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고츠키 예술심리학의 도덕교육학적 해석 = Vygotsky’s Psychology of Art in Relation to Moral Education
저자
발행사항
청원군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2009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 초등도덕교육전공 , 2009. 8
발행연도
2009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372.832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충청북도
형태사항
iv, 127 p.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 임병덕
참고문헌 : p. 117-124
소장기관
도덕교육이 인간을 도덕적으로 발달된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활동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사실로 인해 도덕교육은 특정하게 정해져 있는 도덕적으로 발달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여 적용하는, 일종의 수단적 성격을 띤 활동으로 취급되어 온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관점은 도덕교육이 도덕성 발달을 추구하는 활동이라는 규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해석한 것으로, 도덕교육의 성격을 이러한 방식으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한가의 여부는 도덕성 발달 과정에서 도덕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 도달하게 되는 도덕적으로 발달된 상태가 어떤 상태를 가리키는지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통해 면밀히 확인될 필요가 있다.
비고츠키의 발달이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등정신기능의 발달에 관한 논의는 도덕성 발달 과정에서의 도덕교육의 역할과 관련하여 중요한 시사를 제공한다. 비고츠키가 말하는 고등정신기능은 인간과 동물에게서 공히 발견되는 초등정신기능과 차별화되는 인간 고유의 정신기능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마음이라고 부르는 인간 고유의 심리 작용을 총칭하는 것인 만큼, 도덕성이라는 용어로 표현되는 인간 고유의 성품을 심리학적 용어로 표현한 것에 다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고등정신기능의 발달에 관한 비고츠키의 견해를 간단히 요약하면, 아동의 고등정신기능의 발달은 임의로 도입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교사와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간 국면의 정신기능을 아동 자신의 내부에 형성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만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아동은 교사의 언어적 자극을 접함으로써 일체의 모든 것을 아무런 구분이 없는 형태로 한꺼번에 압축하고 있는 무의식의 한 측면을 의식 수준에 일깨우게 되고, 이렇게 일깨워진 정신기능을 의식 가능한 형태로 구체화함으로써 의식 수준의 마음을 더욱 폭넓고 깊이있게 확장해 가게 된다. 이 견해에 따를 때, 도덕교육의 핵심은 다양한 방법의 모색과 적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아동이 언어를 매개로 하여 상호작용하는 과정 그 자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도덕교육은 그것이 아니고서는 도덕성 발달이 이루어질 수 없는, 도덕성 발달을 성립시키는 필수 조건으로 규정된다. 또한 도덕성 발달이 무의식의 한 측면이 의식 수준에 일깨워진 것을 가리키는 만큼, 도덕교육의 목적으로서의 도덕적으로 발달된 상태의 의미는 미리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도덕교육의 실천을 통해 확립되어 가는 것으로 된다.
그러나 비고츠키의 발달이론은 의식 수준에서 제공되는 교사의 언어적 자극이 어떻게 무의식의 수준에 영향을 미쳐 아동을 이전보다 발달된 상태로 이끌게 되는지, 그리고 발달된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의 문제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덕성 발달 과정과 도덕교육의 역할을 설명하는 데에 한계를 드러낸다. 본 연구에서 비고츠키의 예술심리학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고츠키의 예술심리학의 주요 개념인 심미적 정서와 그 심미적 정서를 발생시키는 활동으로서의 예술의 특징이 바로 이 문제를 해명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는 데에 있다. 비고츠키의 예술심리학에 따르면, 예술작품은 자연 상태의 재료를 사회에 그 기원을 둔 형식으로 표현함으로써 그것을 접하는 개인의 내부에 대립되는 정서들을 동시에 발생시킨다. 이 대립되는 정서들은 모순과 갈등의 과정을 거쳐 이전에 의식 수준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태의 정서로 변모되는데, 이 새로운 상태의 정서가 바로 심미적 정서이다. 심미적 정서는 무의식의 한 측면이 의식 수준에 일깨워진 상태의 정서로, 그 자체로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이상적 상태의 정서라고 말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같은 심미적 정서의 발생이 흔히 예술작품으로 분류되는 그것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언어로 대표되는 심리적 도구로서의 기호는 모두 자연 상태의 재료를 그 각각에 해당하는 독특한 형식―사회역사적 활동에 의해 형성된 형식―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이 각각의 기호들을 통해 인간은 다양한 측면에서 심미적 정서를 경험하게 되며, 이 심미적 정서를 상상과 현실적 사고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의식에 구체화시킴으로써 총체로서의 마음을 이전보다 더욱 폭넓고 깊이있게 확장해 가게 된다.
그러나 기호에 심미적 정서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이 곧 그 기호가 심미적 정서의 발생을 보장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동의 경우에는 고등정신기능이 초보적 수준에 있다는 점 때문에 기호를 통하여 심미적 정서를 경험하는 데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교사에 의해 구현되는 언어가 여타의 기호들과 달리 성인과 아동에게서 공히 심미적 정서를 발생시키는 것은, 언어가 다양한 영역과 다양한 수준의 정서를 포괄하는, 여타의 기호의 기본이 되는 심리적 도구라는 점과 그 ‘단어감각’이 맥락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교사는 하나의 언어를 다양한 맥락에서 구현함으로써 그것을 접하는 상대방에게서 그 언어를 통해 익숙하게 경험해 왔던 정서와 그렇지 않은 정서를 동시에 발생시키고, 그것을 접한 당사자는 교사의 언어에 의해 발생된 대립되는 정서들의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심미적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고등정신기능을 어느 정도 획득한 상태에 있는 교사는 각각의 기호 특유의 정서를 아동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새롭게 구현해내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아동의 마음을 그야말로 다양한 측면에서 폭넓고 깊이있게 확장시키게 된다.
이상의 논의에 비추어 보았을 때, 도덕교육은 심미적 정서의 발생을 추구하는 활동, 보다 구체적으로, 기호에 바탕을 둔 교사의 언어를 통해 아동의 내부에 심미적 정서를 발생시킴으로써 아동의 마음을 이전보다 더욱 발달시키는, 그리고 아동으로 하여금 그 마음의 발달을 끊임없이 추구하도록 하는 활동으로 규정된다. 바로 이 점에서 도덕교육은 그 어떤 활동보다도 ‘성체변화’라는 예술의 본질을 가장 충실히 구현하는 예술적 활동으로 일컬어질 수 있다. 이 성체변화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교사의 언어에 의해 주도되는 만큼, 교사는 다양한 방법의 모색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교사 자신이 심미적 정서를 경험하는, 그리하여 아동과의 언어적 상호작용 과정에서 자신의 그 경험을 아동과 함께 나누는 일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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