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韓帝國期 鎭衛隊 증설과 軍部豫算 운영
1896년 개화파 정부는 구식군대의 혁파 이후 지방에 남아있는 병졸들을 지방대라는 이름으로 임시 편성하였다. 그들은 지방대의 편성을 통하여 군비를 확충하려 했다기보다는 구식군인들의 집단소요나 병영이탈을 방지하려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대의 편성은 단순한 소요억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통일된 편제하에 전투력을 유지․보존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편되어갔다. 그러나 지방대 설치는 계획에 머무는 것이었고, 실제적인 지방 병력 육성은 즉시 이루어지지 않았다.
1900년에 들어 의화단 사건의 여파로 대한제국의 대외상황이 악화되면서 중앙군을 위주로 한 대한제국의 군비강화 정책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화적과 청비의 소탕을 위하여 지방군의 육성이 시급해졌고, 이에 고종은 본격적으로 진위대를 증설하기 시작한다. 이때에 오면 지방군의 편제가 중앙군과 동일하게 편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진위대의 증설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실제 병력의 배치도 계획된 편제와 차이가 있었다. 병력의 배치를 살펴보면, 準中央軍이었던 평양진위연대가 정원대로 배치되어 3,000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북방국경지대를 담당하고 있었던 제5연대와 제6연대에도 각각 2,400명과 1,600명의 병력이 배치되었다. 반면 중부지방을 담당하고 있던 제1․2연대는 실제병력이 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200명과 1,400명이 배치되었고, 경상도 지역을 담당하고 있었던 제3연대는 그보다 더 적은 1,000명의 병력이 배치되었다. 위와 같은 병력배치상황으로 볼 때, 진위대의 증설을 통해 고종의 의도한 바는 수도방어가 1순위였고, 그 다음은 북쪽국경의 방어이며, 삼남지방의 화적진압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었다. 기존연구에서는 진위대가 내란진압을 위한 군대였다고 평가하였지만, 병력배치상황을 통해 볼 때 진위대는 내란진압만을 위한 군대는 아니었다.
한편, 군부예산은 갑오개혁으로 예산안이 편성되기 시작한 이래 꾸준히 증가해 왔다. 친위대와 시위대는 수도 한성을 방위하는 중앙군이면서 대한제국 군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였기에 꾸준히 높은 비율로 예산이 책정되어 왔다. 반면, 지방대와 진위대의 경우는 1900년을 기점으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지방대의 예산은 1900년을 끝으로 더 이상 편성되지 않는다. 반대로, 지방대로부터 지방수비의 임무를 넘겨받은 진위대는 그 예산이 1901년부터 급격히 증가한다. 1899년과 1900년에는 겨우 5%가량의 비중이었으나 1901에서 1903년에는 각각 44.71%, 44.54%, 42.55%로 비중이 현격하게 증가하였고, 1901년의 경우 액수도 전년 대비 18배 이상 증가하였다. 앞서 살펴본 국내외의 위기상황에 대비한 진위대의 증설이 1901년 이후 군부예산의 증가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시위대와 친위대 그리고 의주진위대의 경우, 급증한 군부예산의 대부분은 병사들의 봉급과 피복비 그리고 식비로 사용되었다. 반면 무기구입비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예산안에 정규적으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무기구입은 상황이 허락하는 하에서 그 때 그 때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군부예산의 지출은 무기의 구입이나 훈련 등을 통한 전투력의 향상이 아닌 병력의 유지를 위한 부분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갑오개혁 이후 조세행정의 방향은 지방재정을 해체하고 중앙에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귀결되었고, 그 중심에는 탁지부로의 재정일원화가 있었다. 그러나 지방에서의 제도개혁은 지방관이나 吏胥들의 반발로 여전히 지지부진하였고, 결국 조세수취의 권한이 다시 지방관과 이서층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이에 고종은 탁지부를 대신하여 내장원을 조세행정 전면에 내세우면서 지방관이 아닌 내장원 관리를 통하여 조세를 징수하려고 하였지만, 지방에서의 조세 상납은 여전히 불안정하였고, 재정상태도 호전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대한 군부예산의 지출은 재정일원화와는 반대로 갑오개혁 이전 여러 軍營과 같이 주변 각 郡에서 군부대에 경비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여기에 지방 각 郡의 군사비 납부기피로 移劃이 증가하면서 조세행정의 혼란이 발생하였고, 비대해진 지출로 재정운영의 탄력성도 떨어져 물가상승과 같은 외부요인에 유연하게 대응하기도 힘들었다.
위와 같이 1901년 이후 군부로 예산이 집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고종은 어느 정도 대내외 상황이 정리된 1902년에 이르러서는 국위선양과 황제 자신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한 稱慶禮式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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