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로티의 신실용주의적 실천철학 : 자율성과 연대성을 중심으로 = Richard Rorty’s Neo-Pragmatical Practical Philosophy
이 논문은 리처드 로티의 실천철학적 견해를 ‘자율성과 연대성’이라는 두 개념을 중심으로 고찰하고, 이론적으로 두 개념의 구별적 접근이 통합적 접근보다 더 선호될 수 있다는 로티적 결론을 옹호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 4단계의 논의 과정을 거친다.
먼저, 2장에서는 이 논문의 핵심 쟁점이자 로티의 실천철학적 물음, ‘나의 문제와 타인의 관계문제를 서로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물음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한다. 다만 이 질문을 곧바로 제기하기보다는 그에 앞서 그의 메타‐철학적 관점과 방법을 개괄한다. 한 철학자의 실천철학적 관심은 그에 앞서 자신의 이론적 관점과 방법에 근거해서 전개될 수밖에 없고, 로티조차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철학적 관점에 대해서는 ‘신실용주의’로 묶어서 세 갈래의 ‘반‐주의’인 ‘반본질주의, 반토대주의, 반표상주의’를 세부적으로 고찰한다. 또한 메타철학적 방법에 대해서는 ‘문예비평’으로 묶어서 ‘언어적 전환’과 ‘재서술’이라는 특징을 세부적으로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실천철학적 쟁점에 대해서는 지식인의 사적 관심과 공적 책임의 관계문제를 자율성과 연대성이라는 두 갈래 구별된 관심의 문제로 전환해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로티적 쟁점을 고찰한다.
3장에서는 로티의 신실용주의적 실천철학의 세부쟁점들 중 하나인 ‘자율성’에 대해서 구체화한다. 로티에게서 자율성의 문제는인 근대의 칸트와 대비해서 부각될 수 있다. 필자는 칸트가 근대적 인간의 도덕적 자율성을 고찰했다면, 로티는 현대적 인간의 언어적 자율성을 고찰한다고 본다. 이런 로티의 자율성 문제는 전승된 언어로부터 자신만의 언어를 창안하고자 하는 아이러니스트의 자아‐창안의 문제로 이해된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러니스트’라는 지식인‐상에 대한 로티적 재서술들을 세부적으로 고찰하고, 그 결과 ‘아이러니스트의 자율성’을 보편적 자아‐상을 추구하고 이론화하려는 형이상학적 욕망에 대한 거부와 자아의 우연성과 유한성에 대한 긍정이라는 로티적 귀결에 이를 수 있다.
4장에서는 또 다른 세부쟁점인 ‘연대성’에 대해서 구체화하려고 한다. 로티에게서 연대성의 문제는 추상적 공동체의 연대성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해야 한다는 이론적 문제가 아니라, 근대의 산물인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제도들과 실천관행들을 개선함으로써 자유주의적 연대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실천적 문제로 제안되는 것이다. 그 사례로 로티는 자유주의 사회에 대한 상반되는 두 진영인 푸코와 하버마스의 입장을 재서술함으로써, 푸코의 입장을 연대성보다는 자율성에 더 적합한 담론으로 평가하고, 동시에 하버마스의 입장을 연대성을 추구하지만 자유주의 사회를 이론적으로 정당화하려는 무익한 시도라고 평가한다. 예컨대, 로티는 자유주의 사회의 ‘연대성’을 인간의 공통적 본성을 발견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굴욕의 잔인한 현실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함으로써 ‘우리‐지향’이라는 연대 의식으로 창출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는 로티의 이런 비판적 결론을 ‘자유주의자의 연대성’으로 생각하고, 특히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제도들과 실천관행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실천적 대안들을 제안하는 일이라고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4장까지 전개한 로티의 실천철학적 견해에 대한 몇몇 비판적 견해를 검토해본다. 비판의 초점은 그의 ‘사적‐공적 구분이 가능한가?’와 ‘그 구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유용한가?’라는 두 갈래의 의문에 맞춰진다. 나는 그 의문을 두 가지 근거에서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전자의 의문에 대해서 로티는 인간의 삶을 사적‐공적이라고 하는 존재론적 범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론적 효용으로 구별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아‐창안의 욕망과 타자에 대한 연대성의 필요라는 긴장이 엄연히 상존하기 때문에 그 긴장을 통합해서보다는 구별해서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적‐공적 구별은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두 갈래로 나누어서 대응할 수 있다. 아이러니스트의 사적 관심이 공동체의 연대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가 아이러니스트만의 위험성이 아니라 형이상학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이고, 그 위험성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아이러니스트의 관심을 사적인 것에만 한정하도록 우리의 담론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보편적 합리성을 포기함으로써 문화상대주의나 심지어 문화제국주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로티가 자유주의 공동체조차도 보편적이거나 필연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근대 계몽주의 기획의 역사적 산물로서 우연적일 수밖에 없음을 주목하고, 따라서 자유주의 사회의 보편성에 대한 이론적 정당화 작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자유주의 사회의 제도들과 실천관행들의 문제점을 세부적으로 살피고 개선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재반론할 수 있다. 또한 저마다 속한 자신의 사회ㆍ문화적 한계를 인정하고 긍정하는 자문화중심주의적 관점을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면서 그것으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지만, 그 자문화중심주의적 ‘우리‐지향’을 타자와 타문화가 ‘우리’와 연대할 수 있도록 ‘우리‐지향’을 확장하고 넓히는 구체적 실천에 동참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This dissertation examines Richard Rorty’s practical philosophy in terms of its two key concepts, ‘autonomy and solidarity’, and eventually attempts to defend his thesis that theoretical separation of the two concepts be heuristically preferable to putting them together. How this is so will be shown through the following four phases.
Chapter 2 first asks with Rorty, ‘How can we form harmonious relationship between self and others?’ The answer to this question requires a discussion of Rortian meta‐philosophical perspectives and methods. Because most philosophers formulate their practical philosophical interests on the basis of their theoretical perspectives and methods, and Rorty is no exception. In terms of his meta‐philosophical perspectives, I analyze his three ‘anti‐isms’: anti‐essentialism, anti‐foundationalism, anti‐representationalism. Next, As to his meta‐philosophical methods, I would make sense out of ‘literary criticism,’ explicating such ideas as ‘linguistic turn’ and ‘redescription’. Lastly, in regard to his practical philosophical issues, this study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private interests and public responsibilities of intellectuals, assessing his argument that these two need respective approaches as separate problems of autonomy and solidarity.
Chapter 3 tries to make ‘autonomy’ concrete in comparison to Kant’s conception. While for Kant it is a modern version of moral autonomy, Rorty conceptualizes it into a post‐modern linguistic version. Turing away from the traditional view of language, Rorty moves toward self‐creational language of ironist that helps to invent one’s own language. This study portrays what kind of intellectuals come out of this language of self-creation, and explains why they would be ironists with all their contingencies and finiteness.
Chapter 4 accounts solidarity, which he takes not as a theoretical notion that legitimates the togetherness of an abstract community, but as an issue of neo‐pragmatical practical philosophy. In so doing, he attempts to invent concretely liberal solidarity by improving liberal democratic institutions and practices, built upon the Enlightenment. Given this project, Rorty thinks Foucault’s discourse better suited to a discussion of autonomy than that of solidarity, meanwhile Harbermas’ discourse is thought to be a futile attempt to justify liberal democratic societies theoretically, though what he really wants is to form solidarity in actual society. It is Rorty’s argument that the solidarity of liberal society not be delineated by finding out a common human nature, but be created by describing in detail to the members of society the cruel reality of pains and humiliations. This dissertation claims that Rorty’s proposal is a better practical alternative for the solidarity, improving liberal society’s institutions and practices effectively.
Finally, in the Chapter 5, I examine some notable criticisms against Rorty’s discourse. They center around these two questions: how is private‐public distinction possible? and how useful is that distinction, even if possible? To the first question, Rorty answers, the distinction is to be understood not ontologically, but in terms of its practical utility. Given the persisting tension between the desires for self‐creation and the needs of solidarity, it makes better sense to distinguish and deal with them separately, instead of putting them together. As to the next criticism that accuses the distinction of possible adverse effects, Rorty can give us two answers. To the concerns that the ironist’s private interests would hurt community’s solidarity, Rorty responds, we may have the same concern as to metaphysician as well. And to reduce such danger, ironists should practice their art within the private realm with every caution not to get into the public realm. About the worries of the cultural relativism by abandonment of universal rationality, Rorty notes that even the liberal community is not universal or inevitable, but rather historically contingent. Thus what we have to do is not to justify a liberal society in the universalist way, but to offer solid alternatives in order to check and improve the real problems of our society. In addition, it is even more important for us not to deny our own ethnocentric elements, and to acknowledge and affirm our socialㆍcultural limitations. Only on the basis of this honest and sincere acknowledgment can we actually relay to others our hope and will to get together with them. Out of this effort we can give our ethnocentrism a broader perspective. Out of this effort comes out solidarity with other societies and cul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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