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麗時代 畵論 硏究
저자
발행사항
서울 : 高麗大學校 大學院, 2012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2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A) study on the theory of paintings in the Koryo dynasty
형태사항
ii, 208 p.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朴性奎
참고문헌: p. 193-201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본고는 한국 畵論의 시원으로 간주되는 고려시대 화론을 연구한 것으로, 고려 문인들이 남긴 題畵詩文의 회화기록을 망라하여 고려의 회화이론 전반을 규명하였다. 전반적으로 고려 화론의 형성배경과 문인의식을 고찰했으며, 세부적으로는 고려 화론을 주제별 ․ 소재별로 분석하여 고려 회화에 내재된 예술정신을 종합하였다. 고려의 화론은 독립된 성격으로 전해지지는 않지만 제화시문을 통해 당시의 회화사조 ․ 회화인식 ․ 회화풍격 ․ 회화비평 등을 두루 살필 수 있었다.
첫째, 고려 화론의 형성배경과 문인의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려 화론은 통일신라말기 崔致遠에 의해 중국의 화론을 수용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北宋代 蘇軾을 중심으로 파급되었던 文人畵論이 고려 중기에 부분적으로 전래되어 李奎報를 비롯한 고려후기 能文能吏形 사대부들을 중심으로 풍미하였다. 특히 고려는 왕도정치에 필요한 인재등용을 위해 개국초기부터 과거제도를 채택하고 漢文學的 文風이 진작되면서 제화시문도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고려 화론은 北宋과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하여 중국의 대표적인 화론서인 張彦遠의 󰡔歷代名畵記󰡕가 유입되면서 본격화되었다. 이 무렵 金富軾은 회화에 참여하기 시작했던 문사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氣韻非師論’에 토대를 두고, 신분이나 인품이 높은 사람이 학문과 도를 추구하는 연장선상에서 遊藝하는 자세로 그린 그림이 가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현상은 무신집권기 문인학자 및 관료지식인들이 그림을 시와 함께 자신들의 감흥교환과 심성도야 등의 내적 자원을 확충하는 매체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北宋의 문인화사상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회화에 대한 관심과 창작활동이 더욱 고조되었다. 그 가운데서도 蘇軾에 대한 존숭은 崇蘇熱을 이룰 정도였기 때문에 그를 중심으로 강조되었던 ‘詩畵一致論’과 ‘重神似論’을 비롯하여 ‘胸中成竹論’ ․ ‘身與竹化論’ ․ ‘心手相應論’ 등의 회화이론이 성행하였다. 李仁老가 ‘시화일치론’을 개진한 것을 비롯하여 林椿, 崔滋 등이 화론을 형성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보다 투철한 의식과 사유체계에 의해 자신의 견해를 표명한 인물은 李奎報였다. 이규보는 사물의 외형뿐만 아니라 生成化育하는 참모습도 표현되어야 한다는 ‘眞似論’을 통해 회화가 수행해야 할 실천적 지침을 제시하였다. 그리하여 고려의 그림이 감상화의 성격으로 발전하는 데 계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무신집권기를 통해 활성화된 회화는 李承休, 安軸, 李齊賢, 李穡 등 고려말기의 신흥사대부를 거쳐 조선전기로 전승되었다.
둘째, 고려 회화에서 創作論과 風格論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창작론은 사물을 익숙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觀物熟尋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고려의 전반기에는 天變地異의 자연현상을 그리는 풍조가 성행하였는데, 그림으로 표현된 자연현상을 통해 災異나 祥瑞로 여겨 위정자의 정치성과를 가늠하고 修省하는 자료로 삼았다. 이는 天人感應의 修養的 성격이 강한 것이었다. 人物畵의 경우도 통치계층의 도덕적 수양과 관계되는 鑑戒畵가 주류를 이루었다. 아울러 고려의 사대부들은 회화의 본질적인 용도와 기능까지도 피력하여 회화의 존재가치를 중시하였다. 즉, 고려시대의 회화는 道의 체현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파악함으로써 藝道一致의 사유로써 회화의 본질을 인식하였다.
한편 산수화는 초기의 실용적 기능에서 점차 감상물인 臥遊物로 이행되면서 우리 산천의 아름다운 실경을 통해 우리 자연의 참된 본체인 眞景을 담아내었다. 따라서 고려의 산수화론은 자연친화적인 실경론으로 전개되었다. 산수화는 중기를 지나면서 목적의식을 벗어나서 작가의 사상을 내재한 실경산수화로 변천하면서 情景交融을 지향하는 意境論이 심화되었다.
花鳥나 翎毛 그림은 사물의 이치를 분명하게 파악한 후에 표현해야 생동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는 格物體現의 논리가 두드러졌다. 또한 觀物熟尋을 통해 표현대상물과 작가의 物我一體를 중시하는 창작론이 대두되었다. 곧 대상물은 생명력을 갖춘 참모습을 표현해야하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창작은 만물창조와 같은 경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이다.
고려시대는 묵죽 ․ 소나무 ․ 초상 ․ 산수 ․ 모란 ․ 매화 ․ 매 ․ 곰 ․ 말 그림 등의 제화시문 곳곳에서 氣韻의 중요성을 피력하였는데, 이는 곧 성정이 자유로워야 그림에 기운이 생동한다는 방법을 내재한 논리이다. 따라서 고려 화론의 풍격은 氣韻生動으로 규정할 수 있다. 고려 화론의 기운론은 작가의 인품과 결부시켜서 작품에 표현된 기운은 곧 작가의 인격이 화면에 반영되기 때문에 작가의 타고난 기운이 표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소재라도 기운이 표현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인물화에서는 傳神寫照를 강조하는 形神論의 풍격이 강하였다. 그러나 점차 形似보다는 神似를 중시하는 성향이 회화 전반에 피력됨으로써 神似論의 風格이 두드러졌다.
고려시대의 회화품평은 詩話를 援用하는 점이 특징인데, 이는 文藝相須를 지향하는 문인화론의 성행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작가는 창작에 임할 때에도 우주만물의 생성근원과 법칙을 깊이 탐구 ․ 체득하여 만물의 생성변화작용에 참여하여 物我와 心手의 一體化를 통해 대상물의 참모습을 반영할 때 비로소 참된 창작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인식한다. 회화비평에서도 이러한 경지에서 창작이 수행되어야 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 고려시대 제화시문들은 대부분 詩話用語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시화일치사상에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였다. 이러한 용어들은 구체적이며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글을 읽으면 그림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어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셋째, 고려 화론의 본질적 가치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려 문인들은 국가적 차원의 불교영향 하에서도 유학의 문풍을 중시함으로써 학문과 예술이 서로 관련된 詩畵一致의 文藝相須를 지향하였다. 이러한 풍조는 중기에 접어들면서부터 북송과의 문화교류를 통해 소식 등의 문인화론에 토대를 둔 詩畵一致思想의 보편화와 餘技的 회화관의 유행으로 이어졌다.
넷째, 고려 회화에 드러난 예술정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鑑戒的이며 比德的인 審美意識이 두드러졌으며, 法古善變의 자주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고려 화론은 소식의 화론을 적극 수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맹목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선택적 수용과 창조적 변용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인식해야 한다는 新意論이 대두하여 중국의 회화사조와 회화이론을 自得的으로 援用하였다. 그리하여 중국의 고전을 본받더라도 우리의 시각과 인식으로 수용하고 적절히 변용해야 한다는 善變의 사유가 두드러졌으며, 이러한 변화의 문학정신은 회화창작으로 연계되었다. 또한 고려시대는 회화와 시문을 통하여 현실을 반영하고 시대비평정신을 피력하였다. 고려 회화에 표출된 비평정신은 自主와 自由를 염원하는 의식이 강하였다.
요컨대, 고려시대에는 회화의 이론의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는데다가 회화의 진적도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화론을 전문적으로 논하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제화시문을 통하여 고려의 회화관과 심미의식의 전반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본고는 이를 통해 고려 화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우리 회화의 근간을 찾고 우리 회화에 대한 주체적 인식과 자득적 비평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점이 고려 화론 연구의 의의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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