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시대 비평 담론 연구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7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7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810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A study on the discourse of literacy criticism in the Quarterly Changbi and Literature and Intelligence, 1966-1980
형태사항
v, 198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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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1966년 <창작과비평>(이하 <창비>)이, 1970년 <문학과지성>(이하 <문지>)이 창간되어 두 잡지가 공존하다가 1980년 강제 폐간되기까지의 시기를 ‘계간지 시대’로 설정하고, 이 시기 비평 담론의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계간지 시대는 이후 한국문학의 틀을 마련한 설정적 시기로서 의의를 지니며, 매체사적으로는 기존 동인지에 비해 개방적인 체계를, 문학사적으로는 문학의 시대적 사명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을, 비평사적으로는 외재적 비평으로의 전환과 활발한 방법론적 탐색을 그 특징으로 한다. 본 논문은 계간지 시대를 주도한 비평가들의 실제 비평 글쓰기 즉 비평적 실천의 양상에 초점을 맞추어 그 사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계간지 시대 비평은 4.19 이후의 두 가지 주요 비평 담론, 즉 ‘순수참여논쟁(참여론)’과, 195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4.19 이후 국학계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던 ‘전통론’이라는 두 비평 담론의 전환적 전개 양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계간지 참여 비평가들은 순수참여논쟁의 소모성을 지양하고, 다양한 이론적 탐구를 통하여 문학과 사회의 관계를 다각도로 해명함으로써 기존의 참여론을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해나갔다. 또한 기존 전통론의 두 방향이었던 전통단절론과 회고적 전통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당대 국사학계의 움직임, 즉 독자적 근대의 논리를 현시한 이른바 내재적 발전론과 이를 식민지 시대 비판으로 이어나간 민족주의 사학의 성과를 문학 분야에 적용하여, 한국문학 전통의 연속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내는 것을 전통론의 과제로 삼았다. 따라서 계간지 시대의 비평은 4.19 이후 지성계의 흐름 속에서 제기된 ‘참여’와 ‘(문화적)탈식민’이라는 의제에 대한 본격적 담론 전개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결국 계간지 시대 혹은 이른바 계간지 비평가 그룹이 공동으로 실천하고자 한 것은, 가라타니 고진 식 ‘근대문학’, 즉 개인의 주관성과 사회적 주체성을 매개함으로써 공동체의 형성과 보충에 기여하는 ‘네이션(nation)의 문학’의 수립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의 글쓰기가 직접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논하는 사르트르의 ‘참여문학론’이 당대 비평에서 커다란 화두가 된 까닭도, 비평가들이 문학사를 논하거나 직접 서술을 시도할 정도로 한국문학 전통의 고유한 논리라는 화두에 천착한 까닭도 여기에 있었다. 기존에 ‘민족(민중)주의 대 자유주의’ 혹은 ‘리얼리즘 대 모더니즘’이라는 양립 관계로 설명되어 온 두 계간지의 공존은, 실은 이와 같은 공동의 목표를 분업적으로 수행한 국면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고진은 <근대문학의 종언>에서 한국에서의 ‘근대문학’을 1990년대 이전의 문학, 즉 1980년대까지의 문학으로 규정한 바 있지만, 실상을 보면 1980년대에는 문학의 역할이 다시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사회과학이론이 담론 장을 주도하게 된다. 따라서 시대상황으로 말미암아 문학 부문이 저항 담론의 역할을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었으며, 그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계간지’라는 문예제도를 새롭게 창설하고 한국문학의 참여와 전통의 논리를 마련하는 데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였던 ‘편집자-비평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이 시대야말로 ‘근대문학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계간지 시대에 고유한 시대성이 부여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비평 방법론의 탐구에서 찾을 수 있다. ‘작품’ 중심의 내재적 비평에서 벗어나 ‘작가-작품-독자’라는 문학적 소통의 회로를 연구하는 외재적 비평이론이 지속적으로 탐구되었다. 이와 같은 노력은 독자나 작가의 위상에 대한 탐구나 다양한 문학적 참여의 방법론에 대한 모색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1970년대 후반이 되면 대중산업사회화에 대한 인식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던 대중운동의 영향에 힘입어 대중문학론의 활발한 전개로 이어지게 된다.
흔히 지적되는 외국문학 전공자 중심의 인적 구성으로 말미암아 계간지 비평 그룹은 주로 서구 이론의 영향 아래 놓여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의 방법론적 기여는 비단 외래 이론의 단순 수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계간지 비평가들은 서구 계간지들의 체재와 그 바탕이 된 이론을 폭넓게 참조하여 문학과 비평의 새로운 존재방식을 고안해냈으며, 특히 푸코와 후기구조주의 이론의 영향을 받아 인식론적 단절을 가져오는 질문으로서의 비평 방법을 실천하였고(<문지>), 또 이에 대한 대화적 응전을 통해(<창비>) 자신들의 비평 논리를 체계적으로 구축하였다(이 시대 계간지 비평에는 푸코 식 ‘고고학’과 ‘계보학’의 질문법이 도입되었다. 가령 ‘지금 한국문학에서 참여를 말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가 ‘고고학’의 질문방법이라면, ‘한국문학의 전통은 어떻게 구성되어 왔는가? 그 과정에서 무엇이 포함되고 또 배제되었는가?’가 ‘계보학’의 질문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의 1.2절과 2장 참조).
본 논문의 2장에서는 <창비>가 창간되어 <문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동인지들과 공존하였던 시기이자 계간지 비평의 ‘과제 설정’의 시기인 1966년~1970년의 비평을 중점적으로 검토하였다. 이 시기에 계간지 주도 비평가들은 비평의 새로운 위상을 천명하고, 다음의 두 가지 담론적 과제를 설정한다. 문학의 사회적 기능 회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는 독자와의 소통의 모색, 그리고 참여의 조건인 개인 주체의 성립을 위한 비평적 노력이 참여론의 과제로, 문화적 식민지성의 극복과 기존의 전통론 혹은 문학사 논의에 대한 재검토가 전통론의 과제로 각각 제시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비평적 과제들의 해결을 모색하기 위하여 리비스주의(<창비>)나 푸코 식 문화적 고고학(<문지>)의 방법이 긴밀하게 참조되었다.
3장에서는 <문지>가 창간되면서 <창비>와의 비평적 대화가 보다 활발해진 ‘이론 논쟁’의 시기인 1971~1975년의 계간지 비평 글쓰기 양상을 분석하였다. 계간지 비평가들은 이 시기에도 참여론의 후속 논의를 다각도로 전개하는데, 이는 사르트르의 참여문학론의 영향과 극복이라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 사르트르의 이론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는 과정에서 계간지 비평가들은 작가의 위상과 문학적 참여의 방법을 둘러싼 논쟁을 펼친다. 또한 이 시기 <창비>는 루카치의 참조를 통한 리얼리즘 이론의 심화를, <문지>는 바르트의 이론 소개를 통한 독자적인 참여의 논리 모색을 보여주는데, 이 과정은 평단의 리얼리즘 논쟁의 전개 양상과도 맞물려 있다. 또한 이 시기에 문학사를 둘러싼 논의 역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 시기 <창비>는 민족주의 사관의 영향을 받아 고유한 문학사론을 전개하며, <문지>는 김현이 공저자로 참여한 <한국문학사>의 서술과 그 공과를 둘러싼 논쟁을 통해 전통의 연속성 해명이라는 과제에 주력하였다.
4장에서는 그동안 모색된 비평 논리가 보다 구체화에 이르는 ‘비평관 정립’의 시기, 즉 1976년부터 두 계간지가 강제 폐간을 맞는 1980년까지의 계간지 비평의 전개 양상을 살펴보았다. 우선 그간의 계간지 비평의 독자 이론은 보다 구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 문학에서의 민중성 혹은 대중성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대중문학론으로 새롭게 전개된다. 이와 같은 대중문학론은 다시 계간지 비평가들이 파악한 당대 기술산업사회 혹은 대중소비사회에서의 문학의 전망문제와 연관되면서 종합적 비평관으로 발전해나간다. 또한 전통론의 영역에서는 <창비>의 제3세계문학론이 본격적으로 개진되고 김현의 문학사 서술 시도가 단독 저술 <한국문학의 위상>으로 이어지는 등, ‘후진국의 문학’이라는 명제를 극복하고 세계 속에서의 한국문학의 위상과 역할, 그리고 한국문학의 주체성을 비평 논리화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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