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시대에서 윤리학의 변형으로서 거시적 책임 윤리에 관한 연구 = A study on responsibility-based macroethics as a transformation of ethics in the age of science and technology
저자
발행사항
청주 : 한국교원대학교, 2019
학위논문사항
학위논문(박사)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 윤리교육전공 , 2019
발행연도
2019
작성언어
한국어
KDC
374.19 판사항(6)
DDC
170.71 판사항(23)
발행국(도시)
충청북도
형태사항
vii, 252 p. ; 26 cm
일반주기명
지도교수: 류지한
참고문헌 수록
소장기관
현대의 과학기술 문명은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들을 초래하고 있다. 기후 변화, 생명 윤리, 세계적 빈곤, 세계적 테러리즘 등이 현대 사회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윤리적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비친숙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현대의 과학기술 문명이 초래한 이런 문제들은 기존 윤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기존 윤리는 전반적으로 ‘현재-근접성 중심 윤리’, ‘심정(덕)-의무 중심 윤리’, ‘개인-인간 중심 윤리’라는 이론적 특징들을 공유한다. 기존 윤리는 이런 이론적 특징에서 기인한 한계로 인해 과학기술시대의 새로운 윤리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윤리학의 위기를 초래하였다.
윤리학의 위기에 관한 진단은 인지과학의 측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조슈아 그린에 따르면, 기존의 도덕적 문제는 ‘공유지의 비극’인 반면, 현대 사회의 새로운 문제는 ‘상식 도덕의 비극’에 해당한다. 공유지의 비극은 ‘자동 설정’을 통해 해결 가능하지만, 상식 도덕의 비극은 ‘수동 모드’를 통해 해결책을 고안해야 한다. 따라서 과학기술시대의 윤리학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윤리학의 변형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시대가 요구하는 윤리학의 변형을 위한 시도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다.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윤리를 제시한 한스 요나스와 전 지구적 거시 윤리의 정당성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는 칼-오토 아펠의 주장이 윤리학의 변형 시도의 구체적 사례이다.
요나스는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호모 파베르의 승리’라는 표현을 통해 기술의 진보 과정에서 인간이 기술의 대상으로 전락하였음을 지적한다. 요나스는 기존 윤리가 과학기술시대의 여러 가지 윤리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윤리적 진공 상태’라고 진단한다. 요나스는 이런 윤리적 진공 상태를 극복하기 위하여 과학기술시대의 새로운 윤리학으로 ‘책임 윤리’를, 특히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윤리를 요청한다.
아펠은 윤리를 소집단 내의 ‘미시 윤리’, 국가 사회 속의 ‘중형 윤리’, 인류적 연대성에 대한 ‘거시 윤리’로 구분한다. 그에 의하면 미시 윤리와 중형 윤리는 기존 윤리에 해당하는 ‘관습적 도덕’이므로 과학기술시대의 윤리학 변형 요청에 응답할 수 없다. 아펠은 책임을 중심으로 하는 거시 윤리만이 윤리학의 변형 요청에 응답할 수 있다고 본다. 전 지구적 차원의 연대성을 지향하는 거시 윤리는 담론 윤리의 실천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요나스와 아펠은 과학기술시대의 윤리학의 변형에 대한 기본적 방향성으로 ‘거시적 책임 윤리’를 제시한다. 다만 두 사상가의 주장은 거시적 책임 윤리의 구체적 지향점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요나스와 아펠은 인간 이외의 존재에 대한 도덕적 고려를 말하면서도, 그것을 인간의 생존을 위한 제반 조건 수준에서만 논의하고 있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결과주의 윤리로 완전한 전환을 이루지 못한 탓에,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두 사상가의 주장에서 나타나는 인간 중심주의적 편향과 불완전한 결과주의 윤리의 문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윤리학의 변형을 위한 방향성 제시의 역할을 할 것이다.
과학기술시대에서 윤리학의 변형으로서 거시적 책임 윤리의 특징은 ‘탈인간 중심주의적 책임 윤리’와 ‘규칙 결과주의적 책임 윤리’이다. 이런 특징을 가지는 거시적 책임 윤리는 주체, 대상, 도덕 표준, 핵심 규칙으로 구성된다.
첫째, 거시적 책임 윤리의 주체는 ‘현 세대의 인류’이다. 담론을 통해서 거시적 책임 윤리를 수행해 나가는 이런 새로운 인간상은 ‘호모 디알로구스’라 명명할 수 있다.
둘째, 거시적 책임 윤리의 대상은 과학기술이 야기한 윤리적 문제와 전 지구적 윤리 문제이다. 핵무기 및 대량 살상 무기의 문제와 같은 인간의 위기, 생명 윤리 문제와 직결되는 생명의 위기, 생태계의 존속과 관련된 문제인 생태계의 위기, 전 세계적 테러리즘 및 빈곤의 문제를 포함하는 세계화의 위기가 거시적 책임 윤리의 대상에 해당한다.
셋째, 거시적 책임 윤리의 도덕 표준은 거시적 책임 윤리의 A 부분으로 고안된 것이다. 거시적 책임 윤리의 도덕 표준, 즉 거시적 책임 윤리의 명법은 다음과 같다. “규칙을 일반적으로 수용하고 준수한 결과가 인간과 생명체의 실존 및 생태계의 존속과 양립할 수 있는 그러한 규칙에 따라서 행위하라.”
넷째, 거시적 책임 윤리의 핵심 규칙은 거시적 책임 윤리의 B 부분과 C 부분으로 구성된다. B 부분은 A 부분에서 직접적으로 도출되어 나오는 핵심 규칙이다. 여러 가지 위기의 차원에 적용될 수 있는 핵심 규칙들은 다음과 같다. 1) 핵무기 및 대량 살상무기로부터 인류의 생존을 확보하라. 2) 치료 목적의 불가피한 상황 이외에는 생명에 인위적 조작을 가하지 말라. 3) 자연 생태계가 가지는 안정과 균형을 파괴하지 말라. 4)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위하여 불관용적 테러리즘을 근절하라. 5) 전 지구적 빈곤의 극복을 위해 원조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라. 다음으로 거시적 책임 윤리의 C 부분은 B 부분의 규칙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윤리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해결을 위한 절차 및 절차적 규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거시적 책임 윤리의 C 부분의 핵심은 ‘의사소통적 책임’이다.
거시적 책임 윤리는 도덕 교육의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기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거시적 책임 윤리의 도덕 교육이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는 의사소통적 책임이다. 의사소통적 책임의 함양을 통해 학습자들은 거시적 책임 윤리를 실천하는 존재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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