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정(新家庭) 교육에서의 아버지 연구 : 1920~30년대 신문ㆍ잡지를 중심으로
저자
발행사항
서울 :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2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2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서울
형태사항
ii, 79 p.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한용진
참고문헌: p. 73-79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1920~30년대 도시 신중간계층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신가정교육에서의 아버지를 연구함으로서 현대 가정 내 교육의 역할이 어머니에게 집중되어 있는 현상의 원인을 역사적으로 규명하고, 현대 가정교육에서 부재한 아버지의 위치를 점검하고자 했던 본고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을사늑약 이후 계몽지식인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전개된 가정교육론은 국가의 국민을 양성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였다. 가정교육은 학교교육의 기초‧사회교육의 보완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가정교육의 주체로 어머니를 주목하여 현모양성을 위한 여성교육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가정교육론의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계몽지식인들은 ‘가정’을 ‘국가’라는 공적인 영역에 대비되는 사적인 영역으로, 그리고 문명의 척도로 인식했다. 따라서 그들은 국가적 위기 앞에 사회 제 측면의 근대적 변화의 필요를 절감하며, 그 변화의 대상으로 조선사회 윤리의 기반이었던 ‘家’를 서구 근대가족을 모델로 하는 home의 번역어인 ‘가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근대적으로 개량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들의 주된 관심은 가정을 사회의 최소단위인 하나의 단체로 편성하는 것이었으며, 국가라는 공적인 영역에 대비되는 사적영역으로 가정을 편입시키는 것이었다. 이것은 사회의 구성원리가 ‘家’에서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家’는 사회 안에서 기능적인 단위로 자리 매김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가정은 부국강병 한 국가를 위해 학교와 사회와 더불어 국가의 일군을 양성하는 교육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머지로는 서구 근대 가정의 특징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가정은 ‘애정을 기반 한 부부중심의 소가족’으로 이루어진, ‘근대적 성별분업이 이루어지는’ 서구 근대가족을 모델로 한다. 특히 계몽지식인들이 근대화를 이룬 서구 가정에서 주목해서 보았던 것은 어린 자녀를 교육하는 교양 있는 어머니에 있었다. 따라서 어린자녀를 국가의 인재로 양성할 수 있는 근대적 지식을 갖춘 여성교육을 강조했던 것이다.
둘째, 애국계몽기(1905󰠏1910) 사용되었던 ‘가정’은 1920󰠏30년대 일제의 이른바 문화통치기에 ‘신가정’이라는 용어로 더욱 분명하게 그 특징을 드러낸다. 신가정은 부부단위의 가정으로 근대적 직업을 가지고 있는 도시 신중간계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가정으로 자녀의 인격을 존중하며, 부부사이에 사랑이 있는 가정을 뜻했다. 1920󰠏30년대 신가정교육론은 주로 근대적 학문을 배운 지식인들에 의해 신문‧잡지 매체를 통해 전파되었는데 가정교육의 목적은 자녀의 인격완성에 있었다. 신가정의 교육적 역할을 둘러싼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본격적으로 어린이 인권운동이 한창 일어나고 있었으며, 서구 근대 유아교육론과 양육법이 전문가들을 통해 전파되고 있었다. 그리고 자녀교육의 장으로 근대적 보통 지식을 배우는 학교교육이 당연시되었다. 신가정은 자녀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현실의 대안으로서, 또한 민족독립을 위해 실력을 양성할 수 있는 필연적인 선택으로 학교교육의 규율을 따르면서도 학교교육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완하는 교육적 역할을 가지고 있었다. 가정에서 자녀는 인격과 개성을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자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일군이었다. 새롭게 변화하는 근대 사회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했으며, 신분이 아닌 학령이 비슷한 사람들과 경쟁해야 했다. 부모는 가정에서 자녀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아이들에게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유희로 학교와 사회에 경쟁력 있는 자녀로 키워야 했다.
셋째, 신가정 교육의 주체는 근대의식을 자신의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교육받은 젊은 세대였다. 교육받은 젊은이들은 전통적인 부모제일주의를 비판하며 부모로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더욱 강조하였다. 신가정에서 부부역할은 성과학의 영향으로 뚜렷이 구분되어 있었다. 학교에서 배운 근대지식을 활용하여 현모양처 역할을 하는 여성과 공적영역에서 일을 하여 가족을 부양하는 남성이 그것이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더 중요한 존재로 자리잡아갔다. 각종 매체들은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자녀의 심신을 건강하게 양육하기 위한 방법뿐만 아니라 자녀의 학습방법까지 전문가의 의견을 빌어 전파하고 있었다. 신가정의 어머니는 자녀교육을 위하여 자신의 어머니에게 양육 받았던 방법과 경험이 아닌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과 전문가의 의견을 배우고 실천하였던 것이다.
넷째, 신가정 교육에서의 아버지는 근대적 가부장, 경제적 부양자와 자상한 양육자의 모습이 중층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신가정의 아버지들은 교육받은 젊은 세대로 자녀와 가정을 중시하면서도 ‘사적’인 육아와 자녀교육을 아내에게 일임하고, ‘공적’인 사회적 달성에 매진하면서 권위를 지켜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먼저 근대적 가부장으로서의 아버지는 일본의 호주 가족제도가 장자중심의 부계혈연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가족제도에 적용되면서 나타난 개념이다. 소가족제도를 지향하는 신가정에서의 남성은 부모세대와 분리된 새로운 가정에서 호주권이라는 법적인 권한을 얻었다. 일부일처가 모여 일가내의 평화를 누리는 서구적 홈을 지향하면서도 호주상속을 통하여 부계계승제도를 강조하는 이중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각 가정의 호주인 남성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정을 다스릴 수 있는 전통적인 규범과 법적인 권한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가장(家長)의 권위를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아버지는 가정 내에서 자녀에게 직접적인 교육적 역할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정신적 권위자로 존재하였으며, 자녀에 대한 최종 결정, 최종 훈육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경제적 부양자로서의 아버지는 근대적 직업인이자 부재중인 아버지의 특성을 보인다. 근대사회에서는 근대적 학문을 활용하는 근대적 직업인이 새로운 자아상으로 부각되었으며, 일제 식민지 교육목적 또한 실용적인 지식을 갖춘 기능적인 직업인에 있었다. 전통사회의 家에서 담당하고 있었던 자녀의 지식교육과 직업훈련이 공적인 근대적 학교로 이양되어, 아버지는 더 이상 자식들에게 직업과 관련된 교육을 할 수가 없었다. 가정에서 아버지는 일가부양의 책임을 맡는 것으로 교육받았고, 이것이 남성다운 것이었다. 하지만 공적영역에 매진하는 아버지는 반대로 가정에서 ‘부재’하여도 된다는 당위성을 갖게 되었고, 자녀교육은 어머니에게 전 책임을 지우는 결과로 빚어졌다.
자상한 양육자로서의 아버지는 서구의 자상하고 가사 일을 적극적으로 돕는 아버지의 규범이 소개되면서 더욱 부각되었다. 미국 남자학교에서 편물, 요리, 육아법을 가르친다는 기사와 서구가정방문기를 통해 전해진 자상한 아버지의 규범은 신가정에서 이상으로 하는 아버지의 규범이 되었다. 신가정의 아버지는 엄부(嚴父)보다 자부(慈父)로서 자녀의 따뜻한 동무가 되어야 했다. 실제적으로 신가정의 아버지는 자녀의 입시경쟁을 함께 지켜봐주고 격려해주었으며, 때로는 가정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들과 세계정세를 가르쳐주고, 가정생활에 충실하기 위하여 공적 영역을 포기하는 아버지로도 묘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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