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大學公議』硏究
1. 조선의 유학자 茶山 丁若鏞(1762-1836)은 실학을 집대성한 업적을 갖고 있다. 그는 사상적인 면에서 선진유가의 本義를 다시 밝혀내기 위한 근본작업으로 六經과 四書에 관한 주석서를 저술하였다. 다산은 經學을 기초학으로 보고 經世學을 응용학으로 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경학의 해석에 있어서는 性理學과 訓詁學의 방법론을 취사 수용하고 있다.
2. 본 논문은 다산이 자신의 경세사상을 실천해나가기 위한 기초작업이라 할 수 있는 경학의 주석 가운데『대학공의』에 드러난 입장을 朱子의『대학』해석과 비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다산은『대학공의』에서 유가의 근본정신인 ‘실천’의 문제를 재검토한다. 이에 따라 ‘실천’이 그가 언급한 仁恕의 一貫과 어떤 연관을 맺고 타당성을 유도하게 되는지를 살펴보았다.
3. 다산은『대학』을 통치자 자제(冑子)를 위한 교육기관으로 보고, 그 근거를『書經』과『周禮』에서 들어 모두 ‘明人倫’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朱子가『禮記』의「王制」편만 참고해 모든 계층이 교육받을 수 있는 것으로『대학』을 해석한 입장을 문헌상의 근거를 들어서 비판하고 있다.
4. 다산은 三綱領 가운데 明德을 孝弟慈의 人倫으로 보고 있으며, 親民은 明德을 실천한 功效로 해석하고 있다. 王陽明의 親民說에 대해서는 천지만물까지 仁을 행한다는 견해에 반대하고『대학』의 원문에 근거하여 그 범위를 인륜에 한정시킨다. 주자가 사리당연의 극치로서 止於至善을 해석한 데 반해 다산은 이를 自修로 해석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心性의 수양을 말하는 것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도리를 다하는 行事의 개념으로 三綱領을 해석한 것이다.
5. 다산은『古本大學』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을 철저하게 실천의 입장에서 심성론의 형이상학을 배제하여 논의하고 있다. 삼강령을 관통하는 것은 孝· 弟· 慈라는 인륜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주자의 대학개정과 이에 따른 원문 순서의 전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서 논의를 전개해가고 있다. 특히 ‘物’의 해석은 ‘事’와 구별하지 않고 언급한 주자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고 意· 心· 身· 家· 國· 天下의 ‘物’과 誠· 正· 修· 齊· 治· 平의 ‘事’를 명확히 구분하여, 格物致知를『대학』의 기초공부라고 인식한 주자의 견해와 해석을 달리한다. 따라서 다산은 ‘誠’을 통한 修身이『대학』의 근본목표임을 밝히고 있다.
6. 다산이 해석한『대학』은 心性에 대한 형이상학적 언급에 앞서 행위의 先行이 전제되어야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변적이고 이론적인 논의와 분석이 인간들 사이의 행위에 앞설 수는 없다. 당시의 조선은 주자학의 연구가 심화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정도를 지나쳐서 주자학 이외의 다른 학문은 용납이 되지 않는 사상적인 폐쇄기였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인 상황에서도 나라를 주도해 가는 계층은 고원한 이론만 일삼는 반면, 민생의 파탄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만 가던 모순의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에 반발하여 다산은 洙泗學을 표방하고 孔子의 권위를 내세워 주자학의 심화가 야기한 폐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유학의 정신은 실천이라는 行事의 개념에 있다. 다시 말해 실천의 사상을 논하기에 앞서 직접 몸을 통해 행동을 실행하는 것이 유가의 근본정신이라는 입장에서 공리공론만 일삼던 당시의 유학에 대한 비판을 전개한 동시에 실제적인 治人 및 牧民의 문제를 經世學으로 직접 연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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