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성역의궤 도설(圖說)의 도법적 특징에 관한 연구 : 도(圖)와 설(設)의 관계를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 of the architectural drawings in Hwaseongseongyeoguigwe Doseol :Focuse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Do and Seol.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2007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 건축학과 , 2007.08 학위수여
발행연도
2007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KDC
610 판사항(4)
발행국(도시)
서울
형태사항
xii, 195 p. : 삽도 ; 26 cm.
소장기관
본 연구는 도(圖)와 설(說)의 관계를 중심으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 도설(圖說)에 수록된 건축그림의 도법적 특징을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건축그림은 회화의 한 영역으로 분류되어 건축적 고찰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건축그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서유럽의 도법과 대비되는 우리나라 건축그림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 오고 있다. 건축 의장, 건축 공간 등을 연구하기 위한 보조적 자료에서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 연구의 대상으로 건축그림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우리나라 건축그림에 관한 기존의 연구는 이론적 고찰에 머무르거나 서유럽의 도법에 기준을 둔 측면이 강했으며, 제대로 된 분류 체계 또한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본 연구 또한 기존의 연구가 가진 한계를 인식하고, 실증적이고 정량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성성역의궤 도설에 수록된 건축그림의 도법적 특징을 밝혀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크게 3개의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화성성역의궤의 구성 및 체제에 관한 연구 둘째, 화성성역의궤 도설의 목적과 기능에 관한 연구 셋째, 화성성역의궤 도설의 구성 및 도법적 특징에 관한 연구가 그것이다. 각각의 소주제에 따른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화성성역의궤 권수(卷首)의 도설(圖說)에 수록된 190점의 방대하고 다양한 건축그림은 기타 영건(營建) 관련 의궤들과 차별되는 화성성역의궤만의 독보적인 위상이다. 1801년에 제작된 화성성역의궤는 원행을묘정리의궤(園行乙卯整理儀軌)와 함께 정리자(整理字)라는 활자를 통해 인쇄된 최초의 의궤이다. 총 10권 9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도설은 권수(券首)에 집중적으로 수록되어 있다.
둘째, 화성성역의궤 도설의 목적과 기능은 화성성역의 과정을 기록함과 동시에 화성의 성곽 건축물을 글과 그림의 체계적인 방식으로 시각화하는데 있다. 동 시대에 같은 대상을 다루고 있는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능행도병(華城陵行圖屛)과 같은 그림들이 행사를 기록하고자 제작된 것에 반해 화성성역의궤의 도설은 그 대상이 건축적 대상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도설에 수록된 그림에는 화성전도와 같이 화성의 자연 지형이 묘사된 그림들도 상당수 포함된다. 남종화(南宗畵)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라는 당대의 시대적 화풍이 건축그림 안에 녹아 있다. 특히 지형이라는 요소는 화원의 주관적인 해석을 통해 건축그림 안에 총체적이고 압축적인 형태로 재현되어 있다.
셋째, 도설에 수록된 성곽 건축그림들은 정확한 수치를 기반으로 그렸다고는 볼 수 없으며, 대상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설명적 다이어그램(Explanatory Diagram)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설 속의 건축그림은 성곽 건축물의 유형에 따라 분류되어 있으며, 다시 외도(外圖)와 내도(內圖), 이도(裏圖)라는 도법으로 구분된다. 건축그림은 설의 기술을 바탕으로 대상의 특징과 형상을 총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대상의 구축 방식, 건축적 특징, 공간 구성 방식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설의 건축그림은 실제 보다 수직적으로 1.3배에서 2.1배정도까지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데, 이는 도설에 수록된 건축그림에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도설의 건축그림이 정확한 비례를 기반으로 그려진 그림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정면부감구도 혹은 사선도법으로 작도되어 있는 건축그림은 다중의 시점이 복합적으로 중첩되어 있으며, 대상의 전후관계를 바탕으로 깊이감을 확보하고 있다. 건축그림의 각 부분은 서유럽의 투시도, 엑소노메트릭 등과 같은 도법과 유사한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부감법의 범주 안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XYZ를 기반으로 하는 직교좌표계가 아닌 거리와 대상의 각도(r, θ)가 중요한 도법이라 할 수 있다.
이도(裏圖)는 화성성역의궤 도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도법으로 사선도법을 바탕으로 하여 정면을 삭제하고 내부공간을 세밀히 묘사한 특징을 보인다. 서유럽의 단면 엑소노메트릭 등의 도법이 요소를 개념적으로 추상화한 반면 이도는 철저히 설의 기술을 바탕으로 하여 구체적으로 재현한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내부 공간을 인식케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절단면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으며 구축을 위해 작도된 그림이 아니기 때문에 표현과 묘사에 있어서 화원의 주관적인 자율성이 보장된다.
기본적으로 도설(圖說)은 건축적 대상을 그림과 글이라는 표현방식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기록하는데 그 제작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도설이라는 체제는 오늘날의 건축도면과 시방서와 같이 서로 상호보완적인 체제이다.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치수와 구축과정, 방법 등의 기록은 설(說)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건축그림은 설의 기록을 시각적으로 부연 설명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즉, 건축그림의 왜곡된 표현과 묘사, 이도라는 새로운 유형의 도법의 등장 등은 객관적인 설의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건축그림의 왜곡이 심할수록 도설에서 설이 가지는 가치와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며, 도설이라는 체제에서 그림과 글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건축그림은 당시의 사상과 문화가 깊게 베여 있는 표상 체계이다. 우리나라 건축그림에 관한 연구는 곧 동아시아의 도법에 대한 이해를 뜻하며, 이는 우리나라 더 나아가서는 동아사이의 건축적 대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본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건축그림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의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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