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동소설의 열린 결말 연구
저자
발행사항
청주 : 한국교원대학교, 2017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 초등국어교육전공 , 2017
발행연도
2017
작성언어
한국어
KDC
375.4813 판사항(6)
DDC
372.64 판사항(23)
발행국(도시)
충청북도
형태사항
v, 91 p.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김상한
참고문헌: p. 82-88
소장기관
이 논문에서는 ‘열린 결말’을 가진 아동소설의 특성을 밝히고, 그 특성을 토대로 실제 작품을 분석한다. 포스트모던적 기법으로서 열린 결말은 근대의 모순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아동 독자의 주체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갈등의 해결과 조화를 통해 현실 세계를 살아갈 힘을 얻는 아동서사의 일반적인 흐름과 다르다.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던져, 아동의 주체적인 해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아동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확인하고 아동문학의 영역을 확장하는 일로서, 아동소설의 열린 결말 연구가 필요하다.
‘열린 결말’은 대표적인 포스트모던적 기법 중 하나로, 불완전성과 미결정성을 긍정하는 포스트모던적 흐름에 따라 등장한다. 열린 결말은 결말의 끝부분에 종결이 부재한 것, 서사를 읽어나가면서 독자가 가지는 질문과 기대를 충족시키지 않고 끝맺는 것이다. 이는 형식상으로 기존의 고전적 서사에서 요구되던 완전성에 어긋나지만, 인물의 의식과 작가의 주제의식 차원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열린 결말이 사용되는 작품의 특성은 텍스트, 작가, 독자 차원으로 관찰할 수 있다. 우선, 텍스트 차원에서 열린 결말은 서사성과 가해성이 낮은 양상을 보인다. 열린 결말의 서사는 무지나 미결 상태로 끝난다. 불명확하고 명시적이지 않은 정보, 지연된 정보가 서사성과 가해성을 낮추게 된다. 다음으로, 작가 차원에서 작가는 열린 결말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 문제를 직면하게 한다. 이는 미결정성을 드러내고 흥미를 유발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마지막으로, 독자 차원에서 열린 결말의 모호함, 불확실성, 모순성은 독자에게 해석의 주체성을 가지도록 한다. 즉, 열린 결말은 서사성과 가해성을 낮춤으로써 미결정성을 드러내어 독자가 주체적으로 해석하게 한다.
‘열린 결말’로 끝맺는 아동소설은 성인과의 권력관계에서 열세에 놓인 아동을 다룬다. 먼저, 열린 결말은 미결정 상태로 아동 독자의 불안과 의심을 지속시켜 불안 그 자체를 직면하게 한다. 또한, 성인 세계 규범의 억압으로 인해 아동이 겪는 불안이 종결되지 않음으로써 성인 세계의 규범에 대한 전복을 다룬다. 그리고, 난해함을 해소하기 위한 서사전략이자 아동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서술상의 전략으로서 내포작가의 은밀한 개입이 이루어진다.
열린 결말을 가진 아동소설의 특성을 바탕으로, 2000년대 이후 실제 작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불안과 의심의 지속’과 ‘성인 세계 규범의 전복’은 열린 결말을 가진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특징이지만, ‘인물-인물’, ‘인물-사회’, ‘인물-자연’, ‘인물-자아’의 갈등 유형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족의 역할 부재 문제, 물신화된 사회 문제, 인간 중심 환경 문제, 담론으로부터 소외된 아동 문제가 대표적이다.
아동소설의 가족 서사에서 열린 결말 작품은 치유와 회복을 통한 가족의 재통합보다는 분열 상태에 놓인 가족의 갈등을 그린다. 송미경의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에서는 분열된 가족이 등장하는데, 가족의 회복을 위해 아동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부분적인 해결을 통해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동시에, 아동은 성인 권력을 전복하고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가 필요함을 고발한다.
물신화된 사회와의 갈등이 있는 열린 결말 작품에서 갈등의 극적 화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유은실의 「만국기 소년」은 학교에서 배운 도덕적인 가치와 대치되는 물질적 가치들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와의 갈등을 겪는 아동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아동은 물신화된 사회를 대표하는 성인들의 모습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급기야 그러한 성인들의 모습에 종속된 아동의 모습을 거부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열린 결말 작품에서는 바람직한 환경관을 제시하고 바른 행동을 내면화하는 것보다 바른 환경관을 깨닫게 하는 데 초점이 있다. 김종렬의 「해바라기 마을의 거대바위」는 성인들의 인간 중심 환경관에 의해 재난을 겪는 상황을 통해 기존 규범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한다. 또한, 급작스러운 해결을 통해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음으로써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을 생각하게 된다.
아동 개개인의 개별성, ‘이상 자아’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거대 담론의 횡포는 아동을 소외시키고 분열시킨다. 방미진의 「금이 간 거울」은 아동이 겪는 갈등에 대해 공감하는 성인의 역할이 부재한다. 이로써 아동은 더더욱 소외되고 분열된다. 결국, 아동은 자신의 도둑질을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꿈꾸지만 회복의 여부는 열린 상태로 끝이 난다. 이는 부분적인 해결이지만, 담론의 종속에서 스스로 벗어나려는 아동의 저항과 주체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갈등의 유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이 작품들에서 아동의 문제는 불안과 의심 속에 불완전하게 끝맺는다. 아동이 겪는 문제는 부분적으로 해결되거나 해결되어도 본질적인 해결이 아니다. 혹은 해결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이 문제들은 아동이 속해 있는 성인 세계 규범과의 갈등 속에 존재한다. 성인은 모순된 사회로 억압을 가하거나 문제 상황을 방관한다. 문제조차 느끼지 않는 성인을 대신 해, 아동이 주체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성인 권력의 힘은 전복된다.
2000년대 이후 아동소설의 열린 결말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중심 해체, 미결정성과 관련하여 성인 세계에 억압된 아동의 불안과 의심, 전복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동소설에서 열린 결말은 성인 세계 규범의 모순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아동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장치이다. 아동문학은 아동에게 조화로운 세계의 회복을 통해 삶의 힘을 얻게 하는 데도 필요하지만, 앞으로 그 세계의 주체가 될 아동이 비판적인 이해와 주체성을 갖게 하는 데도 필요하다. 2000년대 이후, 불안한 상태로 끝맺고 규범에 의심을 품는 아동소설의 등장을 난해함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아동에게 주체성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러한 난해함을 보완하기 위한 작가의 은밀한 노력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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