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지식인들의 민족 담론 연구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3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3
작성언어
한국어
DDC
951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The) intellectual discourses on South Korea's nation-building in the 1950s
형태사항
viii, 246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참고문헌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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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기관
해방직후 민족국가 건설운동세력들인 한국민주당, 중경 임시정부, ‘비상국민회의’의 우파 민족주의는 모스크바삼상회의 결의안의 국제적 상황과, 사회주의적인 ‘민주주의민족전선’과 대결이라는 국내적 조건 속에서 국가 코포라티즘적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이 양 세력과 갈등 타협을 거듭하던 연합전선적인 중간파의 사회민주주의적 경향은 단독 정부 수립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단독정부 참여파와 남북협상파로 분화되었다. 그러나 사회주의세력과 남북협상파가 배제된 단독 정부가 수립된 이후, 이 과정을 주도하였던 한국민주당, 이승만세력과 이들을 지지하였던 지식인들은 국가 코포라티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민족 형성을 주조하고자 했다. 근대국가로서 남한을 인정한 단정참여파 지식인들의 사회민주주의적 구상은 사회주의 및 좌파세력 및 노동세력이 배제된 상황에서 대항 담론으로서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못하였고, 제헌헌법 제정과정, 국회프락치사건, 여수순천사건, 국민보도연맹사건 등 일련의 역사적 과정 속에서 현실화되지 못했다.
냉전과 좌우의 첨예한 대립이었던 한국전쟁을 계기로 남한에서 사회주의세력과 이들의 이데올로기가 대항담론으로서 존재할 수 없게 되고, 세계적 냉전체제 속에서 남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되자 국가코포라티즘적 지배 세력은 국가주의와 자유주의적 담론 세력으로 분화되었다. 단정수립직후와 한국전쟁기까지 지식인 사이에서 지배적 민족 담론이었던 국가 코포라티즘적 민족 담론은 한말이래 국가학이론, 국법학을 이론적 자원으로 하였는데, 한국전쟁기이후 국법학과 국가학에서 국가주의적 경향으로 1950년대 후반까지 지속되었다. 이들은 특히 다원주의적 국가관과 경제 체제를 비판하며 담론을 주도하였으나 미국의 영향력이라는 조건 속에서 한국전쟁 이전과 같은 전체주의적 국가관을 관철시킬 수는 없었다. 1950년대 국가주의적 민족 담론을 형성한 이들은 자신들이 주조하고자 한 국민/민족적 주체는 서구문명에 기초한 근대적 주체와 다른 것으로 상정했다. 그들은 서구문명이 자유주의와 개인주의, 자본주의에 기반을 둔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자유주의의 정치적 이념에 내재하고 있는 자유와 평등 간의 모순을 비판하고, 서구문명의 일국적 국제적 자유와 평등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하여 동양문화 혹은 전통문화에서 그 단초를 찾고자 하였다. 이들은 자유의지와 개별적 욕망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하는 개인들이 아니라 사회성을 내재한 인간을 민족적 주체로 구성하고자 하였고 인간의 ‘자주성’과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道義에 의해 훈육된 자발적 복종, 자주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이 주체적이면서 동시에 국가와 민족전체에 대해 예속하는 존재를 구상하였다. 이들은 국가에 예속된 ‘국민’으로 동일시하기 위해서 전통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민족문화를 실체적인 것으로 구성해내고자 하였다. 그들은 부르주아의 육성이나 시민사회를 통한 자유주의화 혹은 자본주의화를 의미하는 근대화가 아니라 인격체의 총화인 민족 혹은 국가를 통한 발전을 꾀하였다. 이들에게는 자유로운 개인들과 사회적 질서간의 긴장이라는 서구적 근대의 문제의식보다는, 민족이나 사회가 하나의 운명공동체임을 개인들이 자각하도록 하는 문제와 국가의 의사와 이익을 분별할 지도자의 문제로 귀결하게 되었다. 이들은 새로운 국가주의 민족 담론으로서 제헌헌법의 혼합적 성격을 비판하고, 국민주권을 국가주권으로 수정할 것을 요구할 만큼 국가주의적 성향을 띠게 되었다. 또한 냉전체제에서 미국의 개입 등으로 인한 자유주의적 분위기가 확산된 1950년대 후반에도 제3세계적 상황으로 인한 강력정치라는 형태로 국가주의와 지도자의 인간적 각성에 기댄 권력일원화를 주장하였다.
한편 단정수립 직후 지배 분파의 일부였던 자유주의적 세력은 한국전쟁이전까지 대체로 국가 코포라티즘적 경향에 융합되어 있었으나 한국전쟁기 동안의 부산정치파동과 1954년 개헌국면을 거치면서 국가주의에 대한 대항 담론으로 정립되었다. 이들의 자유주의적 민족 담론은 전통을 ‘동양’적인 것, 정체적인 것으로 개념화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부르주아적 시민을 형성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들은 ‘동양’, ‘서양’이라는 공간적 인식을 ‘선진-후진’이라는 시간적 개념으로 전치시켜서 국가주의적 동양인식의 대결적 색채를 무화하면서 선진국의 후진국 개발이라는, 발전 및 진보에 대한 단선적 세계관의 수용을 주도하였다.
이들 지배적 담론과 대항 담론과 공존하고 있었지만 이들과 달리 냉전적 지배적 체제를 변화시키려는 아래로부터의 분산적이지만 다기한 경향이 존재하였다. 이승만정권 말기 원조경제의 위기에 처한 1950년대 후반에 부상하는 민중주의적 민족 담론은 일제시기의 무교회주의, 해방직후의 민주사회주의, 민족국가 건설기 중도파 일부의 인민민주주의적 민족주의 등을 이론적 자원으로 하였다.
1960년대 국가학이론은 미국식 행태주의이론을 받아들임으로써 변화했으나, 국법학과 독일철학의 영향은 지속되어 국가주의적 민족 담론의 인간관과 지도자론은 1960년대 박정희정권의 정당화이론과 민족 주체형성론으로 작용하였다. 자유주의 민족 담론은 후진국개발론과 발전 담론을 통해 1960년대 근대화담론으로 기능하였으나 이들 중 일부와 민중주의적 민족 담론은 4.19혁명의 이념적 배경으로 작용하였고 민중주의적 민족 담론은 1960년대 이후 저항적 담론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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