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 : 전기와 후기 윤리학의 특징과 상관성을 중심으로
저자
발행사항
서울 : 경희대학교 대학원, 2019
학위논문사항
발행연도
2019
작성언어
한국어
주제어
DDC
100 판사항(22)
발행국(도시)
서울
기타서명
Husserl’s Phenomenological Ethics :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and the Interrelations between Early Ethics and Later Ethics
형태사항
ix, 213 p. : 삽화 ; 26 cm
일반주기명
경희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지도교수: 박인철
참고문헌: p. 194-208
UCI식별코드
I804:11006-200000221033
소장기관
본 논문은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현상학적 윤리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체계적 해석과 그 의의를 구축해보는 데에 목적을 둔다.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은 하나의 학문으로서 이성에 따른 완전성의 이념을 추구하는 보편학을 지향한다. 동시에 후설의 윤리학은 인격자의 실천 의지, 감정, 인격자를 둘러싼 생활세계와 공동체, 역사 등을 아우른 구체적 실천학을 수립한다. 한마디로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은 보편과 구체를 융합적으로 지향하는 특징을 지닌다. 그 특징의 정점에는 사랑이 있다.
살아생전 후설은 윤리에 관한 자신만의 이론이 담긴 개별 저서를 남기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논리연구를 저술하기 이전인 1897년부터 임종에 이르기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윤리의 문제를 중요하게 취급하였다. 윤리를 다루는 후설의 행보들은 미 발간 유고들, 강의록들, 발표된 학술 논문들, 그리고 후설 전집들의 여러 저서들 속에 풍부하게 남겨졌기에, 우리는 이러한 자료들로부터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의 궤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은 이론 철학 혹은 의식 철학으로 잘 알려졌지만, 이와는 다르게 실천 철학으로서의 지위를 분명하게 갖는다. 후설 자신은 이론적 보편학이 결코 실천학과 분리될 수 없다고 보았는데, 현상학적 논의가 궁극적으로 실천철학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빈번하게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설의 현상학에서 실천적 논의는 덜 주목받아온 게 사실이다. 이러한 사정에 따라 논문은 후설의 전기의 윤리 논의에서부터 후기의 논의에 이르기까지 그가 다루었던 주요 쟁점들을 추적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검토해 봄으로써 후설이 내세웠던 보편 학문이자 실천 철학으로서 윤리학이 무엇인지를 재구성한다.
통상적으로 후설의 현상학이 ‘정적 현상학’(statische Phänomenologie)과 ‘발생적 현상학’(genetische Phänomenologie)으로 나누어지듯, 후설의 윤리 논의도 정적 현상학의 방법과 발생적 현상학의 방법으로 시도된다. 전자의 윤리 기획을 ‘초기 또는 전기의 윤리’라고 부른다면, 후자의 기획을 ‘후기의 윤리’라고 간주할 수 있다. 고려되어야 할 점은 논문은 현상학적 윤리학의 탐구시기를 정확히 구별하는 데에 목적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실, 현상학의 정적, 발생적 탐구의 구분은 시기적으로도 완벽하게 구별된다고 단언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후기 현상학의 몇몇 쟁점들은 시기적으로 이미 전기에 구상되어진 것들일 뿐만 아니라 전기의 논의가 후기에서 다시 다루어진 정황들도 여러 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두 현상학의 구분이 아니라, 오히려 정적 현상학과 발생적 현상학은 서로 융합적인,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현상학적 윤리에 관한 논의도 ‘전기’와 ‘후기’의 논의가 서로 협력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융합하는 특징을 지닌다. 현상학의 정적, 발생적 분석이 시기적으로 완벽하게 구분되는 게 아닌 것처럼, 윤리의 논의의 구분도 완벽한 구분이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논문에서 후설의 윤리 논의를 전기와 후기로 구분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데, 첫째, 각 시기마다 주요하게 부각되었던 쟁점들을 손쉽게 분류하여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의 논의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이다. 둘째, 후설의 윤리 논의가 유기적이고 통일적으로 수립될 수 있다는 사실이 두 분석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구축되기 때문이다.
후설의 전기의 윤리 논의는 대체적으로 할레(Halle) 대학에서 괴팅엔(Göttingen)대학 시절까지(1889~1916)의 탐구 기간에서 그 특징이 드러난다. 이때의 윤리 논의는 정적 현상학의 분석처럼 윤리 규범의 보편적인 타당성 정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기 윤리 논의에서는 ‘기술학’(Kunstlehre)으로서 선험적 윤리학을 수립하려는 시도가 중점적으로 나타난다. 전기 현상학적 윤리학은 가치와 의지 그리고 실천의 영역에서 보편적인 윤리 규범의 토대가 어떻게 수립될 수 있는지를 구사한다. 이와 같은 탐구에 기인하여 후설은 스스로 자신의 윤리 논의를 윤리적 회의주의와 상대주의와의 투쟁이라고 규정하는데, 이러한 투쟁의 과정으로 그는 공리주의, 영국 심리학주의, 감정 윤리, 합리주의, 신비주의 그리고 형식주의 윤리학을 비판하며 이성, 감정, 의지가 서로 융합하는 실천학으로서 순수 윤리학의 틀을 마련한다. 예를 들면, 후설은 ‘흡수의 법칙’과 같은 자신만의 윤리적 정언명령들을 칸트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시한다.
후설의 후기 윤리 논의는 발생적 현상학의 특징처럼 윤리적 판단과 행위의 주체자인 인격자의 윤리 실천에 있어서 발생적 타당성에 주목한다. 전기의 현상학적 윤리학이 무차별적인 보편성을 지향했다면, 이와는 구별되게 후기 윤리의 논의에서는 윤리 규범의 발생의 정초의 관점에서 전개된다. 전기의 윤리 논의가 논리적 형식성에 입각한 이론적 규범 설립의 경향이 있었다면, 후기 윤리 논의에서는 실천 행위자의 발생적 상황을 고려한 질적 탐구가 나타난다. 가치와 의지의 실천적 보편타당성 규명을 인격자의 삶 전체로부터 발생적으로 조망하면서 후기 논의는 실천 주체의 ‘인격자’로서의 자기이해와 함께, ‘상호주관성’, ‘감정이입으로써 타자이해’, 더 나아가 ‘쇄신’ 과 ‘사랑’, ‘사랑의 공동체’ 이해에 집중한다.
후설의 전기의 윤리 논의가 형식적, 질료적 차원에서 윤리 규범의 보편적 기틀을 제공한다면, 후기 윤리 논의는 전기 논의로부터 간과 되었던 개별 인격자들의 삶 전체의 과정을 반추하며 이로부터 요구되는 윤리적 당위와 사랑의 실천에 주목한다. 후설의 전기와 후기의 윤리를 융합적으로 고려해본다면, 후설의 전기의 윤리학은 실천 규범의 보편적인 ‘규제적 원리’(regulative principle)를 제시하고, 후기의 논의로부터는 역사성과 개방성에 따른 ‘당위적 원리’(obligatory principle)를 수립하고 있다. 한마디로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은 실천에서의 보편과 구체를 융합하는 학문이다.
실천의 보편학으로서 엄밀학을 지향하는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은 전기와 후기의 논의가 일관된 체계적 통일체로 이해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해에 따라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은 큰 틀에서 다음과 같은 의의를 산출하고 있다. 첫째, 윤리적 논의는 결코 상대주의나 회의주의로 귀결되지 않는다. 둘째, 후설이 강조하는 윤리학은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도 보편성을 지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개시한다. 셋째, 후설의 윤리학은 현대 다원주의 시대와 조화를 이루는 윤리학이다. 넷째, 실천 주체, 타자, 그리고 공동체를 모두 강조함으로써 후설의 윤리학은 편향되지 않은 관점으로부터 윤리적 쇄신과 진보를 도모한다. 다섯째,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는 인격자의 역량은 물론 공동체의 역량의 발현에도 관심을 두며 실천 주체의 자기이해, 수양, 교육, 그리고 조화로운 공동체 논의를 중심에 둔다. 현상학적 윤리학은 오늘날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들에 나름의 철학적 의의를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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