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齊斗와 中江藤樹의『大學』解釋 比較 = A comparative analysis of Jeong Je-Du and Nakae Toju's interpretation of the great learning
저자
발행사항
서울: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2018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석사) --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 한문학과 , 2018. 2
발행연도
2018
작성언어
한국어
발행국(도시)
서울
형태사항
109 p.; 26 cm.
일반주기명
성신여자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김용재
권말에 참고문헌 및 영문초록 수록
소장기관
본 논문은 17세기 이후 격동기를 보내던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의 사상계를 파악하는 데에 연구목적이 설정되어 있다. 특히 壬辰年의 전쟁을 함께 치렀던 조선과 일본, 그리고 병자호란까지 겪어야만했던 조선은 사회적 혼란을 겪어야만 했음은 물론이고, 정신적 疲弊함의 가중치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중국으로부터 賣官賣職이 일어나는 어수선한 상황과 士農工商의 계급타파 현상이 부각되는 등, 근대 지향적 움직임의 유입이 조선과 일본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조선과 일본에서의 지식인들은 기존의 세계관이 아닌, 새로운 가치관으로 무장하여 혼탁한 사회상을 극복해내고자 하였는데, 당시 儒者들은 자신의 立論 근거를 經書에 대한 해석학적 입장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大學』이라는 경서는 현실을 바라보는 입장 차이를 가장 명확히 찾아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서적 가운데 하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17세기 조선과 일본에서 『대학』에 대하여 기존 儒者들과 가장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던 鄭齊斗와 中江藤樹라는 두 인물을 선별하여 본 연구를 진행한다.
『大學』이란 大人의 학문으로서 수천 년 동안 儒學者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제공해주는 經書이다. 이 까닭에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대학』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쏟아져 나왔으나, 연구의 방향이 두 갈래로 나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나는 중국 南宋代 朱子가 만들어놓은 『大學章句』 중심의 연구에 치중하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 『대학장구』를 底本으로 하여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학연구가 쏟아져 나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은 『예기』 속에 있었던 『고본대학』 본연의 모습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바뀌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국과 중국 중심의 유자들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을 뿐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근대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고 전해지는 일본 사상계에도 주목할 필요성을 느끼고, 당시 『고본대학』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였던 中江藤樹를 선정하여, 당시 이와 유사한 입장을 견지하였던 조선의 정제두의 『大學』觀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더욱이 기존의 韓·中을 중심으로 하는 『大學』觀 비교가 아니라, 韓·日 간의 『大學』 해석 차이를 고찰한다는 데에 본 연구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학장구』와 『고본대학』은 성리학의 이론 분파가 시작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소위 주자학과 양명학적 經學觀의 출발점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은 양명학을 드러내놓고 언급하기가 어려웠던 학풍으로 인하여, 脫주자학?反주자학 등으로 운운되었으나, 일본에서는 양명학 또는 왕수인 사후 일어났던 양명 좌·우파 개념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따라서 본 연구는 鄭齊斗와 中江藤樹의 『大學』 해석상에서의 同異를 주자 또는 양명학적 기준의 틀에 맞춰 진행하였다.
먼저 본고 초입에서는 鄭齊斗와 中江藤樹가 활동하였던 격동의 17세기 사회상과 사상사적 배경을 조망하였다. 조선에서는 兩亂이후 사회 전반에 걸쳐 기존 주자학의 병폐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으며, 당시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이를 주자학적 세계관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로서 ‘禮學’이라는 새로운 思潮를 내놓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곧 ‘禮訟論爭’으로 대표되는 黨爭의 시발점이 되었고, 결국 위기의식을 감지한 조선의 유자들은 脫주자학(또는 反주자학)이라는 새로운 경전 해석의 입장을 취한다. 이 때 霞谷 鄭齊斗는 조선의 여느 인물과 같이, 학문을 시작하던 초창기에 주자학에 심취되었으나, 혼탁한 사회상의 경험과 중국으로부터의 근대사상의 萌芽를 접하면서 새로운 學問觀을 내놓게 된다. 그리고 그는 수차례의 퇴임 상소를 받는 상황을 거치면서 ‘안산’과 ‘강화’로 유배되는데, 이 시기에 陽明學이라는 학문적 견해를 확고히 견지하며 家學의 형태로까지 그의 학문을 전수하기에 이른다.
한편, 일본에서는 戰國統一 이후 에도막부가 창시되면서 봉건질서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었다. 따라서 막부는 점차 신분사회의 질서를 더욱 확고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통치수단으로서의 官學, 즉 ‘주자학’을 수용하게 된다. 이에 지배층인 무사계급도 기존의 戰士로서의 성격으로부터 官僚的 성격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도달한다. 이처럼 소수의 지배층으로서의 무사계급은 물론이고, 민간의 하급 무사들에게까지 인격적 도덕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는데, 이 때 등장한 인물이 中江藤樹였다. 그도 학문에 입문하는 초기에는 열렬한 주자학 신봉자였으나, 중간에 주자학으로서는 본인의 사상체계가 도저히 성립되지 못할 것임을 깨닫고 양명학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러한 사상적 배경 하에, 정제두와 中江藤樹는 모두 『古本大學』을 底本으로 수용하며, 經文을 재편집하였던 주자의 『大學章句』를 비판한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대학』이라는 경서의 구성과 체제에 있어 신기할 정도로 공통된 분장체제를 제시하였는데, 이들은 『大學』을 총 6章으로 分章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古本大學』 쪽에 무게를 실어주기 위한 편장체제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經’과 ‘傳’의 저작자를 ‘曾子’로 인지하였고, 나카에 토쥬는 ‘經’의 저작자를 심지어 ‘孔子’로까지 승격시킨다. 이처럼 두 사람은 주자의 『대학장구』 저작설과 구성체제 (經1章+傳10章)에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양명학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자학과 양명학의 분기점을 『대학장구』와 『고본대학』이라고 말할 때, 구성체제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三綱領’과 ‘格致’ 및 ‘誠意’에 대한 입장차이라 할 수 있다.
정제두와 나카에 토쥬는 모두 왕수인의 만물일체론을 수용함으로써 明德의 확충을 통한 親民의 실현을 근본으로 삼고, 이를 토대로 至善에 그치는 것을 삼강령 해석의 기본 전제로 한다. 그러나 각각 왕수인 사후 분파의 이론 수용 과정에서 지향점의 차이가 생겨 삼강령의 상호관계성에 있어서는 다소의 다른점이 나타났다.
두 사람은 삼강령에서 왕수인의 설을 기본전제로 하면서도, 그와 달리 인간을 기준으로 만물일체의 범위를 설정하여 明明德을 人心을 밝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것은 정제두의 독자적인 理三分說(物理·生理·眞理)과 中江藤樹의 天관념에 기반한 이론이었다. 그들은 明德을 親民으로서 확충해야함에 동의한다. 親民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어 본체[修己]와 쓰임[治人]의 매개체로서 정의되었는데, 정제두는 주희의 新民說에 강력히 반대하며 明德과 親民을 체용 일원관계로 주장한다. 그러나 양명 사후의 이론 분파 과정에서 양명좌파적 성격을 지녔던 ‘왕기’의 本體卽工夫론을 수용했던 나카에 토쥬는 明明德이라는 본체에만 초점을 맞추어 親民을 정의하였다. 나아가 두 사람은 기존의 주희나 왕수인의 학설을 수용하여 明明德과 親民이 이르러야 할 지극한 법칙이자 고차원적인 목표로서 止於至善을 해석한다.
그들에게 止於至善이란 明明德과 親民의 이상향인 것은 공통점이지만, 明明德과 親民의 관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먼저 정제두는 삼강령의 상호관계성에 대하여 날줄[經]과 씨줄[緯]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기존의 학설을 그만의 독자적인 삼강령의 經緯說로서 발전시켜 나간다. 그는 明明德과 親民을 각각 날줄[經]의 本과 末로 삼고, 止於至善을 씨줄[緯]에 놓음으로서, 緯를 위주로 經을 포함하는 독창적인 이론을 내놓았다. 반면 나카에 토쥬는 明明德만을 삼강령의 기준으로 설정하므로, 親民과 止於至善은 그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다. 그의 삼강령의 상호관계성을 輕重으로서 해석하자면 明明德만이 ‘重’하며, 親民과 止於至善은 ‘輕’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제두와 中江藤樹 모두 ‘格物’의 훈석에 있어서는 왕수인의 견해를 각각 수용한다. 즉 ‘格物’은 ‘正物’이라는 것이다. 다만, ‘致知’에 대해서는 주희와도 다르고 양명과도 다소 상이한 견해를 보여준다. 주희는 卽物窮理의 과정을 수없이 거치는 것이 ‘格物致知’인데, 이 때 얻어지는 앎[知]을 끝까지 미루어나가 완성시키면 豁然貫通함으로써 致知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양명학에서의 ‘致知’는 곧 나의 앎[良知]이 외부 사물과 맞닿았을 때, 양지의 확충으로서 얻게 되는 경지가 곧 ‘致良知’이고, 이것이 곧 주자학에서의 ‘致知’의 경지라고 반박한다.
양명학에서는 致知를 논할 때에도 반드시 ‘良知’로 접근함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양명학에 있어서 ‘양지’란 ‘所以然之理’ 즉, ‘존재의 이치’라기보다 ‘所當然之理’로서의 도덕적 앎에 가깝다. 따라서 양지는 도덕적 앎[道德知]이고, 선천적으로 도덕 판단능력을 갖춘 것이며, 맹자가 말했던 是非之心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 때, 정제두는 ‘良知’를 ‘마음의 본체[體]’로 해석하여 ‘도덕인식 및 판단능력’을 겸비한 ‘道德知’로 해석한다. 다만 주자가 말한 ‘理’의 관점으로 풀이할 때에는 사사물물마다 갖추고 있던 ‘物理’의 개념이 아닌 ‘生理’와 ‘眞理’로 層差를 나누어 놓았다. 生理는 眞理를 이루기 위한 前단계로서의 이치이다.
반면 中江藤樹는 ‘良知’를 ‘是非之心’과 ‘惻隱之心’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인간의 행위는 良知의 본체가 현실로 바로 드러난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 ‘良知’란 ‘도덕 판단능력’을 갖춘 ‘道德知’임과 동시에 ‘發用된 상태’에 해당된다. 이와 같이 그들은 ‘致良知’를 기점으로 하여 왕수인 사후의 양명학 분파의 이론 수용과정에서 각각 相異한 학문적 성향을 드러내었다. 정제두가 양명우파에 가깝다면, 中江藤樹 양명좌파 성향을 보였다고 小結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두 사람은 현실 속에서 인간이 왜 선악이 혼재된 행위를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하여 의구점을 제시한다. 이들은 모두 善惡 행위의 근원지가 어디인지를 밝혀냄으로써 ‘誠意’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였다. 정제두는 주자와 왕수인의 ‘意’에 대한 해석을 수용한다. 즉, 마음이 발동한 상태[心之所發]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意’는 마음이 발동한 상태[用]이므로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好善惡惡’의 경향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그 意를 매우 성실하게 다뤄야한다는 것이다. 이 때 ‘誠意’의 ‘意’는 『중용』에서의 ‘誠之者’와 유사하다. 정제두에게 있어 ‘意’는 善한 마음의 본체가 발동하는 과정에서 有善有惡의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誠意를 강조한다. 그가 바로 이 지점에서 ‘임정종욕’으로 흐를 가능성에 대한 염려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意’가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할 수 있도록 바로잡는 공부’로서의 ‘誠意’說을 내놓았다.
반면 中江藤樹는 ‘意’ 자체를 나쁜 생각[惡念]이 나오는 근원지로 파악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음이 발동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나쁜 마음[意]에 치우치는 행위로 옮겨지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당연히 善도 있고 惡도 존재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意’야말로 인간의 마음[心]에서부터 단절시켜야만 하는 ‘絶意’ 또는 ‘毋意’로 인식하였으며, 이것이 곧 그의 독창적인 ‘誠意’說이다.
以上의 단계를 거치면서 韓?日 兩國의 대표 양명학자라 할 수 있는 정제두와 中江藤樹의 『大學』 해석 입장을 비교해보았다. 본 논문이 향후 동아시아 三國의 陽明學 연구에 있어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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