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의 대한 기술원조
저자
발행사항
서울 : 성균관대학교, 2017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 사학과 , 2017. 8
발행연도
2017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A) study on the technical assistance of the U.S. for Korea during 1950s
형태사항
viii, 297 p. : 삽화, 표 ; 30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서중석
부록: 1. 중요 용어 번역 용례 및 약어 일람, 2. 1954~1960 회계연도 경제조정관실 프로젝트 및 계약관계 모형도
참고문헌: p. 263-275
DOI식별코드
소장기관
기존 연구들은 1950년대 미국의 대한원조를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재건과 부흥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시설재 및 자본재 등 개별 원조 항목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작 원조의 실무를 집행했던 주한경제조정관실 자체의 성격과 활동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못했다. 본고는 주한경제조정관실 창설과 활동원리가 미국 대외원조 중 한 요소인 기술원조에 있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주한경제조정관실 창설의 역사적 배경, 조직 구성의 의미, 개별 프로젝트 활동의 내용 등을 살펴봄으로써, 미국 대한원조에서 기술원조의 성격을 경제적․문화적 측면에서 재구성해보고자 하였다.
해방 이후 주한 미 경제협조처(Economic Cooperation Administration, ECA)는 원조의 일환으로 기술원조(technical assistance)와 기술서비스(technical service)를 집행하였다. 이때 기술원조는 산업 및 농업 분야에 초점을 맞춰 인적자원을 양성하는데 집중하였다. 반면 기술서비스는 완성된 기술력을 지닌 미국 내 상사를 국내 재건 사업에 활용하는 기술용역계약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기존 미국의 대한원조는 주한유엔민간원조사령부(United Nations Civil Assistance Command in Korea, UNCACK, 후일 주한민사처 KCAC)와 유엔한국재건단(United Nations Korean Reconstruction Agency, UNKRA)이 분담하였다. 전자의 활동은 주로 구호에 집중되었다. 다만 미 8군은 독자적 기술용역계약 등을 체결하여,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후자인 유엔한국재건단은 재건을 목표로 하였지만 사업의 주도권 문제, 구호 사업 협조 등의 이유로 재건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었다.
1952년 마이어(Meyer) 협정이 체결된 이후 미국 대한원조는 한미합동경제위원회(Combined Economic Board, CEB)를 통해 중요사항을 진행하고자 하였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유엔군 사령관 하 경제자문으로서 경제조정관이 임명되었다. 주한경제조정관실(Office of the Economic Coordinator, OEC)은 경제조정관의 업무 보조와 미 대한원조 실무 집행을 위해 창설되었다.
주한경제조정관실은 기존 원조기구들의 업무를 이어받아 구호 및 재건 업무를 담당하였다. 주한경제조정관실은 행정(staff)부서와 기술행정(technical operation)부서 양자로 구성되었다. 행정부서는 주한경제조정관의 업무를 보조하고, 장기적인 개발계획의 수립, 대충자금 관리를 책임졌다. 반면 기술행정부서는 1954년 이래 미국 상호안전보장법 하 방위지원-경제원조에 속하는 개별 프로젝트들의 현장 집행을 관리, 감독하였다. 기술행정부서는 재건기술국(Office of Rehabilitation Engineer)과 기술협조국(Office of Technical Cooperation)으로 구성되었다.
재건기술국의 활동은 ‘공업’에 한정된 것이 아닌 사업 수행에 관한 전반적인 노하우인 ‘재건 엔지니어링 서비스(rehabilitation engineering service)’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주된 내용은 농업 외 산업 분야 사업에 대한 공학기술(engineering), 계획(planning)의 입안, 사업의 관리(management)라는 3요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한미합동경제위원회 산하 기술위원회가 사업을 계획하고, 외부 기술자문 회사가 사업의 경제적, 현실적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그 후 개별 프로젝트 별로 진행되었고, 필요에 따라 외부 업체와 기술용역계약이 체결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한국정부는 독자적인 개발의지를 표명하였으나, 기술 자문계약, 개별 프로젝트 협정의 표준화 과정 속에서 자율성에 큰 제약을 받았다.
기술협조국의 사업들은 재건기술국과 동일하게 프로젝트와 외부 계약 체결을 통해 수행되었다. 계약의 대상자들은 1940년대 이래 미국 대외원조에서 등장한 대학·토지공여대학, 자선단체, 재단 등으로 구성되었다. 기술협조국의 사업은 크게 3가지 형태로 유형화 할 수 있다. 저개발국 구호원조(제 1유형), 저개발국 ‘개발’원조(제 2유형), 선전(제 3유형)이 그것이다. 이 중 경제개발과 관련해서는 제 2유형이 한미 간에 중시되었다. 미국의 ‘개발원조는 두 유형으로 진행되었다. 첫째는 1950년대 초반에 완성된 지역사회개발사업이었다. 이는 공적자금 투자를 배제한 농촌 안정화 사업이었으나, 한정된 생산성 개선 효과로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정부보다는 미국 정부가 제시한 개발의 방향이었다. 두 번째는 대학․토지공여대학, 연구소 등 외부 계약을 통한 경제개발계획에 대한 지원이었다. 산업개발위원회 자문을 담당했던 오레곤 대학과의 계약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업 실행과정에서 한미 간에는 물론, 경제조정관실과 기술용역을 담당한 오레곤 대학 사이에서도 견해차가 발생했다. 그 결과 ‘개발’ 원조는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했다.
1950년대 말 개발차관기금(Development Loan Fund, 이하 DLF)의 등장은 아이젠하워 정권 하 미국 원조당국이 한국정부를 포함한 저개발국의 개발 의지에 대응한 마지막 조치였다. 미국은 한국정부의 개발 의지에 대해 ‘기술원조’의 용역화를 통해 적절히 대응하고자 했다. DLF는 미 국무부 경제협조처(International Cooperation Administration, ICA)의 지휘 하에 한국의 프로젝트 제안을 형식상 재심을 거치는 형태였다. 첫째 DLF 선정을 위해서는 기존 미국계 기술자문 회사였던 스미스 힌치맨 앤 그릴스 사의 ‘기술조서(task order)’가 필요했다. 그러나 기술조서는 적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제출되지 못했고, 한국정부의 차관 신청은 계속 차질을 빚었다. 두 번째로 미 원조 당국은 DLF 신청에 있어 별도의 기술 상담역 고용을 요구하였다.
결론적으로 1950년대 미국 대한원조는 한국정부의 의사와는 별개로 진행된 측면이 컸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 대한원조는 구호 및 재건사업에 투자되었으나, 주된 분야는 전력, 운송, 광업 등 미국 원조에서 군사적 원조의 전제조건으로 간주되던 항목들, 그리고 저개발국 구호원조 관련 항목들이었다. 주한경제조정관실의 프로젝트들은 이러한 방향을 반영한 것들이었다. 미 원조 당국은 1954년 상호안전보장법 개정에 반영된 ‘기술협조’의 기준 아래 저개발국 원조를 입안하고 집행하였다. 주한경제조정관실은 개별 프로젝트 집행을 통해 이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이 개별 프로젝트들의 종합은 결국 미 대한원조의 방향이 개발 보다는 구호 및 민주주의 전파, 산업기반시설 투자를 통해 ‘낮은 수준의 근대화’를 추구하는 정책에 가까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1959년 7월 기존 주한경제조정관실은 그 중요 역할과 기능을 주한 미 대사관과 새로 출범한 주한미경제협조처(United States Operations Mission to the Republic of Korea : USOM)에 이전하였다. 그러나 일부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직과 활동, 인력은 그대로 유솜에 이전되었다. 장면 정권은 물론 박정희 정권 하에서도 경제조정관실의 조직과 기능을 이어받은 유솜의 활동이 이어졌다는 측면에서, 주한경제조정관의 기술원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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