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지역 청동기시대 전기 취락 연구
저자
발행사항
서울 : 高麗大學校 大學院, 2013
학위논문사항
學位論文(博士) -- 高麗大學校 大學院 , 文化財學協同科程 考古學專攻 , 2013. 2
발행연도
2013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A) study on the early bronze age settlements in the Hoseo region
형태사항
ix, 282 p. : 삽화(일부천연색), 도표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李弘鍾
참고문헌(p. 206-225)과 부록수록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본고는 호서지역 청동기시대 전기 취락 문화의 전반을 등장과 전개, 소멸이라는 一生史(life cycle)적 흐름의 관점에서 파악하고자 하였다.
호서지역 내 전기 취락유형은 역삼동, 흔암리, 가락동 유형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가락동 유형에 대해서는 큰 이견은 없으나, 역삼동과 흔암리유형의 설정과 개념에 대해서는 연구자에 따라 이견이 존재하는데, 대체로 흔암리유형을 역삼동유형 기반위에 성립된 하나의 유형으로 보는 견해가 대세였다. 하지만, 본고의 검토를 통해 흔암리유형은 유물의 형식학적 순서와 탄소연대 등이 빠르고, 분포는 호서지역 전역에 해당하여 역삼동유형보다 시기적으로 앞서거나 특정의 지역적 분포를 보이지는 않는다. 즉, 역삼동과 흔암리유형은 실체적 문화를 가진 개별 집단의 유형이 아니라 흔암리유형 선→역삼동유형 후라는 시간적 순서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현상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호서지역 내 취락유형은 가락동과 역삼동유형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호서지역 내 전기 취락유형은 신석기시대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데, 수세기 동안 이 지역 내에서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를 연결할 수 있는 유적의 존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공백현상을 보완하고자 조기로 대표되는 미사리유형의 설정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 지역 내에서는 전기 타 취락유형들과 함께한 또 다른 취락유형의 하나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청동기시대 전기 취락이 등장하기까지 이 지역은 취락문화 양상의 계승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본격적인 전기 취락의 등장은 각 유형별 시․공간적인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체로 기원전 14-13세기경에 가락동유형이 먼저 등장한 후 독자적으로 전개되어 나간다. 역삼동유형은 가락동유형보다 등장시기가 다소 느리지만, 차령산맥 이서의 일정지역을 분포하며 나타난다. 가락동유형 취락의 등장은 북에서 취락 이주나 이동을 생각할 수 있었으며, 역삼동유형 취락은 서울․경기지역에서 이 지역으로 전개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여겨진다. 상기 취락유형들은 편년을 통해 대략적인 등장과 존속시기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역삼동유형은 4단계, 가락동유형은 3단계의 변화가 보인다. 실연대는 가락동유형 Ⅰ단계가 기원전 13C-11C, Ⅱ단계는 12C-10C, Ⅲ단계는 11C-9C에, 역삼동유형의 Ⅰ단계는 기원전 12C-10C, Ⅱ․Ⅲ단계는 11C-9C, Ⅳ단계는 10C-8C까지 이어진다.
전기 취락의 등장은 입지와 같이 하는데 대체로 취락유형별 동일한 양상이다. 즉, 유적 입지에 있어 지형적 여건이 우선되었으며, 뒤이어 생계를 위한 토양조건이 고려되게 된다. 그러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정착지에서의 적응이 완료된 후에는 취락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입지여건과 함께 주변을 아우를 수 있는 조망권도 중요한 입지 결정요인으로 작용하여 나아갔다. 결국, 입지결정 요인은 호조건의 多少에 따라 취락 규모 및 생계, 나아가 사회․정치․경제 조직의 측면을 결정하여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취락이 적절한 지역을 선택하여 입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생계와 밀접하게 연관되는데, 생계방식의 결정은 입지 장소에서의 주변 환경적 요인과 석기조성비율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분석결과, 각 유적별 생계방식에서 뚜렷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차이는 확인된다. 이와 함께 유적별 생산과 저장, 소비적 관점의 사회 경제적 활동 방식도 살펴볼 수 있었다. 생산적인 측면은 입지에서 호조건 요인의 多少를 통해, 저장의 측면은 주거 내부 저장시설물과 외부 수혈유구의 비율상 차이로, 소비적인 측면은 저장시설 대비 주거의 수적 비율의 상대성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상기 관점과 분석을 통해, 입지여건이 우세한 유적은 주로 중․대형의 취락에서 많이 관찰되며 생산과 저장, 소비 면에서도 우월한 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반면, 그렇지 못한 유적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열세한 면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중소형의 취락이 이에 해당함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청동기시대 전기 취락은 등장과 함께 전개, 발전되어 가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러 더 이상 이들은 지속되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러한 모습은 주거 내부 매몰토와 잔존 유물의 양상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취락 자체의 소멸 원인에 대한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었다.
주거 폐기는 여러 원인을 살펴볼 수 있지만, 역삼동유형 취락은 주거와 인구 증가로 인한 생계 문제 등의 타계를 위한 분촌화 및 이주, 재정착 등의 과정이 살펴지며, 화재폐기된 주거 분포를 통해 내부 원인에 의한 폐기 의도성이 관찰된다. 반면에 가락동유형 취락은 주거 수나 집중도, 인구적인 측면에서 미약한 모습이 보이는데, 이주와 같은 빈번한 주거 폐기보다는 타 문화의 동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모습이 보인다.
이러한 주거 폐기는 결국 취락의 소멸로 이어지는데, 그 원인은 내․외적인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내적 원인으로는 급증한 주거와 인구에 따른 자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이주와 재정주 등의 과정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며, 반면에 외적 요인은 새로운 송국리유형 집단의 등장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유형의 등장 초기는 강렬하게 나타나는데, 등장-성행-쇠퇴라는 점진적인 과정을 밟은 것이 아니라 일시적이면서도 상당한 규모로 출현하고 있어, 이로 인해 전기 취락 문화의 소멸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청동기시대 전기 늦은 시기에 각 취락유형이 송국리유형과 접촉하는 과정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역삼동유형 취락은 늦은 시기까지 강렬히 지속되지만, 송국리유형의 등장으로 인해 서로 절충되는 과정에서 소멸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락동유형 취락은 이들과의 절충이나 접촉 없이 송국리유형에 그대로 흡수되거나 동화되어 간 양상을 보인다. 결국, 전기 취락은 내재적인 다양한 원인에 의해 쇠퇴의 과정을 겪어 가지만, 후기 송국리유형의 급작스런 출현으로 인해 서서히 또는 급속히 소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기 취락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미시적 차원의 일생사를 살펴보았다. 전기의 취락 구성요소는 주거와 외부 부속시설인 수혈유구, 그리고 최근 그 예가 증가하는 분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주거지는 각 취락유형별 유사성과 차이점이 보인다. 역삼동식 주거는 구릉의 정상과 경사지 등, 다양한 지형조건에서 축조되는데 비해, 가락동식 주거는 대체로 구릉 정상에만 축조되고, 축조와 평면, 내부시설의 형태에서 차이를 두고 있는 점은 명확하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화재폐기 된 주거 내 탄목 위치와 방향 등을 근거로 각 취락유형별 주거의 구조를 복원하였다. 그 결과, 역삼동식 주거는 맞배와 우진각지붕 위주의 형태가 다수를 이루고, 가락동식 주거는 상기 지붕형태 외에 팔작지붕의 모습 등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취락유형별 주거는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모습을 보이는데, 대체로 평면 방형 형태에서 세장방형으로 전개되며 다시 늦은 시기에 들어서면서 방형화되고, 규모 및 내부시설 또한 변화를 수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역삼동식 주거의 내부시설은 노지 및 저장공 수가 감소하지만, 가락동식 주거는 저장공 수 감소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주거 평면과 내부시설 변화는 세대공동체에서 가족공동체, 또는 가족확대 등의 사회조직과 주거 내 소비와 저장행위 등의 사회 경제상 변화를 같이하고 있다.
취락 외 시설물인 수혈유구는 주로 역삼동유형 취락에서만 확인되는 특징이 있다. 이 유구의 성격과 기능은 뚜렷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주거 외부시설인 저장관련 기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은 전기 이른 시기에는 주거지 외부에서 1∼2기 정도가 인접하여 설치되다가 늦은 시기에 이르러 일정지역에 군집되는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전기 늦은 시기에 이를 관리, 운영하는 주체(주체자)의 변화를 의미하며, 점차 사회계층화가 발생되어 가는 근거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분묘는 대체로 전기 이른 시기 취락의 구조가 본격화되는 단계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전기 분묘는 후기 분묘와는 달리 축조와 묘의 사용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다. 또한 분묘의 수가 많지 않고, 단독으로 1기 정도만 조성되며, 일정지역과 유적에 한정해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으로 보아 전기는 취락민이 보편적으로 사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부 특수의 상위 계층에 한정되어 이용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상기 주거와 수혈유구, 분묘 등의 취락 구성요소들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이들의 조합이 진행되면서 취락 구조의 형성과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역삼동유형 취락구조는 총 4개 형태(A-D형)가 관찰된다. 이들은 대체로 A형에서 C형으로 변화하는 경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취락구성 요소와 함께 보면, 주거는 개별 분산에서 집중(군집)을 거쳐 구릉 정상을 중심으로 환상의 형태로 배치된다. 수혈유구는 주거 인근에 위치하다 점차 주거군의 외곽으로 군집되어 설치된다. 이러한 뚜렷한 구조화 진행에 비해 가락동유형 취락은 주거만으로 구성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거 배치의 경우, 면적 확대는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이며, 주로 선형배치를 근간으로 한 점상(A형)과 군집(B형)으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역삼동유형 취락과 유사하게 주거가 군집되면서 구조화되는 모습으로 이행되지만, 공지를 갖는 주거의 환상배치 취락 구조는 보이지 않는다. 단, 구성요소의 하나인 분묘는 아직 취락 구조의 형성과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하기에는 자료의 예가 적어 구체적 모습은 파악할 수 없었다.
이처럼 청동기시대 전기 취락은 등장에서부터 소멸까지 일률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각 취락유형별 그리고 유적마다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 이를 보다 세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한다면, 또한 청동기시대 후기 취락과의 비교를 병행하게 된다면 청동기시대 사회와 문화의 전반적인 모습을 밝히는데 있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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