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소설에 나타난 ‘여성교양’ 담론 연구 : 연애·결혼·가족서사를 중심으로
저자
발행사항
서울 : 경희대학교 대학원, 2013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경희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 2013. 2
발행연도
2013
작성언어
한국어
DDC
811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Research on discourse of ‘women’s culture’ in novels of the 1960s : Centered on dating, marriage, family narration
형태사항
199 p.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김종회
경희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참고문헌: p. 182-194
소장기관
본 연구는 1960년대 소설에 나타난 연애·결혼·가족에 대한 인물들의 사유와 생활양식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연애·결혼·가족에 관한 사유와 생활양식이 근대성의 내면화로서, 여성지 ‘교양’(敎養 : Bildung, culture)담론과 결부되어 여성의 일상과 정체성을 규율하는 체계 속에 기입되는 양상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궁극적으로 연애·결혼가족서사가 교양의 시대의식을 수용하면서도 그것을 전복해 여성의 일상과 여성성을 새롭게 창출하는 국면을 포착하고자 한다.
이때 교양이란 역사와 사회인식 등의 변화와 연루된 지배이념으로서 그 시대만의 사회규범을 세우고 유통시키면서 개인에게 자연스럽게 내면화된 시대의식의 산물을 의미한다.
물질의 서구화와 정신의 전통 가치 지향이라는 근대화의 독특한 발전 모델이 구성되면서,여성은 전통의 전수자이자, 남성 노동력이 집중된 공적영역의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요구받았다. 즉 이 시기는 여성교육의 대중화, 사회 진출 증대, 남녀평등이 공론화 됨과 동시에 여성은 근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덕목을 요구받았고, 공적영역 발전 패러다임에 동원되었다. 여성은 가정과 가족의 삶 속에서 규정받은 아내이자 어머니, 혹은 딸로서의 정체성을 독려받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근대화가 지향하는 여성성의 구현은 교양의 몫이 되었다. 이 때 교양은 여성성에 대한 ‘남성의 시선’을 내면화한 것이었다.
연애·결혼·가족서사에 나타난 교양이 시대의식의 산물임을 규명하기 위해 본고는 『가정생활』, 『여상』, 『여원』 등의 교양 담론 양상을 고찰하였다. 이들 여성지는 여성성, 연애, 결혼, 가정살림법, 가족, 성 등의 다양하고 세분화된 주제를 가지고 근대화가 지향하는 여성성을 담론으로 재현시켰다. 연애를 다룬 지면은 도덕성, 윤리의식, 그리고 순결성을 강조했다. 건전한 연애관은 행복한 결혼을위한 필수조건임을 권장했다. 또한 결혼과 가족을 다룬 지면은 공통적으로 가정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는 여성의 자기희생은 감수해야 할 미덕으로 간주했다. 이같은 담론의 유포는 연애·결혼·가족에 관한 개인의 사유와 행동양식이 사회·문화·정치 등의 시대의식과 무관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연애·결혼·가족에 관한 개인의 사유와 행동양식을 교양의 차원에서 다룬 근대화 기획은 지배이념이 요구하는 여성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측면에 주목하여 본고는 여성지 연애·결혼·가족 담론을 ‘여성의 교양화’ 측면에서 분석함으로써, 근대화가 여성의 일상과 정체성을 규율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본 논문은 연애·결혼·가족서사가 지닌 교양의 양상에 주목했다. 이들 작품들은 교양이 인물들의 행동양식 코드로서 재현된 동시대 작품들의 경향에서 벗어나 지배이념에 대한 수용과 저항의 혼종적 성격을 띠며 교양을 전유했다. 이들 작품들은 도덕성, 윤리의식, 관습, 규범 등으로 침윤되어 있던 교양을 정면에서 응시함으로써 근대화 이념이 여성의 일상에 미친 파급력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고는 ‘수용과 저항으로서의 연애’와 ‘가족 해체와 복원으로서의 가정’으로 특징화했다. 작품들에 나타난 교양의 존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본고는 연애·결혼· 가족에 대한 인물들의 사유와 행동양식을 의식의 차원인 교양에 대한 수용이라는 관습화와 무의식에서 드러나는 개인 주체의 분열 혹은 은폐의 양상 등을 차례대로 분석하였다.
연애를 중심으로 다룬 연재소설들은 여성교양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이 침윤된 연애담론을 의식적으로 전유함으로써 연애교양에 내포된 균열과 모순을 냉정하게 노출시키거나 낭만화된 공유와 명백한 부정의식을 표명한다. 정연희와 이호철의 연애서사가 감정의 규범화와 범주화로 포화된 연애교양의 국면을 순응과 저항이라는 혼종적 텍스트로써 보여주었다면, 고은과 이규희, 그리고 박경리와 손창섭은 각 각 여성의 순결담론에 내재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재생산 하거나 명백한 폭력성을 비판한다. 또한 강신재, 이규희, 박경리 등의 연애서사는 혼종적일 수 밖에 없는 사랑의 감정을 규범화하고 범주화한 근대적 지배담론의 한 양상인 교양 이데올로기의 구멍을 포착하고 있다. 연애교양의 국면에 반(反)하는 서사의 전복성은 김동리, 박경리, 이문희 이범선, 정연희 등의 작품에서 극대화된다. 먼저 김동리, 이범선 등은 윤리의식과 동류향으로 취급되어 교양에 편입된 성적 억압이 주체적 욕망의 가치를 결락한 가상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있으며 그것을 환기하고 메우는 방법으로서 주체적 욕망의 고유성을 제시한다. 박경리, 이문희, 그리고 정연희의 전복적 연애서사 또한 사회적 관습에 대한 여성인물의 내적 갈등을 순응과 일탈의 이분법으로 봉합할 수 없는 파열된 양상을 재현함으로써 사랑의 욕망이 사회적 통념과 깊이 연루된 것을 인정함과 동시에 저항하면서 여성성을 구축한다.
연애서사가 연애교양에 대한 분열적이고 다면적인 근대적 여성성을 보여주었다면 결혼·가족서사에는 가족의 해체와 복원이라는 이중적 시선을 통한 가정 교양화의 재구성이 자리하고 있다. 최미나와 강신재의 결혼서사는 근대성과 여성성을 매개한 교양담론의 현실적 분화양상을 보여준 결과물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들 작품들에 나타나는 가정에 대한 여성인물의 공격적 불온성은 가정의 신성성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위한 아내와 어머니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가부장적 교양담론에 대한 일종의 대립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영수와 손창섭은 부부 섹슈얼리티 마저 교양담론으로 흡수한 근대적 시선이 어떻게 전통적 여성성을 강요하고 가정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고 있는지 각 각 성에 대한 윤리적 봉합과 은폐된 성의 공론화로써 형상화한다. 특히 손창섭은 전근대와 근대가 혼종된 당대 가족제도의 과도기적 대안으로서, 친밀적 개연성으로 구성된 가족 공동체라는 선구자적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였다.
본 연구는 몇 가지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살필 수 있다. 첫째 근대성과 여성성의 내밀한 연접 지대를 교양담론을 통해 확인하고 이를 통해 연애·결혼 서사의 특질을 규명한 점이다. 둘째, 대중문화적 코드의 산물로서 다루어졌던 연재소설을 그것의 외재화된 내부인 교양을 통해 읽어냄으로써 근대적 여성 주체의 욕망과 그것의 균열 양상을 보다 정확하게 응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대 다른 담론·유파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여성교양의 종합적 지형도를 조감하지 못한 점은 본고의 한계로 남는다. 이는 차후의 연구로 넘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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