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영 시조의 변모 양상 연구
본 연구는 송선영 시인의 시세계를 초기, 중기, 후기로 구분하여, 주제의식의 변모 양상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두었다. 송선영은 1959년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이후 다양한 창작활동과 형식실험으로 현대시조의 발전에 이바지 하였다. 그는 고답적 시조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언어감각으로 시대정신과 민족의식을 형상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연구는 시조전문지에 국한된 시인 연구나 시대사를 구분하는데 단평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글은 오랜 창작 기간과 방대한 작품 양에도 불구하고 그이 시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의 작품을 포괄적으로 접근하여 그의 시세계를 조망하려고 한다.
그는 1979년 시조집 『겨울 備忘錄』발간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총 7권의 시집을 간행했다. 본고에서는 이 시조집을 바탕으로 그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시세계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먼저, 송선영의 초기 시조 작품에 나타난 민족의식과 분단문제 살펴보았다. 첫 시조집 『겨울 備忘錄』에서 「화랑소고」, 「하늘눈」 연작을 통해 역사적 소재를 시조의 형식에 접목시켜 오늘의 시각으로 새롭게 담아냈다. 이는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진 화랑의 정신과 북방의 영토를 개척했던 고구려인들의 피와 땀을 상기시켰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오늘의 현실 속에서 재조명 되었다.
또한 작품「休戰線」, 「雪夜」 등은 민족이 처한 분단의 문제를 깊이 있게 노래했다. 어린 시절 겪은 6․25 동란은 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냈고, 그 아물지 않는 상처는 시조의 형식 속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전쟁의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의 정신을 시조로 풀어낸 이 사례는 1960년대 시조시인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다음 장에서는 그의 시세계가 1960년대 4․19혁명을 통해 민중의 곁으로 다가가고, 이 시적 흐름이 시대와 서정의 조화로 확장되고 있음을 고찰해 보았다. 시조집『두 번째 겨울』에서 보여준 민중들과 함께 하려는 시정신은, 시조집 『어느 목비명』의 「노지의 불빛」으로 관류했다. 1980년 오월 광주의 참상을 시조로 형상화한 시조는 작가의 현실 참여의 정신을 리얼하게 보여준 사례로 보인다.
또한 시조집 『활터에서』와 『휘파람새에 관하여』에서는 민주화를 외친 역사의 현장에서 산화한 젊은 넋들의 꿈을 담아냈다. 그 의미들을 통해 그는 시조가 현실과 역사로부터 단절된 양식이 아닌 시대와 소통하는 열린 양식이라는 인식의 새로움을 보여주었다.
끝으로, 민중과 함께 하려는 시대의식이 자연과의 소통으로 인해 자기 성찰적 계기를 갖게 되는, 2000년대 이후의 변화된 시 양상을 고찰하였다. 시조집 『꿈꾸는 숫돌』과 『院村里의 눈』에서 드러난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은 내면을 돌아보는 것과 같은 일이다. ‘바다 이미지’와 고향 ‘원촌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 속에서 그는 상처뿐인 유년과 섬 생활을 들춰보면서 그의 시세계가 ‘깨달음’을 향해 뻗어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남도의 토속어로 정형의 미학을 구축한 송선영은 시대적 아픔을 역사적 의미로 확장했으며, 현실인식의 시각으로 리얼리즘의 시정신을 펼쳐 보였다. 이러한 시정신은 오늘날 시조시인들에게 현실을 내면과 결속시키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으로는 송선영의 시세계를 총체적으로 짚어보고, 개별 작품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제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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