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국사지눌의 공부론이 현대사회에서 갖는 의의에 관한 연구
저자
발행사항
광주 :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 2012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 , 교육학과 윤리교육전공 , 2012. 2
발행연도
2012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170.7 판사항(22)
발행국(도시)
광주
기타서명
(A) Study on some Meanings in Relation to Modern Society in Jinul's Theory of Self-Cultivation
형태사항
64 p. : 삽도 ; 30 cm.
일반주기명
전남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김기현
참고문헌 : p.58-59
소장기관
본 논문은 현대인의 삶이 안고 있는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의 공부론 체계를 정리하고 만일 이 공부론에 따라 산다면 이것이 현대사회에서 어떠한 의의를 가질 수 있는지를 논의해본 시도이다.
현대의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논자는 크게 생태계의 파괴문제와 정보화의 발달에 따른 자아 혼란의 문제 그리고 현대인의 삶에 공통된 근원적인 문제로 자아 상실의 문제에 주목하였다. 비록 고려시대와 현대사회 간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큰 격차가 있지만, 불교가 추구하는 참된 삶의 관점에서 보자면 주어진 여건 하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삶의 과정에서는 사실은 차이점보다는 상통하는 점들이 더 많다고 생각된다. 지눌이 진심(眞心) 또는 진여자성(眞如自性)이라 부르는 참자아는 고려시대인에게나 현대인에게나 공통으로 주어져 있고, 진아(眞我)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과정 또한 근본적으로 다를 것은 없다. 이 점에서 우리는 수양공부의 방법과 요령인 공부론을 매개로 고려시대의 지눌이 평생에 걸쳐 참자아를 회복해간 과정을 현대인의 삶에 대입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 점에서 우리는 지눌의 공부론이 현대사회에서 갖는 의의를 논구할 수 있게 된다.
지눌이 살았던 시대는 불교계 안에서는 선종과 교종이 서로 대립 갈등하고 불교계 밖으로는 정치적으로 계속되는 변란의 소용돌이 속에 불교가 함께 휩쓸리어 종교적인 기강이 해이해져 가던 시대였다. 지눌은 당시 불교계 안팎의 타락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선사(禪師)로서 정혜결사의 목표를 확립하고 그 실현을 위해 평생을 진력하였다. 이 과정에서 돈오점수와 정혜쌍수의 바른 공부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수행할 것을 강조하였다.
지눌의 돈오점수 사상은 모든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자각하는 돈오(頓悟)의 중요성과 함께 돈오 이전에는 오랜 기간 미혹에 빠져 살았으므로 깨달음만으로 완전한 부처라고 말할 수 없음을 인식하는 것을 기저로 한다. 이러한 인식 위에 지속적인 수행을 통하여 온전한 부처에 이르는 실천이 필수로 요청된다. 그것이 곧 점수(漸修)이다. 돈오가 미(迷)에서 오(悟)로의 전환이라면 점수는 범(凡)에서 성(聖)으로의 실천행이다. 돈오점수는 지눌이 창안해낸 것은 아니고 중국의 불교계에서 이미 제안되고 논의된 적이 있는 관념이다. 돈오점수 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지눌 선사상(禪思想)의 특색과 가치는 기존의 선불교(禪佛敎)와 교불교(敎佛敎)를 아우르면서 동시에 선불교 전통을 종합하여 한국불교의 회통불교적 성격을 담은 독자적인 체계를 정립해낸 데 있다.
선-교의 대립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론적인 규명작업 외에 지눌은 실천적인 차원에서 정혜결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정혜결사는 선정[定]과 지혜[慧]를 함께 닦아야 함을 주장하는 정혜쌍수의 구체적인 실천운동이다. 결사란 석가모니 부처의 본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신행 공동체의 운동이다. 지눌이 일평생 역점을 두었던 이 정혜결사는 본래 선불교와 교불교를 포괄하면서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대안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정혜결사의 진행은 곧 지눌의 사상이 언제라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개방성 및 구체성과 사회적 실천성을 겸비한 것이었음을 함의한다.
이와 같이 불교의 최후 목적인 깨달음을 중요시하되 그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지침까지를 구비한 지눌의 불교사상은 탈중국적인 한국선(韓國禪)의 방향 제시였으며 동시에 타락한 고려불교계를 일신하려는 그의 처방이기도 하였다. 지눌의 사상에서 우리는 지눌이 세 번의 종교체험을 바탕으로 완성시킨 독자적인 공부론 체계를 발견할 수 있다. 거기에는 선불교의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교불교를 충분히 포용하고 오(悟)를 강조하면서도 수(修)를 게을리 하지 않는 묘합회통(妙合會通)의 정신이 담겨 있다. 나아가 우리는 지눌의 독자적인 공부론 근저에 공부하는 사람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수행의 길을 선택하도록 안내하고 지도하는 이익중생(利益衆生)의 자비가 자리하고 있음도 보아낼 수 있다.
전통적으로 수행방법에 관한 지눌의 사상은 ‘삼문 체계’로 말해져 왔다. 공부하는 사람의 근기에 따른 지도방법이라 할 수 있는 삼문 체계에 관해서는 고려시대 김군수(金君綏)의 언명이래 현대의 연구자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구가 있었다. 논자는 돈오점수와 정혜쌍수의 관계, 삼문체계와 돈오점수와의 관계 등을 중심으로 지눌의 공부론이 갖는 체계와 특색을 정리하고서, 이 공부론이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진심을 찾아 자아 회복으로 가는 길에서 그리고 현실문제에 책임감을 갖는 공부자세의 관점에서 각각 어떤 의의를 갖는지 논의한다.
참마음[眞心]을 찾아 자아 회복의 길을 걸어야 하는 점에서는 고려시대인과 현대인 간에 차이가 없다. 지눌이 말하는 공적영지심(空寂靈知心)을 회복해 가는 과정인 그 길은 참자아를 회복하여 단절된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수심(修心)불교의 길이다.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되는 것은 언제나 깨달음[悟]과 닦음[修]이다. 그리고 일념회광(一念廻光)에 의해 누구라도 자기 존재에 대한 돌이킴이 가능하다. 한편으로 지눌은 각기 다른 능력과 소질에 맞는 다양한 방편문을 제시함으로써 일률적인 것이 아닌 폭넓은 수행의 길을 제시하였다. 지눌은 특정종파에 종속되거나 구애받음이 없이 불법의 세계에 이르는 길이라면 무엇이든 진지하게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고 본인이 직접 실행하고 체험하였다. 이에 논자는 이처럼 개방성과 구체성을 근거로 하는 지눌의 공부론이 현대사회에 있어 의미 있고 필요한 사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지눌은 당시 불교계 내부의 선-교 간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고려불교의 과제와 타락한 불교를 바로잡아 정법을 구현해야 하는 현실사회의 문제와 결부시켜 정혜결사를 진행시켰다. 정혜결사가 갖는 이러한 사회윤리적 의미를 통해 우리는 현실문제에 대해 책임감 있는 공부자세가 현대인에게도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지눌의 공부론에 따라 돈오 후에 점수를 실천하는 사람의 행동은 이익중생(利益衆生)의 보살행 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습관이 되어 있는 나쁜 습기(習氣)가 단번에 제거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점수가 필요하다. 그런데 점수의 과정은 곧 적극적인 이타행(利他行)을 함의하고, 모든 생명과 고(苦)를 함께 나누면서 벗어나게 해주려는 자비행(慈悲行)을 함의한다. 이 점 또한 지눌의 돈오점수 사상이 현대인에게 부여하는 중요한 의의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지눌의 공부론은 지속적인 수행으로 나쁜 습기를 제거하고 참자아를 회복해가는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할 수 있다. 불교의 어느 공부론이 되었든 그것이 제시하는 수행공부의 지침은 현대인에게 각자 처해 있는 위치에서 스스로 내면을 개척하여 인간의 참된 본성을 회복하고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는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지눌의 공부론은 역대 불교계에서 나온 그 어느 공부수행법보다도 완비된 대안이라 말할 수 있다. 지눌의 공부론이 현대인에게 자기 정체성의 확립과 자아 회복의 길에서 훌륭한 나침반이 되도록 앞으로 더욱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연구가 축적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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