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생애사 연구 : 사회복지 이론과 실천의 비판적 확장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중앙대학교 대학원, 2010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중앙대학교 대학원 , 사회복지학과 사회사업 전공 , 2010. 8
발행연도
2010
작성언어
한국어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Lesbian life history
형태사항
226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김교성, 이나영
참고문헌 수록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본 논문의 목적은 그동안 비가시화 되어왔던 레즈비언의 생애경험을 조명함으로써, 사회복지(학)에서의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론적 논의의 장을 제안하는 동시에 비판적으로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페미니즘 이론과 페미니스트 인식론에 근거한 질적 연구로서, ‘레즈비언 정체성’과 ‘레즈비언 삶’에 관한 의미들을 이들이 직접 들려주는 구술 생애사를 통해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본 논문의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사회에서 ‘레즈비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스스로를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는 개인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둘째, ‘레즈비언’이라는 특정한 호명방식이 한 개인의 고유한 삶의 궤적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가? 이 호명방식이 한 개인의 생애사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주체를 정체화하는 또 다른 명명체계들과 어떻게 서로 경합하고 타협하면서 주체를 (재)구성하는가?
본 연구는 페미니스트 인식론을 토대로 레즈비언 생애사 연구를 위한 방법론을 구축하였다. 본 연구자는 페미니스트 인식론에 근거한 질적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다음 5가지의 주요 원칙들을 수립하고 연구과정에 적용하였다. 첫째, 타자인 여성의 입장으로부터 사고를 출발시키기, 둘째, “강한 객관성”을 위한 “발견의 맥락”을 드러내기, 셋째, 주체로서의 연구참여자, 타자로서의 연구자, 넷째, 지식의 주체들과 공동작업하기, 다섯째, 개인적인 것을 정치화하기 등이다.
본 연구는 2009년 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5개월 동안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한 연구참여자 5명과 생애사 인터뷰를 진행하여 현장텍스트를 구성하였으며, 텍스트 분석을 통하여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별로 구술된 생애사를 재구성하고, 생애사 전체에서 나타난 핵심적인 주제들을 분석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연구텍스트를 작성하였다. 전체적인 레즈비언 생애사로부터 아래와 같이 총 7가지의 핵심적인 주제가 의미있는 결과(finding)로서 분석되었다.
첫째, 구술자들의 섹슈얼리티는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었다. 이 때 ‘몸’은 역사적으로 의미부여된 섹슈얼리티를 체현하는 ‘규율의 장소’인 동시에 사회의 전형적인 젠더규범과, 젠더와 섹슈얼리티와의 연계성으로부터 탈주를 보여주는 저항적인 몸이기도 했다. 구술자들은 생애사를 통해 섹슈얼리티가 고정적이지 않고 끊임없이 변동되고 경합되면서 구성되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성적 소수자’, ‘동성애자’와 ‘레즈비언’의 명명(naming)이 타고난 고정적인 본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부착된 의미에 대한 해석이며, 역사적으로 구성되어온 일종의 고안(발명)된 것이라는 이해는 ‘타자’에 관한 초점을 바로 ‘타자화’에 관한 초점으로 이동시키는 인식론적 전환점이 되었다.
둘째, 레즈비언 정체성 또한 본질적이고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협상되고 구성되는 것이었다. 구술자들에게 레즈비언 정체성은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으로서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각성과 여성과 동일시하고 여성과의 관계에 몰두하는 물적인 삶과 경험들, 그리고 운동의 역사안에서 사회구조적인 모순을 타개하기 위해 협상되고 채택되는 ‘정치학’을 의미했다. 이러한 레즈비언 정체성은 ‘낙인’이 아니라, 주체로서 자신을 정의하고 적극적인 삶을 구성해가는 방식들 중의 하나였다.
셋째, 복합적인 억압의 축들이 구술자들의 삶에서 교차하고 상호 연결되면서 주체를 사회문화적인 맥락안에서 역동적으로 위치지었다. 불평등과 차별을 만들고 유지하는 권력의 매트릭스의 생성된 젠더, 계급, 학력, 연령 등이 구술자의 삶에서 교차하고 상호연결되면서 유동적으로 점해지는 위치(position)에 따라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삶의 경험의 결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따라서 다양한 정체성들로 구성되고 사회적 맥락에서 가변적으로 이동하게 되는 ‘위치성’으로서의 주체 구성은 레즈비언 정체성이 “정체성 다발속의 한 가닥 실”이라는 점을 보여주면서 한 개인을 전적으로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온 ‘성적 소수자’, ‘동성애자’, ‘레즈비언’의 정체성들이 실은, 특정한 성적 행위가 어떤 사람들의 부류로 종별화된 ‘과잉 의미화된’ 정체성이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넷째, 강제적 이성애를 유지시키는 제도적인 기제인 결혼은 구술자들의 삶에서 가장 억압적인 사회적 구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술자들은 결혼에 대한 강요와 더불어 남성중심사회의 남성 특권에 무임승차하는 이성애 여성으로 통과(passing)하고자 하는 유혹에 함께 저항해야 하는 이중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었다.
다섯째, 구술자들의 생애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의미부여 되는 것은 ‘레즈비언 관계’였는데, 그 이유는 이 관계가 여성에 대한 섹슈얼리티를 각성하게 하고 성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게 하면서 삶을 극적으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떠한 법적, 제도, 규범적 틀에 없는 사회적 현실에서 두 사람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에 의해서 유지될 수 밖에 없는 레즈비언의 관계가 ‘순수한 관계’의 전형이 되는 것은 ‘강제적인 이성애제도’가 반사된 ‘거울 이미지’에 다르지 않다.
여섯째, 구술자들은 자신에게 내면화된 호모포비아와 타인으로부터의 직접적인 호모포비아, 그리고 집합적으로 사회가 드러내는 호모포비아를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었다. 호모포비아는 구술자들이 자각하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대한 요인으로서, 커밍아웃을 망설이게 하고 아웃팅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통과(passing) 전략과 드러내지 않기(closet)의 삶을 선택하도록 이끌었다.
일곱째, 구술자들은 물적 삶의 경험에 의해서 성취되는 입장(standpoint)과 위치성(positionality)으로부터 배제와 차별, 억압의 사회적 현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크고 작은 노력들을 자신의 일상에서 실천하면서 삶을 주체적으로 탄력적으로 살아내고 있었다. 이는 그동안 사회복지(학)에서 ‘성적 소수자’를 정의해왔던 방식과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병리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나 위험행동을 일삼는 고위험군의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살아가는 행위자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에 교차되고 있는 사회구조적인 모순과 권력관계를 인식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능동적인 주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구술 생애사를 통해 사회복지(학)에서 가시화되지 않았던 레즈비언의 삶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면서 ‘성적 소수자’에 관해서 어떻게 논의할 것인가를 질문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그 논의의 방식이 ‘타자’에 관한 관찰이 아니라 ‘타자화’에 관한 성찰이어야 하며, 성적 소수자의 이슈가 ‘성적 지향’이 아닌 ‘섹슈얼리티’에 관한 것으로 재구성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이 때 섹슈얼리티는 변별적 변수가 아니라 불평등과 차별을 생산하고 유지시키는 권력의 매트릭스 안에서 구성되는 것으로, 성별(gender), 계급, 인종, 민족, 나이 등과 함께 우리 사회를 조직하는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이다. “동일자로서의 타자”임에 주목하여 연구과정 동안 타자성을 각성하고 성찰하고자 한 이론적이고 인식론적 노력은 레즈비언을 ‘위한’ 사회복지실천의 모색이아니라, 함께 연루되어가는 ‘새로운’ 사회복지실천의 모색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으며, 그 구체적인 전망은 바로 섹스와 젠더, 섹슈얼리티의 이슈를 포괄하는 ‘페미니스트 사회복지실천’이었다. 본 연구의 주요한 함의는 사회적으로 가장 주변화된, 레즈비언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 사회복지(학)의 이론적, 인식론적 비판적 대안을 요청하는 동시에 실천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는 점이며, 본 연구를 통해 생산된 레즈비언과 레즈비언의 생애에 대한 ‘앎’이 사회복지(학)의 이론과 실천의 비판적 확장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The main purpose of this dissertation is to critically (re)construct and expand theoretical discussion on lesbian, ‘sexual minority’ in social welfare, drawing on in-depth interviewing lesbians on their life experiences which have not been illuminated in the past. In particular, utilizing lesbian oral life histories, this study is informed by feminist theories and epistemology to investigate specific meanings for lesbian identities and their lives through their own voices.
This dissertation is motivated by two important research questions: first, how lesbian identity is constructed during her life in a specific social and cultural context, and what it means for herself; and second, how lesbian identity coupled with other identities affects one’s unique life trajectory. For the study, five individuals who identify themselves as lesbians participated in in-depth interviews during five months from January to May, 2010. By using the Text Analysis method, this research consists of two parts: the individual life history followed by the analysis of meaningful themes. From their oral life histories, this study found seven important themes which are presented as follows:
First, sexuality is ‘socially constructed.’ The ‘body’ means not only a ‘place of discipline’ to embody the historically constructed sexuality in the society, but also a ‘sphere for resistance’ to escape both from conventional gender norm and from connectivity between gender and sexuality. Second, lesbian identity is not ‘to be born with’. In other words, their identities have never been intrinsic, but persistently negotiated and constructed. Lesbian identity is an awakening on sexuality as being a woman who loves a woman, and her material life itself interconnected with a relationship with other women. And, it also means the continuously negotiated and contextually adopted ‘politics’ in order to break through systematically varied contradictions in our society. Third, multiple oppressive axes such as class, gender, and sexuality are intersected to dynamically situate the lesbian subject at a specific social and cultural context. Forth, for lesbians, marriage as an oppressive and restrictive institution maintains compulsory heterosexuality. Fifth, the most meaningful throughout their lives is lesbian relationship. But, since there is no legal, institutional, and normative frames regarding the relationship in contemporary South Korea, the current view on the lesbian relationship as typical ‘pure relationship’ is merely a mirror image of compulsory heterosexuality. Sixth, lesbians have been experiencing various individual and collective oppressions including individual homophobic expressions and practices as well as institutionalized homophobia, while suffering from their own internalized form of homophobia. Lastly, in spite of exclusive, discriminative, and oppressive social realities, lesbians as active agents take initiatives to change the social structure by recognizing their positionality and constituting their own standpoint to overcome various oppressions and to enhance lesbian status quo in our society.
As such, this dissertation tried to suggest that both theory and practice in social welfare significantly deal with the issues of ‘sexual minorities’ and their life experiences which have been rarely examined and valued. In conclusion, this dissertation seeks to provide an insight that theories and researches on lesbians must be about ‘otherization’, not on ‘others,’ and to emphasize that important issues on ‘sexual minority’ are associated with ‘sexuality,’ not with ‘sexual orientation.’ In fact, sexuality which is constructed in the complex matrix of dominations to producing and maintaining inequalities and discriminations is not merely a distinctive variable, but one of the important organizational principles such as gender, class, race, age, and nationality.
This dissertation will shed lights on alternative ‘knowledge’ on lesbians and their lives in social welfare, which leads to significant contribution to its critical expansion in theory and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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