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역사교사의 역사교육 목적에 대한 인식과 수업 실천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4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교육과(역사전공) , 2014. 2
발행연도
2014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907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History teachers' perceptions and classroom practices on their purposes of teaching history
형태사항
ⅷ, 228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참고문헌 수록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광복 이후 역사교육 연구에서 역사교육의 목적을 논하는 연구들이 활발하지는 않았다. 그 배경에는 기존의 역사교육 연구가 교과서와 교육과정 중심으로 연구되어 온 것이 영향을 끼쳤다. 또한 역사교육의 목적을 논할 때 역사수업의 현장과 괴리되어 하향식으로 접근한 것이 역사교육 목적 담론을 활성화시키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특히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 역사교육 목적을 명시적으로 반영하여 역사를 교과로서 독립시키자는 견해나,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둘러싼 합의를 우선시하는 견해는 상이한 역사교육 목적들을 쟁론화하지 못해 왔다.
그뿐 아니라 일선에서 역사를 직접 가르치고 있는 학교 역사교사들이나 학생들이 역사교육의 목적에 관해 인식하고 있는 바와 실제 역사를 통해 배우는 바에 관해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관해서는 거의 연구되지 못했다. 이는 역사교사를 역사적 사실을 중립적으로 전달하는 존재라고 여기는 관점이 실질적으로 극복되지 못했다는 것을 반영한다. 따라서 역사교육의 현장인 역사수업의 일 주체인 역사교사가 역사교육의 목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와 이에 비춰 실제 수업 실천이 어떠한지를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현장의 중등 역사교사 다섯 명을 선정하여 교사들이 자신의 역사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기대하는가에 대해 심층 면담을 하고, 실제 수업 참관을 통해 자신의 교육적 의도가 역사수업에서 구현되거나 굴절되는 양상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다음의 물음에 관해 답하고자 하였다. 첫째, 사례 교사들은 역사의 의미와 역사교육의 목적을 무엇이라고 말하는가? 둘째, 사례 교사들은 자신들이 말한 역사교육의 목적을 수업 실천에서 구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 왔는가? 셋째, 사례 교사들이 말한 역사교육의 목적과 그들이 보여 주는 수업 실천 사이에는 일관성이 있는가? 넷째, 사례 교사들이 말한 역사교육의 목적과 수업 실천 사이에 간극이 있다면, 그 요인은 무엇인가?
이러한 연구 질문에 기초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례 교사들이 면담 과정에서 말한 역사의 의미와 역사교육의 목적은 기존 역사교육 목적 담론과 유사한 측면도 많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현실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관점에서 답했다는 점이 공통적이었다.
교사 A가 말한 역사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해 상식에 해당하는 역사적 사실을 알게 하는 것에 있었다. 교사 B는 역사교육의 목적이 현재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가져 현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게 하려는 것이라고 하였다. 교사 C는 역사교육은 “어떤 가치관이 옳은지를 증명할 수 있게 훈련하는 작업”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교사 D는 “다양한 역사상, 역사 해석, 교과서에 매이지 않은, 사건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각자 나름으로 갖는 것을 역사교육의 목적으로 꼽았다. 교사 E는 역사가 “어느 한편에서 쓰인” 해석의 결과물이라고 보았고, 그러한 해석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를 의문시하게 하는 것을 역사교육의 목적이라고 보았다.
둘째, 사례 교사들은 역사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체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한 한 가지를 답하였지만, 면담 전체 과정으로 보면 사례 교사들이 밝힌 역사교육의 목적은 단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로 중첩되게 제시되었다.
교사 A는 학생들이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하지만 교과가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읽고 쓰는 능력을 길러주는 도구로서 구실을 해야 한다고도 보았고 이는 현재 문제 해결에도 유익하다고도 하였다. 동시에 현재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기초 학력 수준이 낮으므로 역사적 사실을 교양과 상식 수준에서 알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하였으며, 학생들이 이해한 역사적 사실을 표현하게 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려 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교사 B는 과거 사실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려고 하면서도, 조건이 된다면 학생들이 수업 참여 활동을 늘려 학생들이 자신의 역사 이해를 많이 표현하게 하며 배우게 하고자 하였다. 또한 과거 인물들의 삶을 생생하게 조명하여 시대를 이해하게 하고자 하였다. 교사 C는 역사적 결과물에는 생성과 소멸, 흥망성쇠가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과 모든 것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역사교육을 통해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유익하다는 점을 동시에 지적하였다. 교사 D는 인간의 과거 행동과 사건들의 연속을 이해하고 기본적인 상식을 배우면서도 다양한 역사 해석을 각자 나름으로 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역사 이해를 표현할 줄 알고 이 과정을 통해 역사수업에서도 학생들 사이에서 배움이 일어날 수 있게 하고자 하였다. 교사 E는 역사 서술이 불편부당하지 않은 것이고 해석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이 기존에 알던 지식을 다시 한 번 의심해 보게 하려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역사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를 보는 관점을 가지게 하여 현재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까지 이어지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셋째, 교사 C를 제외한 다른 사례 교사들이 ‘잘 된 수업’으로 제시한 수업들은 대체로 학생들과의 교감을 확인할 수 있거나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 참여하여 자신의 역사 이해를 여러 활동을 통해 표현하는 데까지 이어진 경우들이었다. 이는 ‘잘 된 수업’에 대한 경험이 역사교사 자신의 역사교육 목적보다는 학생과의 상호작용이라는 교수학습적 측면을 주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사 A는 학생들이 자신의 수업을 이해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때를 잘 된 수업으로 꼽았다. 이는 주로 학생들이 수업에서 이해한 것을 다른 학생들 앞에서 표현하게 하는 데 성공했을 때를 뜻하였다. 교사 B는 학생 참여가 활발한 수업을 꼽았고 교사 D는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수업에 호감을 느끼는 시선을 보낼 때 잘 된 수업이라고 보았다. 교사 E는 쉽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수업을 잘 된 수업이라고 보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예전에는 재미있는 수업을 중요하게 여기다가 최근에는 의미 있는 수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달라졌다. 교사 E가 말한, 의미 있는 수업은 교사가 학생들과의 관계를 잘 맺고 학생들을 편하게 해 주어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게 하는 수업을 뜻했다.
사례 교사들이 말한 ‘잘 된 수업’은 이례적인 것으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수업 경험이 아니었다. 사례 교사들은 ‘잘 된 수업’이 흔하지 않은 이유로 역사교사들이 처한 역사수업의 환경을 주로 꼽았다. 주당 수업 시수가 많은 점, 수업 이외에도 학생 생활 지도와 행정 업무가 과다한 점, 여러 학년과 여러 과목을 동시에 가르치는 점, 한 학년을 다른 교사와 나눠 가르치는 점, 입시 등으로 인해 반드시 가르쳐야 할 내용이 정해져 있는 점, 집중이수제 등을 들었다.
넷째, 수업 실천을 연구한 결과, 교사 C와 교사 D는 자신들이 면담에서 밝힌 역사의 의미와 역사교육의 목적을 수업에서도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밝히는 반면, 다른 교사들은 자신들이 면담에서 밝힌 역사의 의미보다는 해당 학년도에 가르치는 과목의 의미와 다루는 시대를 주되게 강조하여 설명하였다.
교사 C는 해당 학년도의 첫 번째 수업에서, 교사 D는 두 번째 수업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사의 의미와 역사교육의 목적을 수업 주제로 삼고 직접적으로 학생들에게 제시한 반면, 교사 A는 <세계사>, 교사 B는 <한국 근현대사>, 교사 E는 <한국사>라는 과목의 특징과 해당 과목이 다루는 시대의 시간적 범주를 주로 설명함으로써 해당 학년도에 학생들이 유의해서 배워야 할 점을 강조하였다.
다섯째, 수업 실천을 연구한 결과, 사례 교사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역사교육의 목적을 구현하려고 시도하는 경우는 비일상적이고 제한적이었다. 또한 사례 교사들은 모두 연간 수업 계획에 교과서 단원 전체를 포함하였고, 수업은 주로 한 가지 방법이나 교재를 거의 모든 수업에 지속적으로 적용하였다. 이는 사례 교사들이 생각한 역사교육의 목적이나 가르칠 내용이 연간 수업 계획이나 수업 방법의 선정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여섯째, 3차 면담에서 사례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 영상을 보았고 연구자는 이를 통해 수업 반성의 양상을 관찰하였는데, 사례 교사들은 수업에서 가르친 내용과 설명의 적절성이나 자신이 택한 수업의 방법과 내용이 잘 연결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보다는 대체로 자신의 평소 말투나 행동 습관, 수업 때 미처 보지 못한 학생들의 말과 행동에 주목하면서 주로 습관적 반성과 수업 상황의 반성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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