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子의 小學論과 한국·중국에서의 변용
저자
발행사항
인천 : 인하대학교 대학원 일반대학원, 2012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인하대학교 대학원 일반대학원 , 철학과 , 2012. 8
발행연도
2012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181.11 판사항(21)
발행국(도시)
인천
기타서명
The Formation of Zhuzi's XIAOXUE and It's Application in Korea and China
형태사항
213p. ; 26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이봉규
인하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참고문헌 : p.193-199
소장기관
본고에서는 주자가 小學을 편찬하기 이전에 어떤 계기로 소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지를 살폈다. 그리고 주자 자신의 학문적 성장 특히 함양론이 정립되는 과정과 관련하여 小學이 편찬될 때까지 주자의 소학론이 어떠한 발전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를 밝혔다. 주자가 소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현학을 관할하면서 현실 제도를 통해 겪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곧 당시 과거시험 준비를 위해 학문이 수단화되는 것의 폐단을 극복하는 것이 소학에 대한 주자의 최초 문제의식었다. 1154년의 「諭諸生」은 그 사례로 주자는 경전 공부를 마음을 함양시키기 위해 해야 한다는 점을 각성시켰다. 그 후 主簿職을 마친 후에 李侗과의 서신 교류를 통해 수용한 李侗의 가르침과, 동시에 논어의 ‘一貫之旨’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바탕으로 당시 佛老의 영향을 받은 급진적인 공부 방식을 교정하는 유교적 대안으로서 1163년에 童蒙須知와 論語訓蒙口義를 편찬했다. 李侗이 별세한 후에 주자는 호상학자들과 교류를 통해서 함양공부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계속 진전시켜간다. 그는 호상학에 미발함양이 결여되어 있는 병폐를 발견하고, 그 병폐의 치유책으로 아동의 함양공부를 위해 1174년에 弟子職, 曹大家女誡와 居家雜儀를 정리, 간행했다.
이 다섯 책은 아동을 가르치는 소학서의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동몽수지는 小學 이전 단계에 수행하는 소학서이고, 뒤의 4가지 소학서로 들어가기 위한 입문서이다. 논어훈몽구의는 주자가 家塾에서 아동을 직접 가르친 경험을 기초로 하여 아동을 위해 편찬한 것으로 논어의 小學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아동이 수행하기에는 너무 일반적이고 범위도 대인의 일을 포함하는 등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주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구체적 수행 지침에 중점을 두는, 師弟의 倫序를 다루는 弟子職과, 가족에서 부모와 자식의 倫序를 다루는 居家雜儀를 간행했다. 그리고 주자가 論語訓蒙口義를 통해 북송학자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의리의 대체를 밝힌 것은 일상생활에서 소학단계의 함양 공부가 중요한 것이지만 또한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궁리 공부를 소홀히 여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중화신설시기 弟子職, 曹大家女誡, 居家雜儀 등을 간행한 것은 논어훈몽구의의 편찬과 관련하여 궁리와 함양의 병진을 추구하는 학문론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小學의 편찬 과정과 관련해서 본 논문에서는 小學이 주자와 유청지가 공동으로 편집하고 蔡季通, 潘恭叔 등 주자의 다른 여러 제자가 일부 수정 작업에 참여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현대의 연구자들은 주자의 소학론에 대해서 소학공부가 心性을 함양하는 일용공부로서 대학의 치지공부와 평생 동안 시종 병행하여 지속해야 된다는 점을 밝힌바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주자의 소학론과 관련하여 두 가지 측면에서 새롭게 조명하였다.
우선, 주자가 만년에 小學을 편집한 이유에 관해서다. 현실적 측면에서, 주자는 小學이전 주자가 다섯 종류의 책으로 구성한 소학서 시리즈가 아동 교육에 필요한 덕성공부의 체제와 내용이 미흡하다고 여겼다. 이론적 측면에서, 주자는 궁리공부와 미발함양공부의 병폐를 보완하기 위하여 소학공부가 필요함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저술된 까닭에 小學은 두 가지 위상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미성년자의 수양을 위한 동몽서로서의 위상이고 다른 하나는 어릴 때부터 성인까지 궁리와 더불어 병진하는 일용함양의 공부서라는 위상이다.
둘째, 주자가 小學에서 자신의 소학론을 어떻게 구현하였는지를 살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본고는 세 가지 측면에서 재조명하였다. 첫째, 주자는 구체적인 일을 통해서 인륜을 수행하여 본원을 자연스럽게 함양시키는 방식으로 小學의 함양공부를 구성하였다. 곧 일용함양론을 중시하는 입장이었다. 둘째, 주자는 小學에 아동이 해야 할 일 뿐 아니라, 大人의 일을 편입하여 년령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이 평생 동안 수행해야 하는 함양공부의 지침이 되도록 구성하였다. 셋째, 주자는 小學 안에 心性論의 일반적인 이론과 倫行의 綱常에 대한 義理를 수록함으로써, 함양공부가 궁리공부와 늘 병진되어야 한다는 학문론을 관철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小學이라는 책 명칭이 小學之書, 小學書에서 小學으로 정착되는 것과, 小學이 후대에 小學類에서 儒家類로 옮겨 분류 확정되는 과정을 재조명하였다. 이것은 小學이 후대에 이를수록 어린이를 가르치는 텍스트로서 위상이 약화되고 함양서로서 공부론적인 의미가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현대의 小學 연구에는 중국에서 유행했던 小學의 판본에 대한 연구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본고는 송대부터 청대말까지 유행했던 小學 판본을 살펴서 70여 종의 판본을 발견했다. 그 조사결과를 <표3, 4, 5>로 만들었다. 한편, 小學이 조선에서 유통하는 양상을 살핀 기존 연구성과를 토대로 본고에서는 조선에서 유행했던 小學의 판본을 다시 조사했다. 이를 통해 17종의 판본을 새로 발견하여 기존 연구를 보완했다. 조선에서 초기에 유행하였던 小學은 거의 중국에서 유입된 판본이었다. 李珥가 여러 중국 판본을 取捨, 편집하여 小學諸家集註를 만든 이후, 조선에서는 李珥의 판본이 가장 유행했고 언해본도 李珥의 것을 저본으로 편찬되었다. 전통시기 중국과 한국의 小學 판본의 유포 양상을 종합해서 보면, 小學은 처음에 주자의 門人間에 유행했다가, 중국 전역으로 유포되고, 나중에 또 조선으로 퍼져, 19세기 말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산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곧 小學의 유포로 볼 때, 주자 이후 동아시아 소학서는 小學에 일정한 기반을 두고 전개되었으며, 그 점에서 주자학적 소학론이 계속 확산되었음을 보여준다.
주자의 소학론에 대한 변용과 관련하여, 본 논문에서는 중국의 경우 담감천과 유즙산, 한국의 경우 성호와 다산 등을 대상으로 검토하였다. 감천은 소학단계에서 어린이에게 敬으로 인륜의 일을 수행함으로써 본원을 함양시킨다는 주자 공부론의 일면을 이어받았다. 반면, 그는 주자의 小學에서 漢代 이후의 언행, 成人의 일, 궁리공부 등을 수록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새로 古文小學을 편찬했다. 그는 ‘執事敬’, 즉 경을 견지하면서 일을 하는 공부를 수행함으로써 함양과 격물이 동시에 진행되는 수양론을 제시하였다. 이로써 감천은 소학공부와 대학공부가 모두 경을 통해 일을 행하는 공부로 통일되도록 하였다. 다만 소학단계에서는 작은 일을 수행하고 대학단계에서는 큰 일을 수행한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편집한 고문소학은 成人의 일과 궁리의 내용이 없고 쇄소응대진퇴의 일만 수록하여, 주자의 小學과 달리 순수한 동몽서가 된다.
유즙산도 주자의 小學이 고대의 소학서가 아니라는 점을 비판했다. 그러나 감천과 달리 즙산은 小學은 어린이만의 공부가 아니라 成人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여기면서, 禪으로 빠져든 명말 왕학의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 愼獨의 공부론을 기초로 古小學集記를 편찬하였다. 그는 이 책에서 두 가지 치유책을 제시하였는데 하나는 쇄소응대진퇴와 같은 일용공부이고, 다른 하나는 육예를 가르치는 實事求是的인 공부이다.
성호는 주자와 같은 소학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주자의 小學에 대해서 특히 「계고」, 「가언」, 「선행」편에 대해 至訓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는 여러 경전과 주석서를 근거로 하여 小學의 經文을 교정하고 보완하는 한편, 小學의 주석들에 대해서도 보완하고 비판했다. 그의 이러한 작업은 小學 經文의 뜻을 더 정교하게 하고 또 小學에 담긴 주자의 취지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소학질서의 이러한 입장은 또한 성호 자신의 經學觀에 기반한 것이었다. 곧 주석을 통해서 경문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주석과 경문을 독립시켜서 먼저 경문의 문맥을 잘 이해하고 그것에 의거하여 주석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다산은 주자의 대학론과 소학론을 모두 비판한다. 그는 大學公議를 통해서 대학은 장차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배우는 치국평천하의 大道를 가르치는 학교고, 소학은 小藝와 小道를 가르치는 학교라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小學枝言을 통하여 小藝는 字學이고 小道는 孝悌의 도리라는 점을 밝혔다. 다산에게 고대 대학과 소학은 연령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규모의 大小와 道藝의 大小로 구분된 것이다. 한편 다산은 小學의 쇄소응대진퇴의 일이 학교에서 어린이에게 가르치는 내용으로 삼을 수 없지만, 사람으로서 평생 동안 학교나 집안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항구한 職務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다산이 일상생활에서 인륜의 일들을 행함으로서 孝悌慈를 실천하는 일용공부로 대학의 誠意工夫를 이해하는 방식과 일관된다. 다산의 이러한 小學과 대학의 이해 방식은 그의 함양론에 대한 성찰과 연관되어 있다. 다산에 있어서 함양공부는 일상생활에 효제의 일에서 性을 존양하는 일용공부이다. 다산은 기본적으로 性, 未發, 存心 등 성리학의 근본 개념을 주자와 완전히 다르게 재해석하고 주자와 다른 심성이론을 수립한 바탕에서 소학론을 제시하였다. 다만 다산은 주자의 小學을 쇄소응대진퇴의 일용공부를 통해 평생 동안 孝悌의 인륜을 실천하는 工夫書로 수용하고 활용했다.
小學이 조선으로 유입된 후 율곡이 여러 주석서를 종합하여 비교적 완비한 小學의 주석서인 소학제가집주를 편찬했다. 그 후 우암은 「小學集註考訂」을 작성해서 율곡의 소학제가집주를 보완했다. 성호는 또 우암의 작업을 기초로 소학질서를 편집하여 소학제가집주에 대한 두 번째 보완을 가하였다. 후에 다산은 율곡과 성호의 학문적 성취를 바탕으로 다시 주자 小學에 대해 보완 작업을 가했다. 그 점에서 다산의 소학지언은 율곡 소학제가집주에 대한 세 번째 보완이 된다. 중국과 조선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감천, 즙산, 다산은 주자와 완전히 다른 성리학이론과 소학론을 세웠지만 주자 小學을 모두 일정 정도 계승하는 측면이 있다. 바로 유교적인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인륜의 일을 수행함으로써 어린이들의 본원을 함양시키는 일용공부라는 점이다. 그들이 일용공부를 확립할 때의 이론적 기초가 주자의 입장과 다르고 그들 상호간에도 다르지만 함양에 있어서 정시공부를 지양하고 일용공부를 중시하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것은 주자 이후 동아시아에서 유학의 학문이 전개되었던 한 방향을 알게 해준다. 곧 인륜의 일용공부를 통해서 유교적 인격을 성취하는 것을 중시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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