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집결지의 장소성에 대한 여성주의적 연구 : 대구 '자갈마당'을 중심으로 = A Feminist Study on the 'Placeness' of Brothel
저자
발행사항
대구 : 계명대학교 정책대학원, 2016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 계명대학교 정책대학원 , 여성학과 여성학전공 , 2016. 8
발행연도
2016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대구
형태사항
ⅳ, 196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조주현
소장기관
This study aims to record and interpret the brothel ‘Jagalmadang’— a space and place in which the lives of women have existed across times— the concepts of “multi-scale” and “placeness” are created from social, cultural, and political interactions between social relationships and As people connect their lives with multiple layers of people and within such spaces, this forms placeness. In the past, a woman’s life was individualized and consumed in an isolated realm, a shadow in a male-centric narrative. Prostitutes were the lowest class of women; they were reduced to bodies that did not generate significance. The spaces and places that housed their lives were always at the center of controversy, but subjected to historical and documentative erasure nonetheless. “Jagalmadang” was an archetypal colonial that the Japanese forced upon Korea, a brothel that epitomized the exploitation of women under a military patriarchal system.
Unrecorded history cannot become a text that can be verified or extrapolated. The historical and spatial position at which Jagalmadang becomes is the point at which the Japanese colonizers likened the land of Joseon to a woman’s body. Even post-liberation, Jagalmadang served as a colony under the regulation and control of another country that replaced Japan. In each period, the state controlled and regulated Jagalmadang with new and different justifications, while focusing solely on its primary concern—product value—by thoroughly checking for sexually transmitted diseases. The rationale behind the continuation of Jagalmadang was by brothel owners, neighboring executives, and prostitution agencies, including prostitution brokers. Men’s needs were the reason for its existence This is not exclusive to South Korea, and can be seen in Jagalmadang as a specific space is connected to a different world and space. It coexists with prostitution (or red light) districts in Germany and the Netherlands, serves the same functions, and Examining Jagalmadang from a multi-scalar perspective reveals its character as a place that male dominance and female isolation, not by itself, but in connection with a space, that.
The prostitutes at Jagalmadang accept their and fulfil their duties every day. In order to maintain a boundary between themselves and a place that affects their identity, they try to protect in such environment. ‘Work’ is not simple sexual intercourse if prostitutes are viewed as the agents. A brothel, in which the spaces for sleeping, eating, and working are combined, resembles a concentration camp. Expending their time and bodies in the camp, women may struggle against their labels of machines, animals, or goods that are internalized by their buyers or prostitution agents; conversely, they may objectify themselves and truly become mirrors that reflect this sentiment. However, these strategies are but temporary measures against breaking down in such a space. The fact that their strategies are connected to the lives of women who experience daily misogyny could be identified through documenting and interpreting the placeness” of prostitutes.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not that Jagalmadang is a separate, isolated place, but that it reveals how prostitution, which is managed by patriarchal capitalist powers across spatiotemporal boundaries, exists. Through the prostitutes’ interpretation of work, this study identifies in detail the point of connection between prostitution and women with different identities and in different circumstances who are changed by their experience of accepting and adapting to their situation. Such women use coping strategies identical to the strategies used by women who have previously been under male dominance. This study of the space and place of Jagalmadang will expand the scope of theory and of prostitution, a perplexing subject in feminism, offering a clearer waypoint that guides.
본 연구는 근대와 현대를 이어 여성들의 삶이 실재했던 공간과 장소로서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을 ‘다중 스케일’과 ‘장소성’이라는 개념에 근거해 기록하고 해석한 것이다. 공간은 사회적 관계 및 세력들 간의 사회·문화·정치적 상호작용 속에서 구성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다층적으로 구성된 사람 및 물질과 연결하며 이는 장소성으로 구현된다. 그동안 여성들의 삶은 분리된 영역에서 개별화 된 채 소비되는 존재로서 남성 서사의 그림자였다. 그 중에도 가장 낮은 위계에 속하는 성매매 여성들은 의미를 생산하지 않는 육체로 환원되어 그녀들의 삶이 담긴 공간과 장소는 늘 소란스러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만 역사와 기록에서는 삭제되는 가장 대표적인 표상이었다. 본 연구의 대상인 대구 ‘자갈마당’은 일제식민지가 한국에 이식한 가장 대표적인 식민 정책이자 군사적 가부장제하에서 여성을 착취하는 대표적 장소로 만들어진 성매매 집결지이다. 거의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간을 점유하고 여성들의 삶이 담긴 장소였지만 그 곳을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그저 불쌍하고 가련한 대상화된 감상을 위해서, 또는 수치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필요를 해명하기 위해 느닷없이 등장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내용으로만 수용되어왔다.
여성주의와 여성운동은 오랜 시간 ‘성매매’를 어떻게 보고, ‘성매매 여성’들의 삶의 행위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화두로 삼아왔다. 남성지배가 여성육체의 식민지화를 통해 완성된다고 할 때 성매매는 가장 극단적인 남성지배의 구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성매매’가 여성주의 의제로 본격화 된 것은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던 전후 시기이다. 때문에 100년이 넘게 존재해온 일제에 의해 생긴 전국의 성매매 집결지는 그 역사에 비해 최근에 들어서야 여성주의 연구의 본격적 대상이 되었다. 더구나 현재 성매매 집결지들은 여성주의의 해석과 개입에 의해 방향성을 가진 해체나 전환이 아니라 개발과 발전이라는 경제적 이유로 어느날 홀연히 사라지는 상황이다. ‘자갈마당’도 그러한 흐름아래 놓여있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증명하고 성찰하고 미래를 배우는 텍스트가 될 수 없다.
한국의 성매매 집결지는 군사주의 식민지배라는 역사적 맥락과 더불어 식민지의 대표적 표상인 여성의 육체를 공창이라는 구획된 공간에 배제시킨 장소이다. 일본식민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후 한국전쟁과 경제발전기를 거치면서 성매매 집결지는 군사적, 산업적 제국주의 국가였던 미국과 일본 남성을 위해 관광자원으로 포장되어 국가가 관리하였다. 그리고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시기에 들어서면서 한국 남성의 유흥을 위한 정책적 배려 속에 유지되었다. 국가와 남성이 공모해 확대하고 유지해온 성매매 집결지에서 정작 그 공간에서 삶을 이어온 성매매 여성은 가시화될 수 없었다. 그녀들은 그 공간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들에 대해 묵묵히 견디었지만 상품가치의 상실과 함께 폐기되었다.
‘자갈마당’이 연결되는 역사와 공간적 위치는 일제의 식민지배가 여성의 육체와 조선이라는 공간을 동일시하며 식민지배를 실현시킨 자리이다. 일본의 남성들이 일본 여성을 착취했던 방식대로 일본은 군국주의적 가부장제를 조선에 실시했고, 그 대표적 공간이 유곽이라 불리우던 성매매 집결지이다. 해방이후에도 ‘자갈마당’은 일본을 대체한 국가의 통제와 관리하에 여전한 식민지의 역할을 하였다. 시대의 매 시기마다 국가 관리는 명분만 세탁하면서 '자갈마당‘을 관리 통제하였고,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정책은 가장 중요한 상품가치를 위해 성병검사를 철저히 하는 것에만 집중되었다. 자갈마당 생존의 당위는 성매매업주와 주변상인과 소개업자를 포함한 성매매 알선업자의 몫이었고 존재의 이유는 남성의 필요였다. 이러한 구성은 국가관리를 통해 당연한 권리로 확인되고 인정되었다. 이는 한국의 독자적 상황이 아니다. 전세계의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를 통해 구현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와 동일선상에 있는 것이고 ’자갈마당‘이라는 특정 공간은 다른 세계, 다른 공간과 연결되어있다. 예컨대 독일과 네델란드의 성매매 집결지와 공존하며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고, 그 효과를 주변 지역에 미치며 증폭시킨다. 다중 스케일이라는 분석틀로 보면 ’자갈마당‘은 결코 홀로 독단적으로 고립되어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이 아닌 동일한 가치를 구현하는 공간과 연결된 위치에서 남성지배와 여성고립을 실현하는 장소이다.
‘자갈마당’ 성매매 여성들은 자신들의 ‘일’을 수용하며 매일의 역할을 수행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장소에서 스스로의 경계를 갖기 위해 동일 장소에서도 자신만의 ‘방’과 ‘시간’을 지키려 한다. ‘성구매자’와의 계약은 기본적으로 알선업자들에 의해 수행되고, 수동적 거래자의 위치에서 결정된 ‘일’을 수행해야 하지만 ‘성구매자’라는 ‘일’의 대상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성매매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해석하는 ‘일’은 단순한 성행위가 아니다. 잠을 자고 먹는 장소와 ‘일’을 하는 공간이 섞여 있는 성매매 집결지 건물은 마치 수용소를 연상시킨다. 그 곳에서 시간과 육체를 소모시키며 여성들은 성구매자나 성매매 알선업자들이 자신들에게 내면화시키는 기계나 짐승이라는 또는 상품이라는 낙인과 끝없이 갈등하며 거친 싸움을 하기도 하고, 오히려 대상화하여 자신을 대하는 이들에게 진정한 거울이 되어 이를 반사시키기도 한다. 기계나 짐승으로 자신을 대하는 이들의 내면에 투사된 이미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단지 그 공간 안에서 무너지지 않고 견디기 위한 한정적 전략일 뿐이다. 이들의 이러한 전략은 여성혐오의 일상을 견디는 대다수 여성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들의 장소성을 기록하고 해석하면서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의의는 자갈마당이 분리된 하나의 공간이자 장소가 아니라 시공간적 경계를 넘어 가부장적 자본주의 권력에 의해 관리되는 ‘성매매’의 변주로 존재하는지를 알게 됐다는 점이다. 또한 본 연구는 성매매 여성들의 ‘일’에 대한 해석을 통해, 기존 남성지배를 경험하는 여성들과 동일한 전략을 구사하며 수용과 적응을 넘어 살아온 지점에서, 정체성과 입장이 다른 여성들이 ‘성매매’를 중심으로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갈마당 공간과 장소에 대한 연구가 여성주의가 헤매고 있는 ‘성매매’에 대한 이론과 실천의 지평을 확장시켜, 그를 통해 여성주의와 여성운동이 현실적 선택과 입장에 좀 더 분명한 지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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