대상으로 한 것은 설득 수단들이 다른 장르의 텍스트보다 잘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려 시대와 같은 주변의 국제적 관계가 복잡한 시기에서는 설득의 수단들이 보다 잘 나타날 것이다. 이 시기의 표문은 당시 고려와 중국 사이의 정치적 담론이 펼쳐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공간이었으며, 약소국인 고려가 자국의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강대국을 설득하는 데 있어 가장 유용한 정치적 통로였다.
본고에서는 고려가 중국을 상대로 표문을 통하여 사용한 설득 수단을 밝히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첫째, 고려시대 중국에 보낸 표문을 설득이라는 측면에서 유형화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칭찬’, ‘권유’, ‘변호’라는 세 가지 텍스트 종류로 유형화하였다. 이러한 유형화는 이 세 가지 종류의 텍스트에서 주로 사용되는 논거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권유의 텍스트에서는 주로 유용성과 수행 가능성에 관한 논거가 설득을 위해 사용되었다.
둘째, 표문에서 설득에 기여하는 표현 수단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표현 수단으로 ‘수사 의문문’, ‘직유법’, ‘대조법’, ‘환유법’, ‘은유법’ ‘과장법’이 있다. 이러한 표현 수단은 일차적으로 비유적인 효과를 가지지만 이차적으로는 설득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셋째, 표문이 가지는 구조가 설득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살펴보았다. 표문은 다른 설득 텍스트처럼 도입부-전개부-종결부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각각의 구조 속에서 이성적 설득 수단과 아울러 감성적 설득 수단이 높은 비율로 구사된다. 이런 표문의 형식은 정형화된 구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표문의 정형화는 문학에서 형식미를 추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겠지만, 설득의 효율성과도 관련이 있다.
넷째, 표문에 나타난 이성적 설득 수단을 살펴보았다. 이성적 설득 수단에는 논거와 논증 형식을 상정하였다. 논거는 설득을 위하여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생각이나 말이다. 설득이라는 언술행위는 논거로 시작하여 논거로 끝난다고 할 만큼 그 역할이 크다. 이러한 논거를 통하여 표문에서 구사되는 설득의 방식을 도출할 수 있다.
논증 형식으로는 수사적 삼단 논법과 수사적 귀납법이 있다. 전자는 고려가 설득에 실패했을 경우 닥쳐올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다. 아울러 생략된 전제를 수신자로 하여금 스스로 재구성하도록 하여, 암암리에 설득에 공감하도록 하는 효과도 거둔다. 후자는 고려가 내세우는 의견이나 주장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효과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표문에 나타난 감성적 설득 수단을 살펴보았다. 본고에서는 이를 ‘공손 표현’, ‘칭송 표현’, ‘친근감 표현’, ‘동질성 표현’으로 세분화하였다. 이들은 주로 고려가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감성적 호소의 기능을 하였다.
본고는 이상의 방법으로 설득 텍스트라고 할 수 있는 표문의 미시적인 어휘가 가지는 설득 수단을 밝힘과 동시에 넓게는 텍스트 구조 속에서 설득이 구현되는 방식도 밝힐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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